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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91220 [중국리그] 신참 杭州, 신기원을 열다

 

’가 새로 들어오자 일순 주먹들의 눈길이 쏠렸으나 그의 왜소한 몸집을 보고 이내 관심을 꺼버렸다. 그리고 격투가 시작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역시 쥐어터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에게는 남이 갖지 못한 무기가 있었다. 不撓不屈, 꺾이지 않는 정신, ‘그’는 몇 개의 주먹에 쉽게 놀라지도 당황하지도 않았다. 드디어 ‘그’가 주먹을 날리기 시작한 순간, ‘그’의 진정한 면모가 드러났다.

적재적소,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곳에 주먹을 꽂는 집중력이 그가 가진 또 다른 무기였다.


중국리그 이야기이다. ‘그’란 항주 팀이다.(정식 명칭 蘇泊爾杭州소박니항주, 蘇泊爾는 音借인 듯, 의미는 不明)


항주팀은 2008을조리그 1위로 2009갑조리그에 새로 들어온 팀.(1년하고도 몇달 전, 당시 목진석이 주장으로 6승1패, 한편 올해 최철한의 西安曲江서안곡강은  당시 원성진이 주장으로 7전 전승을 하며 승격에 도움이 되었다.)

그럭하고 넉넉한 시간 여유 속에 끌어 모은 팀원이, 우리에게 알려진 정도라곤 류성劉星과  왕뢰王雷정도, 나머지는.. 강 모씨, 곽 모씨 그리고 지역 토박이 汪왕 모씨, 모두 무명에 가깝다. 그러니 자신들도 올해 목표를 갑조 잔류로 잡을 정도였는데,..


중국리그는 3-2-1-0식 승점제이다. (3:1이상 승리 3점, 2:2 주장 승리이면 2점)

시작 땡 그러고 항주팀이 3회전(총 22회전)까지 얻은 승점은 딸랑 3점, 그런데 다음 5점 다음 8점이 되며 서서히 부상하더니 반환점인 11회전이 종료된 후 21점으로 12개 팀 중 3위에 위치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이 이 당시(11회전)까지 팀원 총 승수 23승(평균 2승 남짓이다. 반타작 남짓 승점을 얻는다 해도 억울하다 할 수 없다.) 이상 획득한 팀이 모두 7개 팀인데 항주는 그 중 꼴찌 승수임에도 불구하고 못되게도 3번째 자리를 들어차고 앉았다는...

冒頭모두에서 말한‘그의 집중력’이란 이런 묘한 행운을 말한다. 질 때는 화끈하게 지고  이길 때는 살짝 살짝 이긴다는 말이다. 행운이고 실력인데, 집중력이라면 집중력이고.. 근데 이게 끝까지 간다.


한편, 작년 우승팀  고력古力의 중경팀은 초반에 매우 부진했다. 반환점(11회전) 당시 승점 고작 15점, 가능 승점의 반도 못 되는 점수로 뒤에서 4등이었다. 그러나 전통의 명가답게 후반기에 무섭게 추격한다. 하여 마침내 마지막 딱 2회전을 남기고 38(항주), 37(북경, 공걸孔杰의 팀이다.), 37(중경)로 선두권으로 올라선다. 이 상황은 승부가 남은 2회전에서 판가름 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원래 이쯤이면, 늘 하던 팀이 우승을 한다. 그러나, 


승부는 다음 회전 즉, 뒤에서 2회전에서 사실상 판가름 났다. 12월 12일, 항주vs.북경 간의 건곤일척 大會戰에서 항주의 주장 류성이 삼성보험배 결승을 사흘 앞둔 공걸을 이기는 등 3:1승, 한편 중경은 주장 고력이 역시 삼성보험배 결승을 사흘 앞둔 邱峻구준(상해팀, 중국리그는 그동안 고력古力의 중경팀(7회 우승)과  상호常昊의 상해팀(3회 우승)이 돌려먹기로 ‘완전’독점하던 판때기였다. 그런데 심지어 상호는 이날 출전하지 않았다.)에게 패하며 2:2패로 승점 1점. 이래서 각각 승점은 41:37(북경):38(중경)이 되었다. 그래도 중경팀에게는 실낱같은 희망이 남긴 했는데...


중국 갑조리그 마지막 회전인 22회전, 대진은 묘하게 짜여졌다. 우승 門 손잡이를 쥔 항주는 이르게 을조 강급이 확정된 운남팀과, 다른 한켠에서는 2,3위 팀이 대결하게 된 것이다.

항주는 1점이 필요하고, 3점차 뒤진 중경은 운남의 善戰에 자신들의 善戰 두 가지가 필요한 상황이 되어버렸네.


우승도 우승이지만 고력과 공걸은 서로의 자존심상 질 수 없는 상황인데 누가 이겼을까? 공걸이 이겼다 그것도 반집(흑3/4)으로, 공걸의 팀원인 진요엽陳耀燁 또한 백1/4子승. 둘이 합해서 1子! 게다가 중경은 0:4 참패를 당한다. 이리하여 중경은 38점으로 굳었고 북경은 41점이 못 되는 40점. 항주는 아무 것도 안 하고도 우승이 확정되었다. 참고로, 항주는 몇 점을 얻었을까? 딱 1점.


갑조리그 11회째에 드디어 고력의 중경도 아닌 상호의 상해도 아닌 팀이, 그것도 승격팀이 우승을 차지하는 신기원을 항주팀이 해내었다.
한편 총 승수는 우승팀인 항주가 48승, 2위인 북경이 53승. 얄미운 항주.
 


항주(무슨 호수만 생각나네...)는 중국에서도 좀 산다 하는 지방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체육에서 모든 종목을 통틀어서 전국 단위 변변한 우승이 없었다 한다. 우승이 확정되기가 무섭게 항주시 시장이 축전을 보내왔다고.


한편, 귀주 이세돌은 총 6승4패, 귀주팀은 초반 잘 나갔으나 후반기에 삽질을 거듭하더니 요 몇 년 최악의 성적인 7위로 마감. 그리고 마지막 회전에 나란히 출전한 서안곡강의 최철한은 팽머시기에게 이겨 총 9승3패. (팀은 6위)  四川嬌子사천교자의 이영구는 주학머시기에게 져서 총 4승6패. (팀은 4위)
어 춥다 팽!



21日추가)
마효춘의 고향은 항주이다. 마효춘은 한편, 武漢무한팀 소속이다.(馬 개인 성적 올해 2승7패) 馬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항주팀의 쾌거에‘열렬축하’를, 소속팀 武漢의 강급에 깊은 슬픔을 표했다.()


중국에서는 스포츠와 관련하여 어둠의 세력이 개입된 부정으로 예전에도 시끄러웠고 요즘도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내가 기억하기로, 예전에 아마 바둑에서도 승강급과 관련한 부정이 있었나..기억이 틀렸나..엥 모르겠다.

하튼 마효춘은 같은 글에서 ‘우리 바둑’은 깨끗하지 않냐면서, 엊그제 마지막 회전에서 우승이 걸린 항주와 붙은 ‘강급확정팀’ 운남이 우닥닥 달려들어 항주에게 승리한 예, 그리고 강급이 걸린 무한과 붙은 상해팀이 호요우胡耀宇(고향이 무한이든지,.. 뭔가 개인적 인연이 있는 듯)를 출전시키지 않은 예를 깨끗함의 증거로 들었다.


개인기록


주장 최다승 :리철李哲 14승(8패)

주장 최고승률(10판 이상인 경우만) :최철한 9승3패 75%

최다승 :타가희柁嘉熹 16승(6패)

최고승률(10판 이상) :최철한

연승 :진요엽陳耀燁 10연승

최다패배 :왕요王堯(운남 소속, 4승15패) 포함 3명이 15패

그 외 :고력 11-9, 상호 12-7, 공걸 13-8 구준 14-8, 진요엽 14-8   최우수 기사는 우승팀인 항주의 류성(13-9, 모두 주장전)이 유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