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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91126 [펌譯] 葛玉宏 한국道場 紀行 -3.권갑룡 도장

(原文)
 

한국 바둑道場 紀行 -3篇

권갑룡 도장 -가족적 분위기


口述:葛玉宏   執筆:蜀山工作室-以棋服人




11월 18일, 수요일. 오늘은 우러러본지 오래인 권갑룡 도장을 참관하러 간다. 아침 일찍 나서서 岳亮악양 사범(註 ;권갑룡 七단의 사위)이 준 주소로 도장을 매우 쉽게 찾았다. 도장은 그리 크지 않았는데, 한 칸은 권갑룡 사범의 집무실이요, 한 칸은 원생실이요, 한 칸은 보아하니 일반인 용 바둑 교실이요, 또 한 칸 대략 사오십 평방미터 정도의 제일 큰 방은 權도장 심장부 격인 훈련실이다. 집무실에서, 말로만 듣던 권갑룡 사범을 만났다. 권 사범은 키가 크지는 않았는데 매우 상냥하며 활기 넘쳤다. 이 분이 어떻게, 도장에서 학생들과 같이 생활한 지 16년 이래 한 번도 잠을 집에 돌아가 잔 적이 없다는 그 노인이라는 상상이 간단 말인가?


권 사범이 16년을 머물렀다는, 도장의 방


권 사범은 나에게 중국 도장 쪽의 상황에 대해 얼마간 질문을 했다. 權도장이 어떻게 한국에서 그렇게 많은 프로기사를 길러내었고 또한 오래도록 번창하게 되었는지, 내가 가르침을 청하자 권 사범은 말하였다.


“꼭 필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풍부한 상상력을 길러주는 일입니다. 각기 다른 학생에게 각기 다른 방법을 즉, 재질에 맞게 가르쳐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한국의 원생들은 역시 죄다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또한 도장의 선생인 프로기사들도 전력을 다합니다. 매일 약 다섯 명의 프로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도장에 죽치고 있으면서 원생들의 질문이나 의문을 풀어줍니다.”


권 사범의 교육법 소개를 듣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 도장의 이런 프로기사들처럼 하루 온종일 감독을 담당하는 식의 중임重任이 앞으로 葛도장에서 가능할까, 가능 안 할까?

 

權도장의 학습 분위기는 어제 삼가 방문한(註 ;원문에서 拜訪이란 높임말을 사용) 양천대일 도장과 달리 서로 편안하게 어울리는 모습이라 하겠다. 권 사범은 학생들에게 不時에 문제를 내고 학생들 또한 권 사범의 강의 중에 용감하게 질문을 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내곤 하였다. 이것은 내가 국내에서 들은 權도장과 크게 다른 광경이었다. 


권 사범이 大盤 강의 준비 중, 한국 GS칼텍스배 2회전, 그가 어제 두어 패배한 바둑이다.

권 사범이 강의하는 틈에 살그머니 빠져나와서 權도장을 자세히 관찰하였다. 환경과 설비시설을 보니 양천대일 도장보다 좋아 보인다.


한국의 도장들은 하나같이 확연한 특징이 있는데, 훈련실 내에 대량의 바둑 서적과 각종 자료를 갖추었다는 점이다, 원생들은 손이 가는대로 잡아 공부한다.


포개어 쌍아 놓은 책은 권도장 자체 제작 「천룡도2」


부지불식간에 점심시간이 되었다. 권갑룡 사범이 청請해서 5층 월남 요리집으로 가서 밥을 먹었다. 우리 일행은 권갑룡 사범, 악양 사범, 박승철 사범, 이강욱 사범, 陳曄波진엽파와 나 여섯이었다. 밥과 반찬은 상당히 맛이 있었다. 식사 도중, 중국 학생들은 오침午寢시간을 가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권 사범은 ‘그들은 매우 행복하군요!’라고 말하였다. 나는 권 사범에게, 시간이 있으면 중국에 와서 우리의 입단 지망생들에게 압박감을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대해 몇 차례 강의를 해 주실 수 없겠냐고 물었고, 권 사범은 흔쾌히 수락을 하였다.


岳사범이 배정해준, 국내(註 ;중국)로부터 온 학생이 우리가 묵을 부근 호텔로 우리를 데려다주었다. 학생의 이름은 許漢文허한문. 잘 생겼고 금년 12살로 광동인인데, 權도장에 온지 2년이라고 한다. 현재 한국기원 원생 6조라고.

   

방을 잡아놓은 후 權도장으로 돌아가서 원생연구실로 들어갔다. 크지 않은 방에 바둑판 아홉 組가 놓였다. 방 오른편 구석은 서봉수 사범이 지도 바둑을 두는 전용 좌석이라 한다. 박승철 사범이 이미 한 여학생과 지도바둑을 시작하는 참이었고, 이원영 초단과 다른 원생이 10초 바둑을 두는 중이었다. 사용하는 초시계는 중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 중인 전자음성 시계였다.


서봉수 九단이 원생 지도 중, 이 학생이 바로 아까 그 중국 출신의 허한문


13:52 權도장이 전체 원생 대상 사활 시험을 시작한다. 살펴보니 난이도가 같지가 않고, 쉬운 것 어려운 것 해서 두 종류 시험지가 있는데 각 12문제씩이다. 이강욱 二단이 감독관을 맡았다. 그는 때때로 작은 소리로 두 마디, 당부하는 말과 사활 주의사항을 말하는데 양천대일 도장의 옥득진 사범과 비슷하다.
시험지를 나눠준 시간이 15:30, 한 시간 반 만에 12문제, 문제의 양은 葛도장과 비교가 가능하지만 요구되는 질적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시험을 보는 원생들의 나이는 비교적 차이가 컸는데, 연소자가 많아서 대략 전체의 절반 정도였다. 시험 보는 분위기는 비교적 가벼웠는데 주의력을 집중하지 않는 경우가 몇몇 있었다. 중국과 한국 도장의 어리고 기력 조금 떨어지는 친구들, 양쪽 모두 존재하는 공동의 난제이다.


남자 아이 하나가 바지를 잘못 입어서 이강욱 사범이 친절하게 끌어올려주는 장면


權도장의 시험지는 모두 손으로 그린 후에 복사한 것, 권갑룡 사범이 몸을 굽혀 어린 학생의 시험지를 또렷하게 그려주는 장면


어제 하루 관찰한 양천대일 도장 최강 組 원생이 받는 훈련의 표준을 오늘 權도장 전체 원생들과 비교한다 했을 때, 강도의 차이가 있다. 양천대일 도장에는 긴장된 분위기가 가득하며 시간은 늘 부족하다. 이에 반해 權도장은 상대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이다. 두 도장의 상반되는 스타일이라 하겠다.  


權도장의 스타일은 나의 상상과는 달랐다. 어제 본 양천대일 도장이야말로 내가 생각했던 마귀 권갑룡 도장이 아닌가!

어쩌면 내가 나이를 먹었는지도 모른다. 여기 이런 식의 가뿐한 학습 환경은 내게 익숙한 스타일이 아니다. 내 습관은 역시 빠른 박자에 강도가 세고 연속 일관적 훈련이다.


방금 시험을 친 사활문제로 이강욱 사범이 바둑판에다 정답 해설 강의를 시작한다. 판 위의 문제들을 하나씩 하나씩, 원생들과 의견을 교환해가며 강의를 한다. 이 방법은 매우 좋다. 돌아가서 한 번 시험해 봐야겠다.
바둑판을 자로 탁탁 쳐서 원생을 조용히 시킨 다음에 강의를 시작한다. 어쩌면 이러한 생생한 쌍방향적인 과정이 「天龍圖」「
鬼手魔手」이러한 高 수준의 사활집을 탄생시켰을지도! 한켠에서는 박승철 사범이 듣는다. 원생들의 참여도는 높으며,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틀린지 관심으로 불시에 자기 의견을 내놓는다. 權도장은 토론형 도장이다.


악양이 훈련실에 들어왔다가 바로 권 선생에게 붙잡혀왔다. 권 사범이 한 말이 뭔지는 모르지만 실내가 웃음소리로 떠들썩해졌다. 이어서 老小 두 사람이 바둑 검토를 시작했는데, 분위기가 매우 뜨거웠다. 一老一少의 말 늘어놓는 품새가 마치 한 사람 같았는데, 이들이 보따리를 펴기 시작하자 모두들 유쾌하게 웃기 시작했다.

무엇이 權도장의 스타일에 이런 큰 변화를 촉발시켰을까? 악양 사범이 말하기를, 권갑룡 사범은 이전 엄격했던 교육을 현재는 후회한다고, 현재 權도장은 체벌을 하지 않는다 한다. 權도장이 걸어갔던 이런 길을 양천대일 도장은 반복할까 그렇지 않을까?


만일 이런 활력 있는 분위기가 매일 같다면, 이전 道場의 긴장과 질서 있는 훈련과 배합하여 나는 어쩌면 긴장과 이완의 도리를 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지금에 와서는 내가 처음 왔던 당시 權도장에 가졌던 의문점은 점점 사라지는 중이다.
어쩌면 양천대일 도장은 일종의 적나라한 승부를 추구하는 곳일지도 모른다. 이에 반해 일종의 가족적 온기가 있는 權도장은, 네 자신(
註 ;葛선생 자신)이 배우고자 하기만 한다면 당연히 진보된 무엇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설령 지금의 내가 여전히 전자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라 하더라도, 장래에 사람들이 모두 다 마찬가지로 승부결과를 중요시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네가 좋아하기만 하면 마음으로부터 뜨거운 사랑이 일어날 것이며, 자연히 최고의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어쩌면 權도장이 걷는 이 길은 매우 오래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사라는 직업 생애는 필경 매우 길고 멀다고 했을 때, 이른 시기 良質양질의 침전물 축적이 더욱 필요하다 하겠다.


權도장에서 생활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은 어린 기사들의 기쁨과 행복이다.



3편 끝, 4편 -유창혁 도장 및 양재호 도장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