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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90608 下.해법 -한국기원에 고함

 

1.상황

2.막내(이세돌)의 미래는?

3.집안(한국바둑)의 미래는?

4.막내스러움 - 안 그런 막내도 많지만

5.부모의 미래는? -부모에게 고하는 말

6.해법




부모의 미래는? -부모에게 고하는 말


적절한 타개책을 마련해내지 못한다, 치킨 게임이 이대로 양상으로 계속된다고 가정해보자. 막내의 미래상, 집안의 미래상은 위에서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막내와 치킨게임을 하자고 드는 부모의 미래상은?


우선 이거부터 말해보자. 재 너머  참깨밭 매는 일을 거부한 막내에게 집행부는 무슨 조치를 취했는가? 아까도 말했지만 직접적인 징계 규정은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정서情緖법이란 게 있고 그 제1조가 괘씸죄다. 오해를 피하기 위하여 말하지만 필자는 「정서법 제1조 괘씸죄」를 전면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적용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과연 사려 깊게 일을 하였나?  현 집행부의 일을 처리하는 능력을 묻고 있을 뿐이다.


어쨌든 부모는 가족회의를 열어 ‘막내에게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를 안건으로 걸어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게 ‘조치’와 ‘징계’ 두 낱말을 둘러싼 안건 회부자(결국 한국기원 집행부가 된다) 측의 무엇인가의‘장난(또는 네다바이)’이 있지 않았는가, 그래서 일부 기사棋士들이 말려들어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는가 하는 의혹까지 있다.


어쨌든 이 과정에서 이세돌은 ‘크게 상심’했다. 막내는 원래 막내스러운 거고 그렇다면 부모는 과연 현명하였나는 이야기.


한국기원은‘규정이 없으나 정서법 제1조 괘씸죄를 적용한 부모의 조치는 정당하다‘라 주장할까? 그렇게 주장하고 싶다면 이제는 아예 가출선언을 해버린 막내의 폭주에 그 「정서법 제1조 괘씸죄」를 초지일관 적용해야 한다.

적용한다 치자. 그 수위는? 막내를 호적에서 파야지 뭐.. 한국기원은 차마 그렇게는 못할 것이다. 못한다. 설마 1개 기전 불참은 징계사안, 모든 기전 불참은 안 징계사안이란 말이 초지일관일까? 지금 와서 초지일관하지 못한다는 말은 일처리가 애초부터 잘못되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막내’를 두고 골머리가 아픈 부모의 심정은 이해가 간다. 지지옥션배에서 했다는 한 총장의 말도 이해는 간다. 내가 이세돌의 막내스러운 정도를 직접 보지 않은 이상 직접 본 당사자의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도 다음 말은 이치에 어긋나지 않는다. 한 총장 눈에 이세돌이 아무리 밉다 해도 이세돌은 바둑계라는 집안의 자랑꺼리이다. 때문에 이세돌이 막 가는 행동을 할 때마다 한 총장 이하 집행부는 일정부분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 왜? 그러라고 그 자리가 있는 거니까. 자리엔 책임이 필수적으로 따르는 거니까.


IMF사태에 YS의 직접적인 책임은 얼마나 될까? 십분의 일? 백분의 일? 그러나 그는 자기 몫 이상의 욕을 먹어야 했고 그것으로 그의 40년 정치역정은 자리매김되는 듯하다. 지금 YS가 국민들에게 어떤 취급을 받는가.. 당사자는 많이 억울하겠지, YS는 아마 말하기를,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 고 항변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말한들 국민들의 평가는 냉정할 수밖에 없다. 왜냐 국민들은 IMF 때문에 고통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상응하는 고통을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 받아야 하나? 


국민이 당한 생활의 고통을 그가 받을까? 아니다. 그는 그의 자리에 수반하는 책임을 짐으로 고통당하여야 한다. 이게 바로 「정서법 제1조 괘씸죄」이다. 간단히 말해 그 때 그 자리에 앉아있음이 그 사람의 불행이다. 각도를 달리해서 말하자면, 수틀리면 제 발등을 찍어버리는 막내를 둔 게 바로 부모 된 자리에 앉은 자의, 죄라면 죄다.


IMF 당시 ‘한국경제의 기초는 튼튼하다’며 안이했던 현실 파악 능력, YS와 당시 정부는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막내의 자폭에 ‘휴직과 징계는 별개이다‘... 말이야 백 번 맞는 말이지만 괘씸한 막내만 눈에 보이고 그 괘씸한 막내의 재능이 못내 아깝고 안타까워하는 팬들과 바둑계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지..

부모 된 자로서 그 본분을 망각한 안이한 현실감각. 깨놓고 말해보자 한총장보다 바둑에 대한 애정이 약하고 세돌에 대한 감정은 더 나쁜 전문경영인이 그 자리에 앉았다 치자. 전문경영인이라면 개인적 감정은 죽이고 바둑에 대한 애정은 살려서 공동체의 비젼을 생각하여, 이를 위한 현명하고 지혜로운 일처리가 무엇인가 고민하지 않겠는가. 그랬다면 일이 이 지경이 되었을까?

‘막내의 가출’도 바둑계에서는 일종의 IMF사태이다. 때문에 「정서법 제1조 괘씸죄」를 한총장도 비켜가지 못한다. 그는 나중에 바둑팬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YS와 달리 한총장은 아직 그가 할 수 있는 여지가, 그것도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이 행운이라면 행운이다.


팬들의 「정서법 제1조 괘씸죄」를 회피하는 길을 말해보자.



1. ‘나도 공부 좀 앴어’,. 부모가 직접 지금부터 열공을 하여 막내의 공백을 메운다. 각종 경시대회에 출전하여 노익장을 과시하며 상을 탄다.


2. 큰형과 작은형을 적극 뒷바라지 하든지, 아니면 좀 주책이지만 오늘밤 당장 합방을 하여 늦둥이를 낳는다. 너만 막내냐? 너 같은 막내 필요 없다고 그래. 그리고 잘 키워서 천재로 만든다. 위 1.보다는 그나마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3. 에구 어쩌다가 저런 걸 낳아 개지고서리...한숨은 나오지만 미워도 내 새끼.. 하고 막내를 잘 어르고 달랜다. 내가 보기엔 아무래도 이 방법이 젤로 쉬운 듯한데...




해법(바로 위의 3.에 해당)


여기서 요점은, 막내는 무엇보다도 제 발등 찍는 짓을 그만두어야 하고 부모는 막내를 그렇게 만들어야한다는 거, 그래야만 집안 건사라는 가장家長 된 자의 도리에 충실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러자니 막내의 기분도 풀어주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부모 된 자의 권위에 금이 지나치게 가서도 안 된다. 결국 막내를 어르고 달래는 수밖에 없다.


방법은 여러가지다. 그 방법은 막내에게 쪼옥~하고 뽀뽀를 해주는 방법..부터 해서 여러가지겠는데...


행위가 괘씸해도 규정에 없는 징계는 안 된다. 징계를 하고 싶다면 규정을 만들어라. (물론 소급적용은 안 된다.) 그러기 이전에 ‘재 너머 참깨밭 매는 일’에 막내도 나오고 싶도록 만들어라. 공부 잘 한다고 특별대우하냐,..형들 누나가 입이 삐죽 나오겠지만 어쨌거나 그들도 공부만은 더욱 열심히 하게 되리라.


학원(중국리그) 뛰어서 번 돈 막내 다 가지라고 해라. 넌 내논 자식이냐..너도 생활비 내 놓으라 말하고 싶으면 재 너머 참깨 밭 매는 일’에 배려를 해 주어라.

그리고 ‘내년부터 학원 일에 동의서 발부 및 계약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내용증명(중국 측에 보낸 공문) 당장 취소하라. 아무리 부모라도 이미 성년인 자식의 대외활동 일체를 관장할 권한은 없다.


바둑저작권 문제, 짐작컨대 얼마 전 한 브랜드 계약(킹스필드와) 때문에 양자 간 모순이 부각되는 모양이다. 근데 이런 건 하찮은 일이라면 하찮은 일이다. 간단히 말하면 바둑저작권 일체를 이세돌이 다 가질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한국기원이 모두 관장하려 해서도 안 된다. 이런 일은 어차피 개별 권리 사안 사안마다 취급이 달라지는 문제. 니껀 니꺼고 내껀 내꺼고.. 만나서 정리하면 된다. 양측의 법률고문이 만나서 정리하면 될 일이다.


위에서 말하기를, ‘천재는 천재 자신의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니 다른 소소한 것들은 좀 잊어도 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어? 긍가.. ’하고 세돌이 맘을 좀 푸근하게 먹어준다 치자.

그래서‘애고 나야 뭐 바둑 밖에 엄찌..’하며 휴직을 철회할 맘이 쬐끔은 생겼다 치자. 꾸기에 달콤한 꿈이긴 한데,..그렇다고 이 꿈이 당장 현실로 되기엔 간단치가 않다.

자리가 있어야 춤도 있는 법이니.. 그 자리를 까는 몫, 여하한 자리를 여하히 깔아주느냐가 바로 한총장 이하 집행부의 능력이 된다.


예를 들어 이렇게 하면 된다. (부모 입장에서 쉽지는 않은 일, 허나 마음을 바꿔먹기만 하면 어렵지도 않은 일.) 자, 다시 가족회의를 연다. 말이란 게 어 다르고 아 다르지 않은가. 그러니 이미 있었던 ‘막내에게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한다’또는‘징계가 필요하다’를 ‘우리 가족은 막내가 꼭 필요하다’로 바꾸면 된다. 못 한다고? 할 수 있다. 사실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명백히 말이다. 이것보다 더한 진실이 어디 있는가? 그게 아니라면 당장 막내를 호적에서 파라.


가족회의에서 ‘우리 가족은 여전히 막내가 필요하다’가 나왔다. 그럼 즉까닥 막내의 기분(자존심)도 풀릴 것이고 시키지 않아도 총알같이 책상 앞에 가 앉을 것이다. 그 때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 더, ‘이것아 승질 좀 죽여, 니 땜에 엄마 아빠가 제 명에 몬 살거따! 이눔아!’

이 때 이세돌은 반드시 말해야 한다. 저도 알아요. 제가 형 누나들이랑 엄마 아빠에게 죄송한 게 많아요.


부모 노릇 하시느라 고생이 많소. 자고로 부모란 거이 다 희생으로 먹구 사는 직업 아니것수.


마지막으로 세돌에게,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그렇게 말해야 하느냐고? 천재는 소소한 것들을 잊어라, 공부노동을 하는 자는 감정노동을 해야 하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말라잖아. 지나 봐, 다 사소한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