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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51216 니네들, 점심 먹고 뭐했어?

 

A. LG배가 점심감독관 제도 시행이 2007년부터였던가?...

그 이유야 물론, 점심시간에 중국 棋士들이 무슨무슨... 이거 때문이었는데, 이와 관련한 현장記事로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것이,


B. 당사자는 이세돌과 고력(古力)이었다. 2005 LG배 4강에서 둘이 만났는데, 事後에 이세돌이 하는 말이, 오래 전에 본 記事라 정확한 표현은 기억이 안 나고, 하튼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점심시간 지난 뒤 오후대국에서 고력이 그 어려운 국면을 척척,..더할 수 없이 잘 두더라. 점심시간에 뭔가 있었다는 느낌이다.’


C. 이번 2010 삼성배에서 근래 보기 드물게 한국 기사가 많이 이겼다. 이에, ‘점심시간을 없앤 덕분이다’는 얘기가 한국팬들 사이에서 많이 나왔다.


D. 오늘 記事검색을 좀 해보니, 유창혁은 심지어 ‘세계대회의 흐름을 보면 대개 점심시간이 있는 대회에서는 중국 기사들이 우승하고 없는 대회에서는 우리 기사들이 우승합니다.' 이런 말까지 했던 모양. (점심시간제 有無와 우승국의 상관관계, 그러나 유창혁의 이 말은 사실관계가 맞지 않다. 확인해보면 알 일.)

어떻든 간에 유창혁의 말로 미루어 보면, ‘점심훈수’를 의식하고 있는 한국 棋士가 유창혁 혼자만은 아니겠군 하는 생각이 든다.


E. 이런 일도 있었다. 이창호 9단은 호텔에서 식사했다. 치우쥔은 중국기원 일행과 먹었다. 한편 점심시간 훈수방지를 위해 한중 양측 기원 간 점심시간에 서로의 인원을 보내자는 이야기가 잠깐 나왔으나 양 대국자 모두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2009.11.05 「이창호 1:2로 패」 사이버오로 최병준 기자, 중국 上海에서-






묘한 時點(시점)에 묘한 ‘자백’이 나왔다.


요즘도 하는지 모르겠는데 바둑TV에서 박치문 씨와 프로기사(예를 들어 양재호)가 공동진행하던, 「명승부열전」이라고 있었다. 이것과 비슷한 설정의 비슷한 프로그램이 중국에도 있는 모양. 즉,


중국 방송,「天元바둑」은 매주 「銘心棋局 徐瑩약속」이라는 프로그램을 매주 방송한다고 한다. 여기서‘銘心棋局(명심기국)’은 ‘명심된(기억 속에 새겨진) 바둑’정도의 의미. 진행자인 徐瑩(서영)은 한국팬들에게도 간간이 알려진 여성 기사.


「銘心棋局 徐瑩약속」은 유명 棋士 한 사람을 초청하여, 그 棋士의 ‘가장 잊혀지지 않는 바둑’을, 해당 棋士 스스로의 해설과 함께 (수순을) 재현하는데, 바둑계 역사, 당시의 배경, 당시의 소감 등을 곁들여가며 이야기를 풀어간다고 한다.


소개하는 내용은 이 「銘心棋局 徐瑩약속」을 본 중국 어느 바둑팬이 중국 유명 바둑 사이트에 올린 글.


글쓴이는 1,2,번호를 매겨가며 각 편을 본 감상을 적는데, 그 중 5번이 소개하는 내용이다.


별 건 아니지만 먼저 부터 읽어두고.


 

捉放曹(착방조)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에서 땄음. 董卓(동탁)을 죽이려다 실패하고 도망 길에 오른 曹操(조조)와, 이 조조란 놈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그 사정을 알고 도우려던 지방 관리 陳宮(진궁) 사이에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참혹한 事緣을 대본으로 하여 京劇(경극)化. 진궁의 淸高한 마음씨와 조조의 간악성이 잘 드러났다는 평. (여기서 捉은 잡다, 放은 놓아주다란 의미. 바둑의 밀고당기기를 생각하면 된다.)


이제 중국 棋友의 글로..
  '譯註'라 붙이지 않은 괄호는 원 필자가 쓴 것임.

 


바둑계 내막을 파헤친다「徐瑩약속」,  羅洗河:최철한 戰

                                 -tom.com 棋友논단  亞龍哥 씀-


(도입부 및 1.~4. 생략)


5.지지난 주는 羅였고, 바둑은 棋友들이 다들 아는‘捉放曹’였다. 지난 주 일요일도 라세하였다. 바둑은 神猪(신저, 돼지 저, 라세하를 말함 ;譯註) 불후의 명국인, 삼성배 준결승 崔노인과의 ‘삼패빅을 마다하다’이야기였다. 당시 나는 인터넷 중계로 보았더랬는데, 지금 보아도 역시 ‘亂’, 정말 뒤죽박죽으로 어지러움 그 자체였다. 엄청 빨리 두면서 끊임없이 전투가 벌어졌는데, 점심 휴식 전에 이미 절반 이상이 두어질 정도였다. 최후의 초점은 작은돼지(小猪, 라세하의 별칭 ;譯註)의 백 대마가 사느냐 죽느냐. 살면 승리, 죽으면 패배(대마의 알수가 무려 오십 여 개).


이번에는 당사자 작은돼지 자신이 폭로했다. 이하는 작은돼지의 말이다. 당시 한국까지 따라간 프로들은 많지 않았다. 점심휴식 때에 邵煒剛(소위강)과 자신, 두 사람이 대마의 사활을 ‘연구’(프로그램 중의 표현)했다, 결과 대마는 분명히 살 수 있다는 결론이었으며, 어떻게 사느냐 하는 수순까지 충분히 연구했다.
오후 대국이 속개되었고, 崔노인은 그들이 예상한 수를 두었다 그런데 바둑이 너무 복잡하여 작은돼지에게 갑자기 다른 변화 하나가 보였고, 작은돼지는 점심시간의 연구가 과연 완전한 정도까지 충분했는지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거기서 다른 길로 갔고 결국 삼패빅 모양이 나타났다.(프로그램 중에서 羅는, 그래도 소위강과 연구했던 그대로 두었더라면 역시 대마는 완생이었으며, 삼패빅이 아예 필요없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羅는 이미 삼패빅을 마다하는 변화를 확실히 읽고 있었다. 백(羅)은 우변에서 패감을 구했는데, 만약 崔노인이 패감의 가치가 커지지 않도록 제대로 응수한다면 백은 和局(삼패빅)을 만들 예정이었고, 만약 崔가 잘못된 응수를 한다면 삼패빅을 마다하고 수상전으로 갈 예정이었다.(백은 실리로 크게 앞섰으므로 대마를 죽여도 다른 곳에서 보상을 얻는다면 바둑을 이길 수 있었다.)
그러나 불쌍한 崔노인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가능성을 생각조차 못한 상태였고, 별 생각 없이 응수하여 상당한 손해를 보았다. 결국 작은돼지는 和局을 마다하고 名局을 이뤄냈다. 羅는 또, 대국실이 검토실과 그리 멀지 않았기에, 그들의 실전이 두어진 후에 검토실로부터 경악에 찬 高聲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즉, 이 시점 점심시간의 제도 개선은 일리가 있다는 얘기.


 

여기까지가 중국 棋友의 글이다. 해당 글에 중국 독자들은 깊은 관심을 보였다. 즉, 논단 글 목록의 해당 페이지에서 두 번째로 많은 4만이 넘는 조회수, 이와 함께 88개의 댓글이 달렸다.


앞서, 이 글은 1~5번이 있고, 라세하 부분은 그중 5번이라고 했다. 댓글의 반응은 대부분 이 5번에 관한 것으로서(저들도 좀 놀랐을 듯, 훔), 중국팬들은 대체로 이 ‘점심훈수’라는 것의 존재를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물론 부정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90개 근처의 댓글 중 가장 인상적인 것 하나 ^^


‘라세하, 棋院기밀을 폭로하다니. 罰(벌)로 심양에 보내 사아룡이랑 바둑 두게 해버렷!’

(謝亞龍(사아룡)이란 사람은 前 중국축구협회 부주석으로서, 중국에서 目下 진행 중인 ‘反도박축구 2차 폭풍’에 휘말려, 심양에 있는 유치장에 수감/조사 중이다. 그나저나 棋院기밀이라기보다 군사기밀이다. 씨바.)



F. 내 感想은, 原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 프로그램을 본 사람의 글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본적인 신빙성은 있다 생각된다. 묘사가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棋譜)과 전적으로 부합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이라 함은, 그날 점심 때에 이넘들 둘이 머리를 맞대고 대마 사활 '연구'를 했다. 이랜 씨바..


G. 우리 국내대회에서 저런 일이 있었고 그것이 탄로났다 가정하자. 그럼 당연히 제명감이다. 휴~


H. 라세하는, 저걸 자랑이라고 하고 자빠졌는지, 아니면‘참회’라고 하고 앉았는지.. 흥 그럴 리가.. 하튼 희한한 친구다. 한국과 중국의 바둑 토양 차이는 그렇게 크구나. 씨바.


I.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해서 바둑을 蘭柯(난가)라고 한다마는,

라세하와 소위강 둘이서 했다는 대마사활 연구는,.. 


'써글' 바둑이다.


J. 羅는, 최철한을 이기고, 결승에 가서 이창호까지 이겼다. 불과 두어 달 후의 일. 당시 감독인 마효춘이 밀착 동행했는데, 이거 또 참.. 보소 당신네들. 점심시간에 뭐 했수? 밥만 먹었수? 씨바.


K. 나는 그럼에도 불구, 이런 일이 중국 棋士들 사이에 만연된 현상이라고 간단히 결론내릴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


L. 그거이 어떻든 간에, 문제 素地(소지) 全部를 원천 차단한 '점심시간 폐지' 조치는 매우 깔끔한 조치라 생각된다. 환영한다.
ㅋㅋ 하튼 대에고 이것저것 고치다 보니 얻어걸리는 거이 많다. 2패탈락제도 좋았고. 16강전도 2패탈락제로 하면? 난 대찬성이다.



참고 :다음 그림은 崔:羅 실전이다. 삼성배 준결승 제3국 2005.12.16

- 그림이 흐리면 그림에 손바닥 대고 딸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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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1로 5자리에 두면 삼패빅이다.(3은 6 上 패때림)

백(라세하)은 事前작업으로 우변 패감을 한껏 키워놓은 다음, 삼패빅을 마다하고 단패로 들어갔다. 이건 잘 뒀다. 써글바둑이지만...  씨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