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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100819 한국기원이 해야 할 일은?

 

‘프로棋士는 死石의 도움 없이도 형세판단이 가능하다, 생떼를 부리려 찾는 핑계일 뿐이다.’ <=한국 발 記事로 전해진 김영삼 八단의 ‘반격’(Oro 記事를 말한다.)에 마효춘의 대응(중국어 원문임)이다. 이렇듯, 馬의 주장은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
‘핑계거리를 붙들고 생떼를 부린다’,.. 상대의 존재를 존중할 줄 모르고 자기 입장 딱 하나만 생각하는 馬의 천박함에 살짝 짜증이 나지만, 지금 그 얘기가 主는 아니고,..


馬의 발언이 허세(bluffing)가 아니라면, 馬는 진정으로 ‘모든 프로棋士는 사석과 무관하게 판계가를 한다’고 믿는다는 얘기다. 그리고 '한국 棋士 역시 마찬가지로 언제나 판계가를 한다' 라고 믿는다 는 얘기다. 이 부분에 대한 중국 棋士의 견해로는, 단장으로 왔던 華學明(화학명)은 ‘먼저 잘못을 했다.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했고 감독인 王磊(왕뢰)-이지적인 용모에 紳士(신사)적 냄새를 풍긴다-는 ‘중국 규칙으로 하면 魯의 반집승이다’라고 했고 직접적으로 馬와 비슷한 논조를 펼쳤던 사람은 魯의 스승이라는 프로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김은선은 棋道를 모욕했다.’


화학명의 ‘먼저 잘못을 했다.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두 문장의 사이, 그리고 두 문장의 뒤에 무언가 말을 아낀다는 느낌이 있고, 왕뢰의 ‘중국 규칙으로 하면 魯의 반집승이다’또한 표현이 완곡할 뿐 한국 측의 일처리에 대한 불만이 없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


종합하여 보면 중국 프로들은 거의 모두 馬처럼,

‘모든 프로棋士는 사석과 무관하게 판계가를 한다’고 믿으며, ‘그리고 한국棋士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믿지 않나, 그런 나의 판단이다.


그런데,


김강근과 김은선의 항변은 어떠한가? ‘사석의 개수를 근거로 형세판단을 했다. 사석이 비어 형세판단이 한집 달라졌기 때문에 바둑의 운용이 달라졌다. 그런데 내가 반집을 져야 한다니, 부당하다.’


철없는 일부 아마추어는 논외로 치고 (암것두 모르고 헛소리 뱉는 통에 짜증난다. 물론 한집 때문에 형세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여부는 오직 바둑을 둔 당사자 본인의 內心만이 알 수 있음 또한 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당사자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형세판단이 달라질 경우는 일률적으로 救助(구조) 기회를 상실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당사자의 내심이 어떠하든, 감춰진 진실이 어떠하든, 그 ‘감춰진 진실’을 밝혀낼 수 없는 한 무조건 救助요청을 받아들여져야 한다. 결국, 그러한 빌미를 제공한 상대방의 불이익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이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뒤집어놓은 것과 같다.),

‘형세판단이 한집 달라졌기 때문에 바둑의 운용이 달라졌다’는 말에 馬도 이의를 달진 않으리라. 그러니 이 부분은 더 이상 얘기거리로 삼지 않는다. 그래서 다음만 얘기한다.
馬의 異意(이의)는 '너네나 우리나 死石 도움 없이도 형세판단할 능력이 있지 않느냐. 너가 그래도 명색이 프로 아니냐' 이거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진동규 프로가 말했듯이, 한국의 프로는 판계가派도 있고 사석계가派도 있고 혼용派도 있다. (쪽파 대파 마파두부...에효 날 더우니까 헛소리가 나오능구나..)

팔이 안으로 굽기 때문에 陳프로의 말이 맞는 거이 아니라, 내 경험이 있기 때문에 陳프로의 말을 듣고 역시 그렇군 하게 되는 것이다.


기원에서 1급들이 두는 판 수백 수천 판을 구경해본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역시 판계가派도 있고 사석계가派도 있고 혼용派도 있다. (쪽파 대파 마파두부...에효 날 더우니까 헛소리가 알믄서도 또 나오능구나..)

이들 각종 派의 비율이 프로와 아마추어가 같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한 얘기다.) 다만 아마추어 고수의 세계를 흔하디 흔하게 본 나로서는 프로도 판계가派도 있고 사석계가派도 있고 혼용派도 있다.<==이 말을 확신한다는 얘기다.


결국 무슨 얘기냐면,


‘모든 프로棋士는 사석과 무관하게 판계가를 한다’고 진정으로 믿으며, '그리고 한국棋士 역시 마찬가지다' 라고 철석같이 믿는 마효춘이 틀렸다는 얘기다. 적어도 한국棋士 부분에 한해서는 말이지.


記事들을 보면, 黃金사건 金魯사건 말고도, 예를 들어 진동규 五단의 경우에 계가할 때에,..陳프로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리저와 다두고 공배까지 메우고 계가를 해야하는 상황이엇습니다. 당시 바둑은 저의 반집패배엿고 둘다 그걸 알고잇엇습니다.

문제는 계가할때 리저가 자기집의 돌즐을 10여개 쓸어내서 중국식으로 계가를 할려고 했습니다. 돌을 10여갸 담았으니 한국식

으로는 계가가 불가능해졋지요. 입회인을 부른다 어전다하다가 저의 반집패배가 확실햇기에 제가그냥 기권햇습니다.‘ -진동규 五단 블로그에서 (순전히 나의 짐작이지만 '열받은' 흔적이 타자에 보인다.)


오로에 걸린 記事에도 다른 예가 나오지만, 예는 저거 하나만은 아닐 테고, 저런 식으로, 중국棋士들 중에는 한국 식 (바둑)문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없는 棋士들이 가끔이나마 있다는 얘기다. 바로 마효춘을 비롯해서 말이다.


한국기원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중국기원과 적극 협조하여 한국式 바둑 문화와 그 사고방식에 대한 이해를 중국棋士들에게 적극 넓혀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든 관계는 상호주의에 터잡아야 하겠으니, 이건 중국 측도 마찬가지.)

그래서 중국棋士들이 한국에서 지켜야 할, [對局과 관련한 에티켓]을 몸에 익히도록 적극 홍보하여야 한다. 이걸 어느 수준까지 할 수 있느냐가 바로 한국기원 집행부의 능력이 된다.
(明文규정을 만드는 일 또한 중요하지만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다.)


이번 사건은 문화충돌이고 패러다임 충돌이다. 따문에 양쪽이 다 책임 있다 할 수도 있고 양쪽이 다 책임 없다고 할 수도 있다. 누가 더 책임이 큰가 굳이 못 가릴 것도 없겠지만, 그것보다는 상호이해를 증진시켜 한 번 두 번...두 번이나 일어난 사건이 기어코 세 번으로 ‘手順연장’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로 한국기원이 할 일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韓中 두 나라 棋士 사이의 문화충돌을 완화시키는 노력을 하라.

잘 할 수 있을까? 잘 좀 하자.


蛇足:

한국기원이 하지 말아야 할 일 - 芮乃偉(예내위) 건드리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