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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91128 한판 바둑은 한판 뿐이니 [농심배 1막 종료] -29日 몇 줄 추가


오늘 판은 한국으로선 멀찌감치 치고 나가느냐, 중국으로선 至近지근거리를 유지하느냐, 대회 초반의 고비였다. 진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김지석이 물러난 이제, 중국이 만약 다음 판인 일본 3장과의 판에서 이기면 한국과 동일 선 상에 서게 된다. 대회
시작 시점에선 (추첨의 행운으로) 중국이 반 발짝 유리한 입장이었다. 그리고 지금 한국의 입장 역시 딱 반 발짝 유리한 상황,
09-10 농심배는 사실상 출발점에 다시 섰다(일본 빼고)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 판은 아쉬운 판이었다.


(그림:따닥하면.. '안' 커짐)

현지 검토실의 고력古力에 의하면 흑 63은 방향착오라고. 이 수로는 날일자(× 표시)로 백을 누를 자리라 한다. 김지석은 실리를 벌며 다가서는 手인 실전을 택했고 인터넷 해설하던 허영호도 실전을 지지하였으니 프로의 취향 차이라 해야 할지... 헌데 허영호 역시 이후 진행에서 중앙 봉쇄수를 추천하였고 이를 마다한 결과가 되는 김지석의 흑 73을 비판하였다. 흑이 중앙을 봉쇄하며 두텁게 하였으면(고력 추천手 또는 허영호 추천手처럼) 바둑이 어떻게 흘러갔을까? 궁금함 하나.


궁금함 둘. 뭐니뭐니 해도 이게 가장 궁금타. 아래처럼 두었으면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실전에서 김지석이 어떻게 두었나 하면, 위 참고도 그림의 연결(우하변 쌍점, 대마차단 양끼움수 방비)을 마다하고 상변을 챙겨버렸다. (대마의 삶에 응원 겸 해서 둔 셈인데, 결과가 좋게만 된다면 흔히 말하는 양수겸장의 好手가 된다.)  그러나 이후 대마의 삶이 걸린 패가 났고 그것으로 승부는 일순간에 결정이 나고 말았다.

다소 무리스럽게 버티다 참극을 맞는 모습(모두들 기대한 ‘특별히 준비한 묘수’도 없었다.)이 마치 운명을 예감하고 불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전성기의 이창호가 일찌감치 반집 승부를 예감하듯, 오늘 현재 컨디션 절정인 김지석의 한껏 민감한 觸手촉수 역시 위 장면에서 승부를 예감했을지도. 그가 만약 그랬다면, '음 불속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없군..' 결단을 했을지도. 그의 내심은 그만이 알겠지만 말이다.


그렇기는 해도 여전히 궁금하고 또한 아쉽다. 참고도는 누가 유리할까? 혹 불리하다 치더라도 ‘인내의 한수’를 두고 좀 더 길게 가보았으면 어떠했을까? 이 점이 아쉽다. 또한 한참 앞으로 돌아가서 고력이 추천한 그 手대로 바둑이 흘러갔더라면 그건 또 누가 좋았을까?


인생은 한 번이지만 바둑은 다시 둘 수 있어 참 좋다고 한다.(백번 맞는 말이다.) 허나, 한판의 바둑은 결국 딱 그 한판밖에 없지 않은가. 참고도는 아무리 많아보았자 결국에 참고도에 그칠 뿐이다. 오늘의 바둑 역시 딱 그 한판밖에 없으니.., 그래서 아쉽다.


욕심대로 바라자면 끝이 없겠지만,.. 김지석은 이미 제몫 이상을 하였다. 연말 바둑 대상 다관왕 예약 이런 건 그야말로 부수입일 뿐, 중요한 건 국제무대 인상적인 데뷔로 얻게 된 자신감이 앞으로에 소중한 資産자산임에랴.





<<다음 날 추가>> 29日


국후 간단한 복기에서 두 대국자는 백132 끼움수 이후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였다.

사혁은 '흑이 대마를 연결하여 갔으면 흑이 유리하였다' 고 말했다.() 또한 '바둑이 좋지 못했는데 기회가 와서 잡을 수 있었다' 고 말하였다.


김지석은 이전 3연승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으려 하면서 ‘1단계(註;대회 1막을 뜻하는 듯)에 유감을 남겼다’고 되풀이하여 말했다.()


김지석은 30일 국제신예대항전을 둔다. 장소는 중국 항주.
바쁘다 바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