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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펌譯] 이세돌의 悲壯(비장)함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燕飛,새물결체육)


이세돌의 悲壯(비장)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출처 :燕飛(연비) 새물결체육(新浪체육) 2016.03.12

 

 

 


  

인간-기계 대격돌 제3, 이세돌은 시지푸스처럼 비장한 모습으로 등장하여 또 한 번 거대한 바위를 산꼭대기를 향하여 힘겹게 밀어 올렸다. 그리고선 기어코 또 굴러 내려올 바위를 기다린다.

 

십년 전, 2006312일은 이세돌의 결혼식 날이었다. 그날 김현진을 아내로 맞이하고서 딱 10년이 지난 2016312, 이세돌은 인류를 대표하여 알파고와 결전을 벌였다. 이미 배수진을 친 상태로.

 

십년 전의 이세돌은 드높이 하늘 끝까지 날아올랐다. 결혼 하루 전 중국에서 춘란배에 참가하여 카타린을 가볍게 제압하고 바로 한국으로 날아와 12일 결혼식을 치른 후, 다시 아내 동반하여 중국으로 날아갔다. 13일 춘란배 2회전에서 라세하(羅洗河)를 꺾고 8강에 짓쳐 들어갔다. 결혼식을 장난처럼 치르는 이러한 전개, 젊은 날 이세돌의 자만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또한 그렇게 이세돌 전설의 한 페이지가 추가된다.

 

십년 후 이세돌은 프로생애 최대의 위기에 빠진다. 얼음보다 차가운 인공지능과의 면대. 그는 사력을 다해 대항했지만 도무지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는 가결(柯潔)보다 더 무서운 적이다, 그 어떤 감정의 색채도 없는 착수는 무정하게 인류의 자신감을 박살을 냈다.

 

앞 두 판의 과정과 결과만으로도 이미 바둑계 전체를 뒤흔들었다. 설령 아직도 여기저기 불복의 소리가 있긴 하지만 그 누구도 더 이상은 알파고를 이목을 끌기 위한 웃음거리로 여기지 못 한다. 바둑계 외 영역은 혹여 바둑의 현묘함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의 엄청난 진보에 혀를 내두른다. 이건 역사 이래 영향력 최대의 바둑대결이다.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평론이 전 지구를 뒤덮었고 각계각층의 엘리트들이 한마디씩 입을 열었으며, 바둑은 진짜로 전체 인류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세돌이 결국 이기든 지든 간에 바둑은 인류를 위한 일정 공헌을 했다. 이번의 공헌은 바둑계 자체의 평가 이상의 의의를 갖는다.

 

대결 자체로 들어갔을 때, 우리는 세상에 대한 이해가 아직도 턱없이 부족함을 발견한다. 바둑에 대한 이해조차도 아직 그렇게나 불완전하다. 많은 바둑인들, 프로 일류 강호들도 이미 인공지능에게 머리를 숙였다. 강력한 알파고가 인류 思惟(사유)의 한계를 깨버렸으며 인류의 저항은 결코 쉽지 않다. 다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회의적 태도를 유지한다. 그들은 알파고가 결코 완벽하지 않으며 다만 이세돌이 충분한 실력발휘를 못했을 뿐이라고 본다. 게다가 알파고는 패에 약하다는 의견이 들끓는 중이다.

 

아세돌에게 아직 기대할 여지가 남았지 않을까? 이런 식의 평론이 바로 인류 약점의 표출로서, 새로운 사물에 대한 이해에는 역시나 어떠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일찍이 우리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 생각했다. 이 오류의 증명을 위해 브루노는 심지어 화형까지 당했다. 알파고가 바둑인의 기존 이해를 전복시킨 현재, ‘인공지능이 인류 최고수를 넘어섰다는 관점의 인정은 바둑인에겐 어쩔 수 없이 고통스런 과정이다.

 

그러나 최대의 압박감을 받는 이는 바로 이세돌이 아닌가! 직접 알파고 면전에 앉아보지 않고선 끊임없이 벽에 부딪치는 그런 무력감, 심지어 절망감을 실감하지 못 한다. , 이세돌의 심정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바로 그렇지 아니한가! 앞 두 판에서 세돌에게 많은 실수가 있었다. 허나 만약 상대가 인간이었다면 그런 실수는 아마도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았으리라. 상대가 바로 컴퓨터이기 때문에, 게다가 세돌이 졌기 때문에, 그의 실수는 더 크게 다가왔으며 각종 해석을 낳게 되었다. 이세돌은 이미 온갖 시도를 다 해보았으며 그의 이러한 노력은 절대 지워질 수 없다. 사리를 아는 사람일수록 敬畏(경외)를 안다. 어쩌면 컴퓨터의 강력함을 처절히 느낀 이세돌이었기에 그 순간비저항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그 순간’:2국 패 논란 장면으로 짐작 ;역주)

 

어쨌건, 5번기 측면에서 오늘은 이세돌의 배수진을 친 일전이다. 만약 계속 패배한다면, 전체 번기 패배가 확정된 상황에서 그 의의가 사라진 나머지 두 판을 치러야 하는데, 이는 棋士에겐 크나 큰 고통이다. 앞 두 판에서 알파고가 보여준 수법들은 결코 완벽한 것이 아니었다. 이는 최소한 현재까지는 기계와 인류가 아직은 같은 바둑을 둠을 증명한다. 기계는 결코 전지전능한 바둑이 아니다. 그것은 바둑 각각 부문에서 인류의 최고 수준의 집결체이며, 또한 승리로 가는 가장 간명한 길을 개척했을 뿐이다. 전제가 이렇다면, 인류가 기존 기보를 뛰어넘는 수법을 둬낼 수 있는지 여부가, 아마도 승리 가능성의 최대 관건이 될 것이다. 당연히 사람들이 기대하는 패싸움도 하나의 초점이 된다.

(전체 글 자체가 3판 종료 시점이 전제인데, 이 문단만은 좀 이상함 ;역주)

 

인류 최강의 바둑승부사의 일인으로서, 이세돌은 3국에서 강렬한 승부욕을 보여주었다. 돌의 연결을 중시하는 알파고의 특성을 겨냥하여 이른 초반에 좌상귀에서 돌을 끊어가며 전단을 열었다. 세돌이 얼마나 고심했는지 이것만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러나 알파고는 전투를 전혀 마다 않고 좌변 전투를 통해 우세를 확립했다. 앞 두 판과 달리 오늘 바둑에서 인공지능의 활약은 프로 高手들의 전폭적인 인정을 받았다. 냉엄한 사실 앞에서 인류의 고귀한 머리통은 점점 땅바닥을 향하는 중이다.

 

오늘의 이세돌은 열혈 투사의 기개를 보여주었다. 그의 완강함은 우리를 감동시켰다. 이미 이는 강시류란 말로 단순히 표현할 바둑이 아니다. 이는 인류의 꺾이지 않는 결사 항전이다. 생사를 도외시하고 하변 백진으로 쳐들어간 흑125, 이 수를 보고 순간 울컥했다. 그렇다. 누구도 이세돌보다 더 잘할 수 없다. 그는 완벽한 바둑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결단코 위대한 바둑의 大家, 바둑의 투사이다. 그의 처절함은 또한 앞서 그를 향했던 모든 비판을 향해 거두어주시오 하는 무언의 요구이다! 오로지 홀로, 그 바싹 마른 몸으로, ‘이길 수 없는 전투를 위해 나서는 이세돌의 비장함, 설령 알파고에게 완패하더라도 그는 인류의 존엄을 지킨 것이다.

 

이 일전(3)의 후반부는 이미 바둑의 수법 자체를 떠났다. 이세돌은 최후의 匕首(비수) 한 자루를 들고 거대한 백진 속에서 좌충우돌하여 패를 만들어냈다. 객관적으로 말해 비록 이것으로 하늘과 땅을 뒤바꾸진 못 했지만, 알파고가 패를 꺼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바둑팬들이 가졌던 그 의문을 일소시켰으며, 또한 우리네 가슴을 더욱 서늘하게 만들었다.

  

내용으로 말하자면, 3국에서 이세돌은 완패했다. 알파고의 강력함에 더 이상 어떠한 이의도 달 수 없다. 다만 알파고도 분명히 약점이 있겠는데 다만 이 약점은 절대 완벽에 비했을 때나 약점일 뿐, 승리라는 최종 목적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알파고는 인간 최고수보다 더 明晳(명석)하다. 단순한 기보와 알파고 직접 대면하는 느낌은 완전히 별개로서, 이는 전성기의 다카가와(高川格) 림해봉(林海峯) 고바야시(小林光一) 이창호 등의 위대한 棋士들과 상당히 비슷하다. 다만, 심리적 동요가 전혀 없는 알파고가 더 강력할 뿐이다.

 

感情(감정)의 알파고가 인류 棋士의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냈다. 이 기계가 가리킨 길이 바둑 발전의 방향인지 여부는 아직 단언할 수가 없다. 확실한 건, 인간적 감정이라는 壯麗(장려)함으로 필사적으로 싸운 이세돌이야말로 이 시각 우리들의 모자를 벗은 경의를 받을 자격이 있다. 설령 수천수만이 가로막을지라도 나는 용감하게 나아간다, 세돌의 이러한 비장함이야말로 바둑과 결합된 감정, 인간의 감정이 깃든 바둑이 인류에게 바치는 최고 意義(의의)의 가치 아닐까?

 

:燕飛






  

()나라 태자와 빈객들은 일의 내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 흰색의 의관을 차려 입고 송별을 나와 이윽고 역수(易水) 강변에 이르렀다. 로신(路神)에게 제사를 지내 장도를 기원한 후에 길을 떠날 때 고점리(高漸離)가 축을 타자 형가가 곡조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변치(變徵)의 곡조로 부르는 형가(荊軻)의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다시 앞으로 걸어가며 노래를 불렀는데 그 노래말은 다음과 같았다.

 

風蕭蕭兮易水寒(풍소소혜역수한)

바람은 소슬하고 역수는 차갑구나

 

壯士一去兮不復還(장사일거혜불복환)

장사 한 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리

 

또 곡조를 우()로 바꿔 부르니 전송 나온 사람들은 모두 눈을 부릅뜨고 관을 밀어낼 듯이 머리털을 세웠다. 이윽고 형가가 수레에 올라타고 길을 떠났는데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史記 자객열전-荊軻편 중에서  양승국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