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力운동회) 羨望(선망)의 對象 ‘바둑계 俠侶’
출처 :☞徐東海(서동해) 新民석간(新民晩報) 2011.11.18
***俠侶(협려) ;의기로울俠 짝侶, 金庸(김용) 作 소설 「神雕협려」(귀신神신 수리雕조)에서 딴 것임. 애정무협의 최고봉인, 이 소설에선 俠侶 한 쌍이 주인공이고, 조연이지만 긴요한 역할을 맡은 이(?)가 한 쌍의 수리이다.
이번 智力운동회 대회장에선 사람들이 부러워마지 않는 ‘바둑계 협려’가 언제나 눈에 띈다. 혹 나란히 전투에 나서든, 혹 각자 직무를 맡아 바쁘든, 그들의 짙은 애정을 과시함에 어느 쌍이든 예외가 없다. 주변 사람들은 오직 감탄하고 오직 ‘선망 원앙 不선망 신선’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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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망 원앙 不선망 신선 :只羨鴛鴦不羨仙(지선원앙불선선) -평생을 함께 하며 함께 늙어가는 원앙을 부러워할 뿐, 내가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天上의 신선도 부럽지 않다.
영화 「倩女幽魂」(천녀유혼;예쁠倩천, 그윽할幽유) 삽입곡의 노랫말이라 함.
江鑄久芮乃偉(강주구예내위) ‘달콤한 二人舞(이인무)’
예내위로부터 4,5미터 떨어진 곳에 선 강주구, 소중한 외눈반사사진기를 들고서 아내의 일거수일투족을 쉴 새 없이 찍는다. 만약, 智力운동회 바둑 대회장에서 제일로 눈길을 잡아끄는 부부의 순위를 매긴다면, 틀림없이 강주구예내위 이 ‘18단’ 조합이 1등으로 뽑힐 것이다. 이렇게 큰 대회장을 강주구는 하루에 거의 열 몇 바퀴를 도는데, 몇몇 후배들 바둑을 보는 것 외, 그의 최대 초점은 역시 아내에게로 향한다.
한편으론 촬영기사, 한편으로 후방사령관, 거기다 대변인까지, 강주구 자신의 말을 빌리자면, 이번 智力운동회는 완전 예내위를 위한 서비스이다. 48세의 에내위로 말하자면 일주일 남짓에 열 몇 판의 바둑을 두어야 하니, 그 强度(강도)는 정말 엄청나다 하겠는데, 설령 견식 풍부한 강주구이지만 역시 아내의 몸 생각에 안쓰럽다. “이런 식으로 시합을 두는 건 역시 그녀를 몹시 지치게 합니다. 하루 대여섯 시간밖에 못 자니 확실히 힘듭니다.”(대회 시작 후) 어느 날이 되자 강주구는 호텔 부근에 按摩(안마)가게를 찾고서야 한시름 놓았다. “매일 안마를 받을 때마다 많이 좋아집니다.”
함께 풍상을 겪으며 함께 손잡고 살아온, 오늘날의 예내위와 강주구의 精(정)은 따스하며 달콤하다. 솔직하며 진실한 두 사람, 늘 상대방의 작은 몸짓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또한 시시때때 속닥속닥 열심히 토론하곤 한다. (대회) 현장 사람들이 어찌 이렇게 감탄하지 않겠는가, “이 부부는 정말 정이 깊다. 마치 신혼 같다.”
常昊張璇(상호장선) 神雕俠侶(신조협려)
상호가 몸을 일으키더니 십여 미터 밖의 바둑을 슬쩍 주시한다. 거기엔 장선이 어린 棋士와 한창 격전 중이다. 智力운동회 바둑 대회장에서 어제 이런 따스한 장면이 출현했다. 한 쌍 부부가 대회장내에서 나란히 전투 중, 바로 바둑계에서 그 이름도 유명한 부부, 상호와 장선이었다.
설령 그 명성과 실력에 말이 필요 없는 장선이지만 이번에는 상해(上海)팀의 후보일 뿐이었다. 어제 오전에 예내위와 唐奕(당혁)이 일치감치 상해팀의 여자단체 우승을 결정지은 후, 오후의 마지막 판에야 장선이 출전할 기회가 처음으로 왔다. 자신보다 족히 서른 살은 어린 상대를 만나, 장선은 약간 난처해보였다. “출전 기회가 올 줄은 생각 못 했어요.” 사실상, 이번 智力운동회에서 장선의 주요 임무는 단체전 후보로 뛰는 것 말고는 바로 상호를 수행하는 것이다. “ 평소에 신경 쓰는 건 당연지사고 그 외 일도 얘기할 수 있는 거지요.”
갑조리그 전적이 신통치 못한 바람에 (요즘) 상호는 적지 않은 압박감에 시달린다.(상호가 소속한 상해팀은 현재 순위가 뒤에서 2등인가 그렇다. 상해팀이 乙조 강등될 확률, 甲조에 살아남을 확률은 반반 ;譯註) 이번 智力운동회에서 상호는 5연승 후에 3연패를 당했다. 어제 鄔光亞(우광아)에게 고전 끝에 지고, 복기를 끝낸 후의 상호는 괴로운 표정이었다. 장선은 (자기 바둑을) 이긴 후에 말없이 남편에게 다가갔다. 띄엄띄엄 몇 마디 나눈 후 상호의 얼굴 표정은 벌써 ‘흐린 후 맑음’이었다. 이들 신조협려 같은 바둑계 짝궁으로 말하자면, 이러한 장면은 이미 셀 수 없이 많았던 바, 福(복)은 같이 누리고 근심걱정은 함께 나눌지니.
趙國榮牛力力(조국영우력력) 견우직녀
‘장선과 두는 어린애가 어찌나 작은지, 마치 딸 같네.’어제 바둑 대회장에서 많은 사람들은 장선과 마주 앉아 두는 어린 棋士를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趙曄(조엽)이라는 이 어린 棋士는 디게 쬐그만 것이 안경을 끼었는데, 그 모습이 영락없이 초등학생 모습이었다. (근데) 누가 알 수 있을까, 그녀의 來歷(내력)이 절대 간단치 않음을. 아버지 조국영은 (중국)장기 특급 大사부요, 어머니 우력력은 바둑 五단이란 사실을.
이번 智力운동회에서 조국영은 흑룡강팀을 대표하여 장기 대회에 참가하였고, 우력력은 바둑팀 단장이다. 조국영은 틈만 나면 바둑 대회장으로 달려왔다. “평소에 그는 딸과 같이 있는 경우가 드물어요. 이번에 智力운동회에 온 가족이 참가하였는데 다 모이기가 쉽지 않아요. 때문에 틈만 나면 와서 보려고 합니다.” 남편의 바둑 대회장 (뻔질난) ‘마실’에 대한 우력력의 해석이다. 어제 바둑을 패배한 후에 조엽은 장선 아줌마의 평가와 설명을 들으며 쉴새없이 고개를 끄덕끄덕, 옆의 우력력은 퍽이나 만족해보였다.
***마실 :(시간이 넉넉하여) 친숙한 남의 집이나 가게 등에 잠시 다니러 가서 얘기 등 하며 놀다. ex)어제 철이네 집에 밤마실 가서 놀았다.
조국영의 아내 말고도, 우력력의 또 다른 신분은 바둑계에서 상당히 유명한데, 바로 바둑 大사부 吳淸源(오청원)의 비서이다. 일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조국영이 아내를 대면하는 시간은 충분치 못하다. 그리하여 바둑계 ‘견우직녀’라 불린다. 사정이 이렇긴 하지만 부부간의 정은 퍽이나 좋다.
記者 徐海東(서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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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면 충분합니다. -베르나데트 수비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