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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甲의 자리가 넘어갔습니다


9명의 세계챔피언을 포함한 중국15强에게 2년 동안 안정적으로 2:1의 승률을 기록 중이고,

이세돌의 맞수인 고력(古力)에겐 6판 전승이라면,

만약에 제 전 재산 5백원을 걸어야 한다면, 누가 날 때린다 해도 이세돌에게 걸기가 어렵죠. , 결과는 어느 정도 각오했기에 큰 충격은 없는데, 이렇게 힘도 못쓸 줄은... 이게 좀 충격이긴 합니다.


이세돌의 초반은 정상 컨디션이었는데^^ , 두 판 다 50수 무렵에 이미 판이 나빠졌죠. 그거까진 익숙한 모습인데, 문제는 -전성기 때와 달라진 건- 그 이후에 전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오히려 계속 밀리는 모습이었다는 거죠. 이세돌 특유의 기백 어린 중반전이 아니었어요. 부담이 컸나 봅니다.


가결(柯潔)의 중반전이 그만큼 강하다는 말도 되긴 하지만, 판을 잘못 짜놓으면 설령 중반전 역량이 대등하다 해도 중반전에서 뭔 득을 보기가 어렵겠죠이래저래 결국 계가 가기가 힘들 지경이 돼버렸죠.

이번 3번기를 보고 느낀 건, 이세돌이 앞으로 초반을 바로잡지 않는 한 설령 앞으로 더 만난다 해도 숫제 고력처럼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겁니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세돌과 박정환 판을 해설하는 한국 해설자들은 자기 의견 開陳(개진)을 극히 삼갑니다. 이건, 의 잘잘못을 판가름하고 대안을 제시할 실력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上手를 지적한다는 그 행위 자체에 대한 부담을 갖기 때문이겠죠. 그럴 필요 없는데...

의견 開陳에 가장 적극적이어서 제가 제일로 치는 해설가(목진석)조차 ,판에선 그런 모습이 좀 있죠.


그래서 ,판에서 지금 이 순간 수순이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해설자가 설령 자기 나름의 의심이 있어도 그걸 명시적으로 지적을 안 합니다.

그냥 이러 이러한 뜻에서 이렇게 두는 갑다식으로 봉황의 뜻을 해석하는 참새처럼 바싹 낮은 자세를 취하죠.


그러곤 어느 순간 판이 나빠져버린 후에야 아까 저 수가 문제였던 거 같애요뒷북 해설을 하죠. 이거의 가장 큰 문제는 현장감 상실입니다. 축구로 치면 골 들어갈 때 가만 있다가 골 다 들어가고 다시보기 나올 때 꼴!!!!!!! 소리치는 거 하고 똑 같죠.


말하자면 해설가로서 안전한 해설을 하겠다는 건데, 안전하긴 한데 죽은 해설이죠. 그게 머에요.

강동윤이 그랬잖습니까. ‘해설은 배짱이다’, 정말 명언입니다.

 

흑을 잡은 첫판에선 하변 백의 붙임(42)에 일련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잠깐 접전 후에 바로 바둑이 나빠졌죠.

백번인 두 번째 판에선 우변, 백 한 점 탈출은 탈출인데 두칸이 아닌 무거운 한칸(26), 뛰고 뛰고 흑이 들여다봐올 때 순순히 이어줬다간 더 무거워지니 변화 모색했는데 바둑이 바로 나빠졌죠. 근본적인 문제는 한칸 뜀이 무거웠다는 겁니다.

 

한창때였을 때도 자주 초반에 나빠졌긴 하지만 그때는 뭔가 적극적인 모색 중에 삐끗해서 나빠진다면, 어제 그제 두 판은 뭔가 경직돼 피동적인 모습 끝에 판이 나빠졌다는 거, 이것도 차이이긴 하네요.

이건 적극적인 運石(운석)으로 상대를 그렇게 만든 가결 칭찬도 맞고 이세돌 본인의 부담감도 맞다, 두 가지 측면이 다 있다고 봐야 할 듯싶네요.

 

아마추어 하수가^^ ... 객쩍은 소린 줄이고, 요점은 이세돌의 초반이 발전이 없다면 앞으로도 힘들다는 겁니다.

다 늙어서 무슨 발전이냐 하겠지만, 의지가 있으면 되죠. 조훈현이 보여줬고, 이창호도 그런 시도를 했듯이.

 

75년생이 93년에 (이미 스승을 넘어서긴 했지만) 조치훈을 맞아 스코어는 3:0(동양증권배)으로 이겼지만 내용은 좀 밀렸죠. , 본격적으로 세계1인자 위용을 보이기 시작한 건 만 나이 21살인 96년이었습니다.

2015년에, 97년생이 75년생보다 3년이나 이르게 세계1인자 위용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끝까지 다 가봐야 확인되겠습니다만, 96년의 이창호보다 2015년의 가결(柯潔)이 더 압도적일 가능성도 마냥 일축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만큼 무섭습니다. 이제 생애 세계대회 5관왕 정도는 거의 확실해졌고, 박정환의 견제 여부에 따라 고력의 8관왕, 이세돌의 14관왕도 확률 범위 안에 있다고 봅니다. 최악의 경우는 말하기도 싫네요.

세계대회 없앱시다

 

1989년 이래 대략 25년 동안 은 한국 棋士 몫이었죠. 李 曺 李이었고, 2005년 이후에 고력과 맞수였고 공동집정관이었지만 그래도 카이사르는 이세돌이었습니다. 그리고 짧은 기간 동안 박정환이 잠정적으로 이었습니다.

매우 속이 상하지만 이제부터는 가결이 임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해서 앞으론 박정환이 도전하는 모양새가 되겠죠.


천재 출현하면 균형 깨진다유빈(兪斌) 총감독의 말, 그 숨은 의미는 가결이 바로 천재다바로 그런 의도였겠다 말하면 억지 해석일까요?

항상 절제된 말을 하는 사람이긴 한데, 설령 발언자 본인이 아니라고 부정해도 상황은 급박하게 그렇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삼성배 8강전 직후 박정환을 깐 사예(謝銳) 기자는 조만간 신이 나서 승리선언서을 쓰겠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테고. 이후 세월 죽 기고만장......

 

솔직한 생각으로 중장기 세월 지속적으로 가결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棋士는 박정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요건,여타 棋士에 전반적으로 우세해야 하고 가결과 나이 차이가 너무 나면 안 되는데, 여기에 들어맞는 棋士한국은 물론이고 중국에서도 안 보이죠.


가결과의 상대전적도 좋고 氣質(기질) 측면에서도 독특한 特長(특장)을 가진 당위성(唐韋星)? 930115가 나이는 좋지만(박정환과 동갑), 문제는 기복이 심해서 여타 棋士에 전반적으로 우세한 모습 결여.

外柔內剛(외유내강) 시월(時越)? 상대전적도 웬만하고 나머지 한 요건도 어느 정도는 만족시키는데, 좀 늙었죠(91년생).

쌀밥(Mi/Fan) 두 사람? 나이는 누구보다도 나은 조건인데(96) 문제는 너무나 평범한 일류, 현재까지는요.


氣質(기질)技術(기술),

뛰어난 技術을 지닌 박정환의 氣質적 유약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진부한 이야기지만 그 옛날 한상대 씨의 권유로 세계여행을 행한 서봉수, 침체에 빠졌을 때 해결방법의 하나로 스포츠심리 전문가 하비 도프만을 찾아간 박찬호, 박정환이 참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렇고,

곧 있을 대결에서는 박영훈에게 일단 기대가 큽니다. 저는 원래부터 이세돌보다 박영훈에게 더 걸었죠.


올해 가결의 희한한 모습 하나, 흑과 백의 승률이 작년보다 괴리가 더 커졌습니다. 올해 중국15强에게 19:9패인데 백으로 13:1, 흑으로 6:8입니다. 돌가르기에서 만약에 박영훈이 백을 잡기까지 한다면, 박영훈에게 5백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