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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60211 지독한 반집의 명국-강원랜드 배 5국 (안조영)


지독한 반집의 명국-강원랜드 배 5국


1.쎈돌,꽈당하다


약애,약애..


홍성지? 누구지? 새로 나온 ji sung인가?

김동엽?아니 대체 이 양반을 살려 남긴 조는, 그 조 멤버들은...

조국수!.....헐

안조영...이건 이건 다행인 거시냐,  아닌 거시냐...



그랬다.

<강원랜드배 한중 바둑대전> 대표선수가 일 착 이 착 정해지고 선수단  총 면모가 드러나는 순간,

내가 가진 느낌이 그랬다.


양李가 빠지지 않았고

거기다 무한 승발전 방식(최강자 능력극대화 방식이다)

이라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최박송이 다 빠졌으니...

아무래도 ‘약애 약애..’일 수 밖에..


대충 머리를 굴려본 결과 내가 기대한 승수는 이랬다.

양李 합쳐 4승

홍성/안조/김동/조훈 4인 2승(2인당 1승)

미안한, 후 4인에겐 미안하고도 야박한 기대치이겠지만

‘제일감’은 역시 그 정도가 아니었을까. 

그러니 양李는 기본으로 1승,몸 좀 풀리면 2승

그 정도는 해주어야 한다.


大戰은 시작되고...


쎈돌,역시 쎈돌이다.

양말을 다섯 켤레나 사면서(☞김지명의 x파일)

쎈돌다운,쎈돌만의 호기를 숨기지 않았고...

호언대로 수월히 1승은 챙겼으나

그 담 판, 대 천야오예 전에서 그답지 않은 ‘닭짓’ 끝에

요요당기기만큼이나 채기 쉬운 승리를 놓쳐 버리고 만다.


문제의 장면

1,3,5였다면 김국진 버전으로 ‘아줌마 났어요오~’ 할 장면인데

차라리 타이젬 5단이라면 몰라요 몰라 하면서 그리 두었을 장면인데 그만

흑‘A’교환 땜에 예정에 없이 후수를 잡으면서

종반의 필쟁점(우변 호구자리)을 빼앗기고 결국엔 그 좋던 바둑을 지고 만다.



대붕의 날개짓이 닭날개짓이 된 까닭은

5급들이나 저지르는 보리선수를 쎈돌이 ‘뿌지직’한 까닭은

두뇌가 순간적으로 앵꼬(?)가 났거나 아님 헛것이 보였다는 이야기인데...

다 속기유죄일터....

아하 프로도 저런 짓을 하는구나.


그래서 본인 이야기로는 가장 뼈아픈 바둑 세 판(☞김지명의 x파일) 중 한 판이라는데

ㅠㅠ 아아니  그 ‘세 판 중 한 판’이 왜 하필 이 판이냔 말이냐....




2.반집


피말리는 끝내기 후의 승리의 단맛

더구나 반집의 짜릿함은 씨원한 만방과는 또 다른 그것만의 맛이 있다.

이 반집에 맛들인 바둑들은 어떤 바둑일까.


원래부터 전투에 약한 바둑이어서 그리 되었건

한 판 두 판 반집 집반에 맛들여서 그리 되었건

이 바둑들 반집에 맛들인 바둑들은

전투를 전투 그 자체가 아닌

집차지의 연장이자 전(前)끝내기로 보며

전면전은 전후 결과의 불확실성이 크기에 가능한 한 회피하며

전투를 위한 전투, 무한전투가 아닌

허허실실의 전투, 사이트 스텝 성 전투를 즐긴다.

기세의 한 수보다는 실속 있는 한 수를 선호하고

어리숙한 상대로 하여금 허허벌판의 전장에서 한눈팔도록 꼬시는 데 능하며

민감한 후각으로 ‘최후의 큰 곳’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틈만 나면 집부터 센다.

세는데 자주 세기에 형세변화에 민감하고

종국으로 가는 그림,즉 바둑의 마무리 로드맵을 잘 그린다,

즉 결승선을 살짝 먼저 알아채는 눈을 가졌고

그래서 결승선을 향해 살짝 먼저 스퍼트한다.


그러나

기싸움에서 쉬이 꼬랑지 내리거나

긴박한 전투 중 느닷없이 전장이탈을 하거나

결단을 내려야 할 장면에서 우유부단하거나

끝낼 수 있는 장면에서, 끝내야 할 장면에서 모질지 못하는 등의

특장에 맞먹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3.반집의 제왕 안느(Ahn)

 *안느:축구선수안정환의프랑스어발음식애칭,독특한골세레모니로반지의제왕이란별명.얼마전한때프랑스프로축구단 FC메츠에적을둔적이있다.

 

반지,반집,미남,안

                                       

동료기사들이 붙여 준 별명일까.

듣자 하니 프로기사 축구단이 있다던데

‘안느’는 거기서도 스트라이커일까.

‘안느’는 거기서도 골을 넣은 후 반지 세레모니를 할까.

‘안느’는 거기서도 골든골 맛을 보았을까.


어쨌거나  기사의 별명으로선 멋들어진 별명이다.

반집의 제왕!


결승선을 먼저 보는 눈


"초반부터 승리를 확신해서 안전 운행에 중점을 뒀다. 1집반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흑에게 좋은 수가 있어서 반집으로 끝났다."(국후 인텨뷰中, from CyberOrO)


‘확신‘을 입에 올릴 정도이면

단순히 판을 잘 짰다 거나 좋은 바둑이다 정도를 넘어선 수준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 아닌 '반집의 제왕'이 확신했다면

그건 ‘결승선이 보였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어느 시점이 ‘승리를 확신한 초반’일까.

‘남보다 조금 먼저 결승선을 본 시점’이었을까.


장면1(안느의 우유부단?유연한위빙?)

“저같으면 숨도 안쉬고 차단했을 텐데요.“(목九단)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는 숩니다”(유九단)

“아!..”(김지명,우울한 톤으로)

“줸장,우쒸...머야”(어느 하수)


‘안정적,침착하며 형세에 밝고 강한 끝내기‘

안조영에 대한 평가이다.


장면에선

작정하고 위빙 내지 사이드 스텝을 밟은 건지

유리함을 의식,전면전을 회피한 건지 애매하긴 하다.

우유부단에 그야말로 끝낼 장면에서 모질지 못한 장면인지

그만의 안목으로 짧은 훅에 이은 위빙 & 더킹이었는지는 결과가 말해줄 터.




장면1직후(결승선을 보아낸 시점?)

1,2 선수 교환 후 3으로 한 점을 끊어 잡아 둔다.

안느는 이런 식으로 패감을 두터이 해두면

우하귀가 어떻게 결말이 나든

지는 일은 없다고 본 듯하다.

그렇다면 그가 인터뷰에서 말한 ‘승리를 확신한 초반’은 이 순간이 아니었을까.

‘남보다 조금 먼저 결승선을 본 시점’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남들은 아직 불안해하는데 오히려 안전운행으로 들어간 시점이 아니었을까.


장면2(흑의 패착)

그 장면의 정수로 보이는 1은

안느의 닦자모드가 성공되었다는 결과를 놓고 보면

상대의 편한 마무리를 허락했다는 점에서

패착이다.

“1(실전111)은 2(실전112)의 곳으로 움직여서 승부했어야 했다.”(목九단) 


고비

승리를 확신한 당사자가 아닌 자,구경꾼들에겐

몇 번의 고비(로 보이는 순간)가 남아 있었다.

안느가 그닥 어렵지 않게 방어처리한

왕시의 쌍점비수(1), 1선밑붙임(3)의 미기는

사정 모르는 관전자들,비전문가들만 마음 졸이게 했으니

다만 팬서비스였다고는 할 수 있겠다.


4.넉넉한 반집,그러나 지독한 반집


초반에 승리를 확신하고서 안전운행으로 일관

결국 반집을 남겼으니 ‘넉넉한 반집’이긴 하다.

넉넉한 반집이긴 한데...

맞긴 맞는데...


서 너 집 남는 바둑을

한 집 손해 안 볼려다 기어코 사고치고 마는 나는

나는 자꾸 지독한 반집이란 생각이 든다.


한두 집 승부의 긴박한 바둑을

두텁게 두텁게 안전하게 안전하게 두어 기어코 반집을 남긴다는

프로라는 사람들은

중반인지 종반인지 어느 순간 그 반집이 보인다는, 본다는

프로라는 사람들은

참 지독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인간이냐


"초반부터 승리를 확신해서 안전 운행에 중점을 뒀다. 1집반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흑에게 좋은 수가 있어서 반집으로 끝났다."(안느)

“이렇게 두어 이기면 정말 잘 두는 바둑입니다”(목九단)


결승선을 본 순간 먼저 스퍼트

안전으로 일관하면서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골인한 바둑

이 바둑은 기사의 특장이 잘 드러난 안조영의 명국이다. 


“아마 상대가 던지지 말길 바랄지도 모릅니다.”

“이긴 바둑 계가하는 게 즐겁거든요.”(목九단)


그럼

반집 이긴 바둑 계가하는 건 더 즐겁겠네?

그런겨?


아씨 이긴 줄을 알아야 즐겁지.

모르는 우리들은 애간장을 태운다구

지독한 사람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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