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쨌거나 이기려는 마음으로 둔다. 시간 때우려는 바둑은 바둑이 아니다.
○승리를 탐하지도, 패배를 두려워하지도 말아라. 둘 다 근육을 경직시킨다.
貪勝弱手 懼敗過手 탐승약수 구패과수 -승리하고자 하는 마음이 지나칠 때 약한 수, 패배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지나칠 때 과한 수. 그리하여 맥없이 진 판/응징당하여 진 판이 수백 판이었다.
이기고 싶을수록, ‘까짓 거 지면 지는 거지, 바둑 한판일 뿐인데 뭘’ 이런 식으로, 두고 싶은 데 두어야 한다.
過手 弱手 없고, 쉽게 쉽게 툭 툭, 웬만해선 장고 안 하고 평범한 手로 일관하는 바둑이 좋은 바둑이다. 반대의 입장에서 내가 이런 바둑을 만나면 나는 가슴이 답답~~~~~~~해진다. 마치 저벅저벅 다가오는 로마 병정 같은, 상대의 내공을 느낀다.
●자폭하지 말라 - 한번 어찌어찌 심하게 망했다고 해서 (마음이 끓어) 자폭하지 않는다. 끓는 마음을 가라앉혀라.
●(그리고) 기다려라. - 한 번은 반드시 온다. 기회가.
●격동당하지 말라 - 상대의 妄動 手에 끓지 마라. 상대의 강력함 앞에서 불안해하지 마라. 돌 놓는 템포를 내가 주도하도록 애써라, 가능한 한 엇박자로. 그리하여 (보이지는 않지만) 상대를 격동시켜라.
○상대가 인사를 하면 ‘인사성도 밝으십니다’, 상대가 인사를 안 하면 ‘인사할 줄 모르는 놈이구나’. 그뿐이다. 내가 졌을 때도, ‘잘 두었습니다’. 그저 바둑 한 판일 뿐이다.
●술 먹고 두지 마라. 두통 온다. 몸이 아픈데 불구하고 지금 굳이 바둑 두고 싶다?, 두어라. 바둑은 신기하게도 통증에 효험이 있다.
○같은 상대에게 앉은 자리에서 두판, 세판, 네판 연달아 졌다. 이때 내 고요한 水面에 波紋(파문)이 일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려라. 그러면 이번 판에 나도 이길 수 있다.
●(책에서야 극찬한다지만) 두터운 꼬부림의 유혹에 조심하라. 의외로 실속 없는 경우가 있다.
○'매 수 아홉에 두는 짓' 마라. 그런다고 승률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두는 상대와는 딱 그 한판만 두고 말아라.
불가피하게 내가 장고할 때엔, 내가 이렇게 두면 상대가 어떻게 나올까를 두 가지 정도 미리 예상하라. 그리고 예상수에 대한 대응수도 미리 봐 두어라. 그 수는 노타임으로 두어라. 상대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켜라.
●20초3회 ~10분30초3회, 이 범위 내에서 걸리는 대로 둔다. 20초는 속기 연마에 그만이고, 10분짜린 느긋하게 즐기기에 좋다.
○20승0패, 30승0패.. 이런 사람을 만났다. (망했다ㅜㅜ..) 하지만 도망가지 않는다. 오늘 日辰(일진)은 내가 捕食(포식)당하는 날이거니...나를 잡숫고 얼릉 九당 가버리쇼. (근데 아마 한 판도 못 이겨봤지?..)
●초반에 외/고목을 둔다. 숨도 안 쉬고 걸쳐간다. 괜찮은 함정수 있다면 한 수 배워봅시다래.
몇 년 전 어느 날에, 중국6단을 만났는데,
이 친구가 흑1을 외목에, 난 숨도 안 쉬고 걸쳐갔다.
다음 판 돌을 바꿔 내가 흑1로 외목에, 쩝 걸쳐오지 않더라.
다음 판, 돌을 바꿔 저넘이 흑1로 또 외목, 난 또 숨도 안 쉬고 걸쳐가고,
돌 바꿔 내가 흑1로..
돌 바꿔 저넘이 흑1로...
이런 식으로 다섯 판을 두었나? 여섯 판을 두었나..
징그런 넘. 한번쯤은 ‘그래 너도 함 해봐라’ 베풀 법도 하건만.
○모르는 길은 가지 않는다. 예를 들어 큰눈사태, 이거 모른다고 승률에 0.1%의 영향도 없다. 난 프로가 아니므로.
●대국 신청 중인데 그 2~3초 상관을 못 견디고 나가버리는 사람, 밉다. - 조루나 되어버려라.
○30분에 60초 신청해오는 사람(의외로 중국인 중에 많다.) -뭐여? 이틀걸이 하자는 거여?
●이기든 지든 한 판만 둬야지 맘먹었으면 이기든 지든 한 판만 둔다. (그런데 이거 지키기가 젤로 힘들다.)
●○
(다음은 우리 블로그에 이미 소개된 내용이지만) 읽을수록 감탄하게 되는...
“수업에는 正邪(정사) 두 가지가 있다. 바른 길을 지향하면 진보하고 삿된 길을 뜻하면 후퇴한다. 삿된 길이란 욕심이 강한 것을 말한다. 욕심이란 안 보이는 수를 굳이 찾아내려 시간을 끄는 것이다. 모르는 수는 생각해도 여간해서는 보이지 않는 법. 따라서 둘수록 후퇴한다. 바른 길이란 욕심이 크지 않음을 말한다. 그 방법은 빨리 두되 바둑의 脈(맥)을 잊지 않는데 있다. 빠르면 욕심이 생길 여지가 없다. 욕심 생길 여지가 없으면 수법은 좋아져 차츰 진보한다. 바른 길로 나아가면 진보도 쉬운 것이다.” -丈和(죠와) 名人(1787∼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