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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91118 [펌譯] 古力, '우승을 원하는가? 패배할 줄도 알아야 한다' (李都, 金陵晩報)


*고력의 近況근황, 기질, 韓中바둑에 대한 견해*

(최근 중국에서 바둑, 장기, 체스, 브릿지,.. 등등을 망라한 지력운동회 첫 대회가 열렸다. 고력은 바둑 개인전 첫 판을 졌고, 거듭된 패배에 사람들은 고력의 상태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력은 일직선으로 이후의 판들을 모두 이기면서 개인전 우승을 하였다.)
 



고력古力:
져도 자신감을 잃은 적 없다, 우승을 원하는가? 패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원작자 :기자 李都리도, 금릉석간(金陵晩報),  2009.11.18 Tom.com으로 轉載전재됨()


*金陵금릉 ;중국 南京의 옛 이름. 춘추(春秋)의 오(吳)ㆍ월(越)ㆍ초(楚)나라 때에 금릉, 삼국(三國) 때에는 건업(建業), 진(秦)나라에서는 건강(健康), 송(宋)나라에서는 남경(南京), 청(淸)나라에서는 금릉ㆍ강녕부(江寧府)ㆍ남경이라 일컬었음 




어제의 지력운동회에서 제일 무게감 높다 할 수 있는 직업기사 男 개인전 금메달 주인공이 나왔다. 중국 제일인자 고력이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바라던 대로 우승을 쟁취하였다.


최근 즈음에 고력의 상태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는 여러 판 중요한 바둑을 모두 졌다(5연패). 그래도 고력 스스로는 말하기를,


우승을 원하는가? 패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져도 자신감을 잃은 적 없다


이번 지력 운동회에서 고력은 중경대표단의 유일한 금메달 후보였다. 고력 자신 또한 시합 개시 전에 밝히기를,


“중경 팀이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반드시 최선을 다하겠다.”


근데 개인전 2회전에서 그는 황신黃晨에게 지고 말았다. 이는 최근 세계전에서의 그의 不調의 연장이다. 아마 그 누구도 그가 개인전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진 않았으리라. 그런데 일단 한 판의 패배는 바로 고력으로 하여금 부담감을 던져버리게 한다.


“요새 좀 많이 졌지요. 해서 남은 판들은 잘 두어야겠다고, 남은 단체전 준비를 위해서라도 상태를 추슬러야겠다고 생각했지요.”


무수한 세계전을 거친 고력으로 말하자면, 지력운동회에서 비록 한 판을 졌지만 그는 자신감을 잃지도 않았을 뿐더러,


“내 생각에 내 상태는 좋아요. 기사가 영원히 이길 수는 없어요.”


어제 결승을 두기 전에 고력은 기자에게 이렇게 밝혔다.


예전이라면 연패는 고력을 조급하게 만들었으리라. 허나 큰 일을 겪을 대로 겪은 현재, 그는 심리상태를 조절하는 법을 진즉에 깨쳤다. 심지어 그는 지력운동회 기간에도 늘 하던 대로 축구 국가대표 시합을 구경하였다고 기자에게 털어놓았다.



고력은 타고난 非 定型정형(註;원문은 不拘一格:한 가지 격식/규격/방법에 구속/국한되지 않다.)


어제 오전 고력과 왕욱휘王煜輝의 시합이 특별대국실에서 진행되었다. 승자가 오후의 결승에 진출하는 판이었다. 그때까지 왕욱휘는 전승으로서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두 사람은 12시까지 격전을 벌였고 고력이 힘들게 이겼다.


고력은 확실히 하나의 ‘비정형非定型’적 棋士이다. 기풍이 우악스러울 뿐더러 성격까지 그러하다. 복기 중에 옆에서는 아직도 두 판이 진행 중이었고 왕욱휘는 조심스러웠다. 이와 달리 고력은 기척을 크게 내었다. 고력은 선천적인 괄괄 목청으로서, 이미 어떤 여기자가 그를 한 시간 인터뷰고서는 귀가 웅웅 울릴 지경이었다고 한다.


복기 과정 중에 고력은 또한 패기충만하여, 왕욱휘가 한 칼 묘수를 지적해올 때마다 끝끝내 그 칼(註;바둑의 手를 말한다.)들 하나하나를 다 받아내고자 하였다.(註 ;王이 가리킨 묘수에, 이런 대응 수단이 있다 함을 밝혀놓는 고력의 행위를 말한다. 일종의 복기싸움.)  설령 그게 실전에서 날아온 칼질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그는 또 王에게 말하기를,


“내가 전부 다 생각해내지 못하리라고는 여기지는 못했을 걸.”


말에 자신이 철철 넘쳤다.



석불은 가장 껄끄러운 상대


 음식점으로 가는 길, 기자와 고력은 얘기를 나누며 걸었다. 얘기가 금년 중국 바둑의 두드러진 성적에 미쳤다. 근본적 원인을 고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의 신예 기사들이 빠르게 솟아오르는 중임에 반해 한국의 신예 기사들의 실력은 우리 쪽에 비해 약간 약할 것이다.”


1983년생인 고력은 그런데 자신은 신예가 아니라고 한다.


“현재 국내에서 90년생 이후 기사라야 신예 축에 들어간다. 내가 보기에 진요엽이나 박문요 이들은 노장으로 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중국바둑이 한국을 추월하였나 못하였나? 이 문제에 대하여 고력의 대답은 오히려 신중했다.


“발전 추세는 확실히 우리가 한국보다 나은 듯하다. 다만 한국에 이창호가 있는 한 중국바둑이 우세하다고 말할 수 없다.”


보아하니 고력의 내심에, 비록 이세돌이 생애의 적수이지만 이창호는 정말로 제일 껄끄러운 상대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