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둑

090818 강동윤, 그답지 않은 끝내기 실수로 憤敗 (2009 한중 천원전 제1국)


(
패착 1호, 2호라 한 이유는 여기 이 국면부터 분석하였기 때문이다. 참고로 바둑의 초반을 두고 두 대국자의 소감은, 두 사람 모두 자신이 그다지 좋지 않다 생각했다고. 중반, 상변에서 백이 공격을 받아 수세에 몰리면서 흑이 괜찮아졌으나 이를 의식한 흑이 조금 늦추면서 형세는 오리무중으로 흘러간다. 이 글의 장면은 그 이후의 바둑이다. 분명한 건, 이 글에서 포착하고 있는 장면만큼은 백인 강동윤이 조금이라도 좋다는 것. 오늘 바둑TV는 중계했나 모르겠네..)


한 집이 아쉬운 팽팽한 끝내기 국면에서는,

샅바 끈을 팽팽하게 당기고 싶어지고

볼트 나사를 끝까지 조이고 싶어진다.

실전 심리가 누구나 다 그렇다.

백2는 그러한 심리에서 나온 착수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수가 패착 1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실전1

초읽기 상황이라 냉정하기가 쉽지가 않은데,

그래도 다른 사람도 아닌,

이러한 상황에 누구보다도 익숙한 강동윤이 실수를 하다니,
우린 그저 아쉽다 하겠다.


                  실전2

(보통이라면 보태주는 수인) 흑3에 비로소 강동윤은 윽! 사태가 심각한다는 걸 알았겠다.
백 4(먹여침)나 백 6으로 시간을 벌며 애를 쓰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오늘 바둑TV는 생중계했나 모르겠는데

화면에는 아마 강동윤의 괴로워하는 모습이 잡히지 않았을까.


수순 중 흑 19 마늘모가 좋은 수. 백이 당하는 꼴이 가히 조리돌림 수준이다.

특히 23,25는 한강 물이 63빌딩 옥상으로 올라간 격, 저런 걸 당하면 머리가 텅 비어버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고도

참고도처럼 늦추어서 받아야 했다.
실전은 참고도와 비교하여  최소 한 집 손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실전3

흑14 자리 단수 깜빡은 일단 확실히 손해.
흑(진요엽陳耀燁)은 웬 떡이냐 하며 역끝내기(흑14). 순간 흑 집반 승 확정.

姜은 1,2를 교환해놓고 3,4와 5,6과 7,8과 9,10과 11,12를 차례차례 두어가며 아마 계가를 확인하였을 텐데, 그러다 뭔가에 취한 듯 그만 절대 선수를 빠뜨리고 말았다. 마치 화장실에서 일 보면서 골똘히 명상하다 뭔가를 잊어먹고 그냥 나온 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고도

정상적 수순은 이렇게 된다.
남은 끝내기는 쉽다. 실전과 참고도는 몇 집 차이냐면,
한 집 아니면 두 집 차이다.

한 집 차이면 흑 반집승(실전은 흑 집반)이요 두 집 차이면 백 반집승이다.
남은 수순을 내가 나름껏 마무리해보니 흑반도 나오고 백반도 나온다. 결론을 내리자면 백반이다.
결국, 자신할 수는 없지만 실전 단수 깜빡한 수가 마지막 패착인 듯하다.

이 글에서 다룬 장면만 놓고 보면 진요엽 행운의 승, 강동윤 눈물나는 패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