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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펌譯] 백령배 우승/준우승자 인터뷰 (劉宇,새물결체육)


수읽기는 바둑의 쌀이다. 아무리 살림 잘 하는 부인네도 쌀 없이는 밥을 못 짓고 쌀이 모자라면 궁색해진다.

 

넓게 깊게 빠르게, 거기다 정확하게.

 

1국이 그렇고,

4,5.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구준은 무너졌다.

 


4, 타이젬 중국 해설자가 실시간으로 올린, 흑 입장 추천 참고도

(참고도를 접한 맹물 생각 -이러면 흑도 충분히 해볼 만, 순진한 판단인지 모르지만 저렇게 두었다면 번기가 4국에서 끝나지 않았을까. 흑 입장에서 적어도 실전보다는 훨 낫지.) 


실전은 정직하게 자리로 받았고 흑1 자리를 역으로 백이 차지하면서, 결국  자리 끼움수를 당했다. 이후는 가결 독무대.

-가결의 부분전 수읽기는 기민하고 정확하다. 타이젬 관전자라면 빤히 아는 사실. 

 




5, 1흑2 꼬부림-백 빵때림 교환이 선행되어야 함. 5 패착(-타이젬 중국 해설자). -밑에 인터뷰에서 구준은 '수순 하나를 빠뜨렸다' 라고 말한다. 

-'빠뜨렸다'도 맞고(흑1 순간에), '뒤바뀌었다'도 맞다(5와 7). 설령 빠뜨렸더라도 뒤바뀌지만 않았다면 승부는 몰랐는데...

중국 바둑TV에서 중계해설을 한 주예양(周睿羊)은 5,7을 반대 순서로 거듭 놓아보이며 8의 반발은 불가능함을 지적했다.


5,7의 순서가 바뀌는 바람에, 때는 이때다 가결은 백8로 '되빠꾸'를 불렀, 창창했던 바둑이 이 순간 바로 急轉直下(급전직하)했다. 그리고 또 가결 독무대.


넓게 깊게 빠르게, 가결은 다 보고 있었고 구준은 미처 못 봤다는 거, 그래서 딱 걸렸고.

 

1국은 그렇다 치고, 2:1에서 연속으로 내준 두 판이 하나같이 아깝기 그지없긴 하지만,

이렇게 되고 마는 결말은 결국, 구준은 최선을 다했고 그로선 할 만큼 했고 알아줄 만한 살림 솜씨(완강한 끈질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길 사람이 이겼다, 나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sina.com에 걸린 인터뷰 記事가 두 개인데, 하나는 타이젬이 소개했고(출처표시 없는 그 記事-사이버오로도 하고 나도 하고 웬만한 네티즌은 중히 여기는 출처표시를 이 분들은 예나 지금이나 그런 거 안 한다),


지금 소개하는 인터뷰는 두 당사자가 다 등장하고, 가결의 발언도 조금 내용이 다르기에 소개한다.

 

 

 



 

구준 :결승에서 내 점수는 60점,  가결 :운이 좋으면 3년 안에 일관왕 탈출

 

 

 

출처 :류우(劉宇) 새물결체육(新浪체육) 2015.01.14

 

(CCTV5+채널 사회자 황자충(黃子忠)이 인터뷰함)

 


 

 

구준 :60

 

:중반에 좌변에서 수를 잘못 읽었나?

구준 :확실히 잘못 읽었다. 수순을 하나 빠뜨렸다. 그전에 좌상귀에서 두 점을 버림으로써(초반인 우하귀 두 점을 말하는 듯/이 부분전에 대해서는 아래 가결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역주) 백의 효율을 떨어뜨렸고, 내가 조금 좋았다.

 

:5번기를 통틀어 어느 판이 가장 만족스러운지? 3?

구준 :(3국은) 그런대로 두었다. 아주 만족스럽다고까지는 말하기 힘들다.

 

:바둑 내용으로 봐서 100점 만점에 스스로 몇 점을 주겠는가?

구준 :3국이라면 60,70. 전체 5번기는 60점이다.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인데, 나이 30을 넘어서, ‘하늘은 부지런이를 상 준다라는 말의 대표자가 바로 너인데세 번을 세계대회 준우승했다. 너 생각에 세계대회 우승을 위하여 앞으로 어느 부분을 보강해야 한다고 보는가?

구준 :전체 실력이 아직 부족하다. 확실히 상대보다 못하다.

 

:2015년에 목표는?

구준 :매 판 좋은 바둑을 두도록 최선을 다하고 훈련에 더 노력하겠다.

 

  

가결 :이번에 자신감이 오히려 약해졌다

 

:세계대회 우승을 축하한다. 오늘 바둑을 얘기하자면?

가결 :초반에 매우 빨리 진행되었다. 난 상대가 잘못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그렇긴 했다. 그런데 그 부분 변화의 결과는 오히려 내가 나빴다. 흑이 석 점을 잡으면서 매우 두터워졌고 집도 컸다.

 

:오늘 판의 轉機(전기)는 어디였나?

가결 :줄곧 추격했고 마지막 순간에 선생의 큰 실착이 나왔다. 만약 수순이 제대로였다면 흑이 조금 남기는 국면이었다.

  

:너 입장에서 이번이 세계대회 (결승) 첫 번째 경험이다. 스스로에게 몇 점을 주겠나?

가결 :100점 줄 수 있겠다. 결국 이겼으므로.

 

:이번 경기를 통하여 어떤 부분에 기술 부족을 느끼게 되었나?

가결 :부족한 부분이 아주 많다. 형세판단, 모양에 대한 감각, 확실히 부족하다.

 

:지금 기분은?

가결 :어쨌거나 좋다. 사실 난 줄곧 세계대회 우승을 단지 시간문제라고 여겼다. 어릴 때의 꿈이 오로지 세계대회 우승이었다. 그런데 3국을 패하고서 이제 끝장이구나, 이후 세계대회 우승은 어쩌면 기회가 없겠구나, 내 실력이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준결승에서 박정환을 이기면서 자신감이 충만해졌고 이 우승은 결국 내 것이다 생각했는데, 3국을 지고서 내가 확실히 우물 안 개구리임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마음을 다스린 끝에 승패를 가볍게 보게 되었고, 매 판 좋은 바둑을 둬서 나 자신에게 떳떳하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결승국에선  어깨 힘을 뺀 듯한 모습으로 두었는데.

가결 :맞다. 결승 이전 몇 판에서 난 늘상 생각 하나가 있었다. 우승을 하고 나서 돈을 어떻게 쓸까 늘 생각했다. 확실히 잡념이 많았다.

 

:우승을 하고 2015년에 대한 자신감이 더 커졌나?

가결 :이번 몇 판을 통하여 자신감이 오히려 약해졌다. 이전에 아함동산배 우승을 하고 나서 이야마(井山裕太) 쌍코피 터뜨리겠다고(원문은 血濺五步혈천오보:피를 3-4미터 멀리까지 뿌리게 만들다 ;역주) 말했는데, 지금은 그 말을 어떻게 취소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하하). 일단 뱉은 말은 절대로 주워 담을 수 없겠지.

  

:중국에는 현재 세계대회 우승을 딱 한 번 한 棋士10명이다. 너는 언제쯤이면 일관왕’대열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가결 :말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운이 좋다면 3년 이내로.

 



류우 劉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