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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90824 박영훈에게 확인받고 싶다


그림을 보자. 흑이 대마를 '용서'해주고 마악 끝내기 승부로 진입한 장면이다. 백△는 실전의 마지막 수, 달리 두면 흑이 그곳을 막는 수가 선수로 들으므로 백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흑1은 가상假想의 手.   (한중 통합 천원전 제 3국, 흑 강동윤 v 백 진요엽陳耀燁)
 

저렇게 끊었으면 백 다섯 점 잡는 거 맞지? 저랬으면 흑이 지는 일은 없었을 거라 주장해본다. 오로 해설자의 견해를 보면 대마를 살려주고 계가로 가서 한참 진행된 후 반집승부라더니 조금 있다 한집 계산 달라지는 거 보더니 확실히 졌다고,..미세하긴 미세했나보다. 해설자의 저 발언 나오고 몇 수 후 흑이 던졌다. 그럼 한두 집 차이란 말인데 아무리 크게 잡아도 석집반 이내란 뜻이다.


의외로 허술한 구석에 흑의 실수가 있었다,
저 다섯 점만 잡았으면 흑이 이겼다고 생각한다. 믿거나 말거나.

의외로 이곳이 맹점이 아닐까..사실 나는 내 판단이 자신이 있는데, 한낱 아마추어가 프로의 수에 대고 그 수가 틀렸소 그러자니 후환이 두려워(?)서, 아 박영훈에게 확인받고 싶다. 그는 내 말이 맞다고 해줄거야. 암.


아마추어가 프로의 실수를 집어내는 방법은, 참고로 초중반에서 프로의 실수를 웬만한 아마추어가 잡아낸다는 건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다만 끝내기에서는 어느 정도의 정성과 1급 정도의 끝내기 실력만 있으면 가능하다. (필자는 초,중반은 3급, 끝내기는 1급보다 조금 약한 수준인 1.5급) 어째서 가능하냐 이런 식으로 해서 가능함을 보여 드리겠다. 잘 보시길.


왼쪽이 실전, 오른쪽이 가상도.
(그림을 클릭하면 개미눈곱만큼 커지긴 함. 그냥 보셈.)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흑이 우상을 늘고 백2로 보강                              흑이 다섯 점을 끊어먹고 백이 우상을 먹고

우중앙 두터움과 우상귀 주인이 달라졌다. 실전과 달라진 저 부분을 계속 의식하면서, 동시에 실전 수순을 참고하면서 가상수순을 완성하는 것이 요령이다. 처음이든 나중이든 언젠가 저 다른 부분 때문에 수순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
(실전 수순도 전적으로 옳다 믿는다는 뜻은 아니고 거기에 대해서도 레이더를 가동하고 있어야 한다. 그치만 진 쪽이(강동윤)이 이후 수순에서 득을 보진 않았으리라 본다면 그냥 모범수순으로 삼아도 된다는 얘기가 된다. 즉, 오늘의 레이다는 한번만 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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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변 1,2. 상변 3, 좌상 4~6 . 흑이 중앙7,8 찌르고 9로 좌변 4선으로 꼬부리고.
일단은 좌우 同 수순, 해당 수순이 워낙에 크기 때문.  아직은 右上중앙으로 손 돌릴 시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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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변에서 백이 1,3으로 흑4가 비마. 흑의 마지막 수 16은 좌변 2선으로 막은 수. 좌우 同 수순.


사용자 삽입 이미지
左)1,2우하. 3,4하변, 5,6우상,                                右)1,2우하. 3,4하변, 5,6우상,  
7좌변3선 꼬부림. 8우상귀 꼬부림, 9,10좌중앙.      7좌변3선 꼬부림, 8우상중앙 막음,
                                                                         9~12상중앙, 13,14좌중앙
.


左)1,2좌변, 3~6上중앙, 7상변 1선,                        右)1,2좌변, 3~8상변.
    13~17다시 상중앙.                 붉은 원 부분만 다르다.



이제 감을 잡았을 것이다. 끝내기의 크기는 프로의 실전보가 모범답안 격으로 지시해주기 때문에 수순이 조금 바뀐 경우 아마추어도 충분히 실전보를 참조하여 최선의 수순을 찾을 수 있다. 물론 너무 많이 다르면 안되는데, 프로가 너무 많이 실수를 할 린 없으니까..그렇다 하더라도 변수에 대한 대응이 되어야 하니까 너무 약한 끝내기 수준으론 무리이고 혼자서라도 그럭저럭 길을 찾을 수지는 되어야 하고.
간단히 말하자면
左右로 대비시킨 조오기 맨 위의 처음 상태에서 기보의 남은 수순 중 상당부분이 같다는 이야기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위 기보를 보자. 우상의 끝내기가 하도 미심쩍어서 위처럼 해보았다. 알다시피 왼쪽이 실전(몇 수 후에 던졌다.), 오른쪽이 가상도(거짓말 같지만 흑이 이겼다.),
오른쪽 놈, 남은 끝내기는 정말로 쉽다. 5급 정도면 다들 완성할 수 있다. 필자는 저 상태에서 끝까지 진행시켜 집을 세어보았는데, 믿기 어렵겠지만 반면 10집 정도였다. (실전과 대략 5집 정도 차이가 난다는 얘기) 어떻게 해도 반면 8집 밑으로 나오는 수순은 찾아지지 않는다.

물론 이 정도 탐색으로 끝낼 문제는 아니고, 검토할 부분은 남았다.
백이 아래처럼 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백이 선수를 잡고 싶어 저렇게 두었다 보면 된다. 또는 앞 가상도처럼 조임을 허용하는 것이 자체로 당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여겨도 좋다.

흑의 선택은 당연히 두 가지. 잇거나 다른 큰 곳으로 가거나. 이 판단은 실전을 참고할 수 없다. 실전에는 저 모양이 없으니까. 때문에 상당한 끝내기 실력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실전은 흑이 선수를 뽑아 상변을 보강했었다. 여기선 흑이 어떻게 두어야 할까. 실전처럼 선수 마무리를 고수하느냐, 후수를 감수하느냐.

따져본 결과, 잇는 것이 낫다. 방치하면, 예를 들어 실전처럼 상변을 보강한다 치자. 당장은 아니고, 조만간에 백은 선수권리를 행사하게 된다. 이것이 잇는 것과 비교해서 선수 11집이다. (아래 백8을 흑돌로 바꿔 놓고 집을 비교해보라.)
역끝내기 11집이라면 웬만하면 당장 두어야 한다. 결국 흑은 저곳에서 한수를 더 사용하여 집을 많이 챙긴 셈이 되는데, 선수를 쥔 백이 그만한 득을 보지 못한다면,..그만한 득을 볼 자리는 좌변 일대 흑대마를 핍박해야 하는데, 그게 불행히도 여의치 않다. 결국 아래 정도다. 실전이 아래 수순으로 되었다면...

 
저렇게 되고도 흑이 이긴다. 못 믿겠으면 이후 진행을 계속해보실 것. 요령은 전과 同. (참고로 흑11로 2선으로 버티는 수는 무리이다.)



실전 심리란 참 묘하다. 보라. 왠지 늘고 싶지 않은가? 백이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둠을 알면서도 흑은 늘고 싶다.  흑1로 손이 나가지를 않는다 이 말이다.  최고의 끝내기 박영훈은 뭐라고 대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