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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90322 春蘭은 언제 피려나


◆한국기원 사이트 바둑달력을 확인해본 바 춘란배는 일정표에 아예 나오지를 않는다.

일본은 1년 일정표가 연초에 좍 나온다 그러고, 우리만 해도 BC배 같은 경우 결승전까지 일정표가 다 나와 있는데 그 참...


일본은 이런 데 치밀하고, 우린 좀 덜 치밀하고 중국애덜은 아예 헐렁하구나.


◆허영호가 호요우胡耀宇에게 이겼다. 한국리그의 힘을 보여준 좋은 일이다.

고력古力이와의 승부, 원래라면 6:4라 했겠지만 이젠 5.5:4.5로 수정하여야겠다. 기대를 좀 해보자,


◆대회 공백기를 BC배가 채워주니, 그것도 목금토일 매일 TV생중계로, 것도 5월까지 볼 수 있으니 솔찬이 행복한 일이다. 기획이 매우 좋다. (이것도 한국리그의 힘일까.)


◆바둑 記事 「세계바둑 최강자는? 양(量)은 이창호, 질(質)에선 구리(古力)」(-조선일보 이홍렬 기자)가 한국기원 사이트에 기사인용되어 올라가더니 일본 사이트(일간圍碁)까지 재인용되어 올라갔다.(연결임) (일인자 얘기는 누구나 솔깃해하는 주제이기 때문이겠다.)


◆(위에서 계속)原 기사가 정리한 자료야 뭐, 달리 얘기할 여지가 없는 것이지만 그것에서 뽑아낸 제목에 대해선 좀 얘기하고 싶다.

자료에서 ‘질(質)에선 구리(古力)’란 제목 문구를 뽑아내었다. 현상적으로 보았을 때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질(質)에선 구리(古力)‘는 '늙은' 이창호(늙진 않았지만 이세돌도 비슷한 입장)에겐 야박하고 古力이를 두고 말하자면 조금 성급하다.

또 하나, 아무런 한정사가 없이 말하는‘세계바둑 최강자는?’이라는 질문도 정답을 도출시키기 불가능한 논란성 질문일 뿐이다. 역대 최강자는 이창호, 現 최강자(또는 일인자)는 이세돌 또는 고력, 현 세계순위 1위는 고력이라고 말한다면 논란의 여지가 많이 작아진다.

또또 하나, 이게 제일 문제인데, 용어의 무게감이 다른 '최강자'(더구나 매우 가치판단적 용어이기도 하다.)와 지극히 건조하게 결정되기 마련인 하는 숫자, 이 둘의 단순병렬적 접목은 무척이나 부조화스럽다. 마치 아나로그와 디지털의 접목처럼.
무슨 말이냐면, 결승에 몇 번 갔고 우승을 몇 번 했고 승률이 어떻고 하는 자료를 모아 숫자화하는 작업은 기계적인 단순한 작업(예를 들어, 총 우승횟수 이창호 몇 회 하는 식의)이다 허나, 이 집적된 자료에 근거해 무언가의 판단을 내리고 가치판단적인 용어를 부여, 최종적인 선언을 하는(예를 들어 '최강자') 작업은 단순하지가 않다, 다각적인 고려와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러한 얘기다.
우리 생각해보자. 양에서 이창호보다 떨어지고 질에서 고력이보다 못해도 세계바둑 최강자, 분명히 가능하다. 그게 現이든 역대이든.


「세계바둑 최강자는? 양(量)은 이창호, 질(質)에선 구리(古力)」를 두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허점은 이런 것이다. 올해 벌어질 4개의 세계 대회(BC,부사통,LG,삼성) 전부를 박영훈이 우승한다 치자. 그리고 내년 요맘때 李기자가 위의 것과 같은 식의 기사를 쓴다 치자. 그럼 제목이 어떻게 뽑힐까?

朴이 4번 연속해서 우승한다 해도 양에서 이창호에게 밀리고 질에서 또 古力이에게 밀린다. 때문에 제목은 내년에도「세계바둑 최강자는? 양(量)은 이창호, 질(質)에선 구리(古力)」로 올해와 같은 제목이 뽑힐 수밖에 없다. 4연짱 우승자를 제쳐둔 세계바둑 최강자 칭호를 누가 수긍할까? 그렇다면 본래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논리는 이렇지만 언론활동이 논리에 마냥 복무할 순 없다. 저널리즘은 주목이 미덕이기 때문이다. 해당 기사가 인용되고 재인용되는 현상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시선을 잡아끄는 제목도 한몫 이유가 되겠지.


결론, 아이 신굥질 나.

한국의 바둑리그나 중국의 갑조리그와 같은 방식의 J리그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일본에서 나오기 시작하였다.(연결임) 한국리그는 오히려 불황의 여파로 깽판 날 위기인 모양인데..아무튼 일본애덜은 한국리그가 꽤나 부럽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