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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바둑 두는 마음가짐 -111027



우쨌거나 이기려는 마음으로 둔다. 시간 때우려는 바둑은 바둑이 아니다.

 

승리를 탐하지도, 패배를 두려워하지도 말아라. 둘 다 근육을 경직시킨다.

貪勝弱手 懼敗過手 탐승약수 구패과수 -승리하고자 하는 마음이 지나칠 때 약한 수, 패배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지나칠 때 과한 수. 그리하여 맥없이 진 판/응징당하여 진 판이 수백 판이었다.

이기고 싶을수록, ‘까짓 거 지면 지는 거지, 바둑 한판일 뿐인데 뭘이런 식으로, 두고 싶은 데 두어야 한다.

過手 弱手 없고, 쉽게 쉽게 툭 툭, 웬만해선 장고 안 하고 평범한 로 일관하는 바둑이 좋은 바둑이다. 반대의 입장에서 내가 이런 바둑을 만나면 나는 가슴이 답답~~~~~~~해진다. 마치 저벅저벅 다가오는 로마 병정 같은, 상대의 내공을 느낀다.

 

자폭하지 말라 - 한번 어찌어찌 심하게 망했다고 해서 (마음이 끓어) 자폭하지 않는다. 끓는 마음을 가라앉혀라.

(그리고) 기다려라. - 한 번은 반드시 온다. 기회가.

격동당하지 말라 - 상대의 妄動 手에 끓지 마라. 상대의 강력함 앞에서 불안해하지 마라. 돌 놓는 템포를 내가 주도하도록 애써라, 가능한 한 엇박자로. 그리하여 (보이지는 않지만) 상대를 격동시켜라.

 

상대가 인사를 하면 인사성도 밝으십니다’, 상대가 인사를 안 하면 인사할 줄 모르는 놈이구나’. 그뿐이다. 내가 졌을 때도, ‘잘 두었습니다’. 그저 바둑 한 판일 뿐이다.

 

술 먹고 두지 마라. 두통 온다. 몸이 아픈데 불구하고 지금 굳이 바둑 두고 싶다?, 두어라. 바둑은 신기하게도 통증에 효험이 있다.

 

같은 상대에게 앉은 자리에서 두판, 세판, 네판 연달아 졌다. 이때 내 고요한 水面波紋(파문)이 일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려라. 그러면 이번 판에 나도 이길 수 있다.

 

(책에서야 극찬한다지만) 두터운 꼬부림의 유혹에 조심하라. 의외로 실속 없는 경우가 있다.

 

○'매 수 아홉에 두는 짓' 마라. 그런다고 승률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두는 상대와는 딱 그 한판만 두고 말아라.

불가피하게 내가 장고할 때엔, 내가 이렇게 두면 상대가 어떻게 나올까를 두 가지 정도 미리 예상하라. 그리고 예상수에 대한 대응수도 미리 봐 두어라. 그 수는 노타임으로 두어라. 상대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켜라.

 

203~10303, 이 범위 내에서 걸리는 대로 둔다. 20초는 속기 연마에 그만이고, 10분짜린 느긋하게 즐기기에 좋다.

 

200, 300.. 이런 사람을 만났다. (망했다ㅜㅜ..) 하지만 도망가지 않는다. 오늘 日辰(일진)은 내가 捕食(포식)당하는 날이거니...나를 잡숫고 얼릉 九당 가버리쇼. (근데 아마 한 판도 못 이겨봤지?..)

 

초반에 외/고목을 둔다. 숨도 안 쉬고 걸쳐간다. 괜찮은 함정수 있다면 한 수 배워봅시다래.

몇 년 전 어느 날에, 중국6단을 만났는데,
이 친구가 흑1을 외목에, 난 숨도 안 쉬고 걸쳐갔다
다음 판 돌을 바꿔 내가 흑1로 외목에, 쩝 걸쳐오지 않더라.
다음 판, 돌을 바꿔 저넘이 흑1로 또 외목, 난 또 숨도 안 쉬고 걸쳐가고,
돌 바꿔 내가 흑1..
돌 바꿔 저넘이 흑1...

이런 식으로 다섯 판을 두었나? 여섯 판을 두었나..
징그런 넘. 한번쯤은 그래 너도 함 해봐라베풀 법도 하건만.

 

모르는 길은 가지 않는다. 예를 들어 큰눈사태, 이거 모른다고 승률에 0.1%의 영향도 없다. 난 프로가 아니므로.

 

●대국 신청 중인데 그 2~3초 상관을 못 견디고 나가버리는 사람, 밉다.  - 조루나 되어버려라.


○30분에 60초 신청해오는 사람(의외로 중국인 중에 많다.) -뭐여? 이틀걸이 하자는 거여?


이기든 지든 한 판만 둬야지 맘먹었으면 이기든 지든 한 판만 둔다
. (그런데 이거 지키기가 젤로 힘들다.)






●○
(다음은 우리 블로그에 이미 소개된 내용이지만) 읽을수록 감탄하게 되는...

수업에는 正邪(정사) 두 가지가 있다. 바른 길을 지향하면 진보하고 삿된 길을 뜻하면 후퇴한다. 삿된 길이란 욕심이 강한 것을 말한다. 욕심이란 안 보이는 수를 굳이 찾아내려 시간을 끄는 것이다. 모르는 수는 생각해도 여간해서는 보이지 않는 법. 따라서 둘수록 후퇴한다. 바른 길이란 욕심이 크지 않음을 말한다. 그 방법은 빨리 두되 바둑의 ()을 잊지 않는데 있다. 빠르면 욕심이 생길 여지가 없다. 욕심 생길 여지가 없으면 수법은 좋아져 차츰 진보한다. 바른 길로 나아가면 진보도 쉬운 것이다.” -丈和(죠와) 名人(1787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