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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90707 강동윤, 일약 세계대회 우승


세계 바둑계 현 판도 상 10걸을 그 안에서 층을 구분해보자. 일단 최상층부로서, 결승 정도도 쉽게 가는 3인이 있다(
쎈力창). 다음 층에 버틴 인물들은, 결승 가는 횟수는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그래도 두 차례 이상이고 결정적으로, 남들은 못해본 우승이란 걸 해본 3인이다(상호常昊,박영훈,최철한). 마지막 층 인물들, 이들은 세계대회 8강 정도는 자주 간다. 박문요, 공걸孔杰, 조한승이다. 이들도 물론 4강 진입을 하며, 단 한 번씩들이지만 결승 경험도 있다.

(여기서 누구누구를 들며 이의제기가 가능하지만 현재 시점의 10傑에서는 이렇다는 말이다. 이 글 맨 아래에 총 10人의 2008~2009 세계대회 성적을 비교하기 좋게 간단한 표로 제공할 테니, 표를 보면서 나름대로 따져 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지금까지 9명임에 유의.)


성급한 감이 없지 않지만 세돌과 古力, 그리고 반쯤은 전 세대 인물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왕성한 이창호. 세계 바둑계를 주름잡는 이들 3인 이후에 세계 판도를 주도할 인물은 누구일까? 하긴 4~5년 이후에 드러날 인물이니 아직까지는 미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강동윤이 ‘나요’하고 첫 주자로 부상한 격이 이번 富士通후지쯔 우승의 의미가 아닐까.


강동윤, 위에서 10걸들의 맨 아래층 인물들 실력을 ‘세계대회 8강 정도는 자주 간다’ 고 했는데, 사실 강동윤의 이력은 그 정도에도 한참 못 미친다. 강동윤의 세계대회 경험은 일천하다. 2008년까지 총 5번 참가에 1회전 탈락 3번, 2회전 탈락 두 번이다. (일찍이 국내 타이틀전에서 이창호도 이기긴 했지만 그러고도 세계대회에서 번번이 때 이른 탈락을 하니 이래저래 팬들에게 좋은 소리를 못 들었던 강동윤.) 그리고 좋은 기회였던 올해 BC배조차 또 16강. 객관적으로 한 수 아래인 한웅규에게 졌다.

즉, 이번이 첫 8강인 햇병아리다. 햇병아리란 위 10걸들에 비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데 첫 8강에 일거 우승, 이번 우승으로 강동윤은 일약 세계 10걸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를테면 벼락출세. 그러나...


언제냐 언제냐..의 문제였을 뿐 사실, 강동윤 출세의 예비 징후는 많았다. 1989년 生 한국의 대표 신예 강동윤은 꾸준히 성장 중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기원 랭킹 산정 작업을 하는 전문가(배태일 박사), 내가 보기엔 배 박사 방식으로 산정된 점수는 棋士의 실력을 꽤나 객관적으로 반영한다. 이 배 박사란 양반이 정기적인 랭킹 발표 때 (자신의 이론 타당성 설명을 위한 예에 불과했지만) 두어 번 강동윤의 꾸준한 실력 상승을 언급하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누구나 ‘아~ 이제는’ 할 정도의 진한 징후가 작년에 있었다. 작년 세계지력운동회(WMSG) 개인전에서 고력古力을 포함하여 뭇 강자들을 제치고 우승하였고 각국 최정예 대결장인 농심배에서 경이驚異의 6연승을 하였고 이세돌과 10번기 독대를 하였고 그 중 5번기 하나를 이겼다. 거함 고력을 이기면서 얻은 자신감은 본인도 우승 당시 토로한 바, 생각해보면 이세돌과 고력을 모두 이겨본 경험은 제 아무리 일류棋士라 해도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것이다. 거기다 이번 부사통 우승은 상승세에 날개를 단 격, 강동윤 바둑 인생의 귀추가 본격 주목이라...


바다 건너,.. 아니다. 우승 당시 강동윤이 발을 디디고 있던 그 땅에서 강동윤의 우승을 누구보다도 부러워할 사람이 있다. 얼마 전 게시글(바로가기)에서 소개한 바도 있지만 다름 아닌 井山裕太이야마 유타 이 사람. 강동윤과 동갑내기다. (1989년 生)

韓中의 기대주는 하나가 아니지만 일본의 기대주는 사실 井山이야마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井山은 신예로서 세우는 류의 일본기록을 다수 갈아치웠다. 12세로 11세 조치훈에 이어 최연소 2위 입단, 최연소 타이틀 획득, 3대 기전 리그 최연소 진입, 7대 기전 최연소 도전자.. 작년 일본 내 다승 2위, 올해는 1위 질주 중이고 얼마 전 명인 도전기에서 일본 최강자인 동시에 일본棋士 중에선 거의 유일하게 세계 기전에서 통하는 구나 소리를 듣는 張栩장쉬와 최종국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깝게 진 바 있다. 이러니 井山이 누리는 기대주로서의 일본 내 위상은 독보적이다.

「비교를 의식하고 있다. 2명(강동윤과 다른 1人이다.)에게는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확실하네요」라고 말하는 井山이야마. ‘최근의 일본은 1회전에 이겨도 2회전에서 이길 수 없다. 나도 대체로 같았습니다.’라 자탄하던 井山이야마. 그런데 그런 자신과 비슷하게 초반 탈락자 처지이던 강동윤이, 하필이면 이번 대회 16강 전에서 나를 이겨갔고, 자신이 가고 싶었던 그 8강으로 올라가더니 허걱! 우승을 해버렸네. 더운 여름밤 잠이 오지 않으리라. 더구나 강동윤은 우승 인터뷰(바로가기,한게임)에서 이렇게 말했으니,


(문)일본에 동갑내기 이야마 유타 8단이 있다. 평을 해달라.

(답)지금까지 두 판 두어봤는데 내가 불리한 바둑을 역전승했다. 포석에서 밀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중반에 강하게 두지 않고 느슨하게 두는 것 같다. 마지막까지 강하게 둘 필요가 있다.


(둘 간의 전적은 이번 富士通후지쯔 16강전 포함하여 강동윤 2:0)


중국에는 진요엽陳耀燁(89년 生)과 박문요朴文堯(88년 生)가 있다. 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중국의 대표 신예라 할 수 있는데,


진요엽, 세계 무대 결승 경험만큼은 지금까지 언급한 4人 중 누구보다도 일찍이다(2005 LG배). 세상의 각광도 당연히 그가 먼저였는데,..이상하게도 어느 순간 이름이 멀어졌다. (봉수성한티 져서 그랬을지도..^^) 그저 그런 정도였는가, 동자승 같은 인상적인 외모만 기억창고로 보내려는 찰라 얼마 전 덜컥 중국 천원 타이틀을 잡수셨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것도 천하의 고력을 이기고. 그것도 2 대 빵으로. 고력과의 통산 상대 전적이 호각 이상이라는 놀라운 傳言(바로가기).

그리하여 올해 한중 천원전은 이세돌을 이긴 신예와 고력을 이긴 신예, 볼만한 韓中 신예대결이 성사되었다. 이거 할 때가 다 되었지 싶은데...


(02년 한중일 신예 대항전 패배, 07년 同 대회 패배, 06년 삼성배 32강전 패배, 작년 WMSG 승리. 통산 강동윤 1:3)


현재 중국의 대표 신예는 내가 보기엔 박문요이다. 진요엽이 결승 갈 당시 4강이었고(당시 문요는 8강전에서 박정상을 이기고 올라갔는데 문요의 기보를 연구한 박정상의 평가는 ‘까시다’였다. 요엽은 또, 4강전에서 문요를 이겼다.) 잠시 뜸하다가 작년부터는,.. 좀 보태서 말하자면 박문요는 만개滿開 중이다.

작년과 올해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8강에 진입할 정도로 기량이 안정적(결승 1회), 그 과정에서 두 번의 對 이창호 승리가 있다(통산 2:1). 문제는 그 이상이 힘들다는 점...  

이세돌 식으로 표현하면 박문요는 강동윤에게 갚을 빚이 있다. 작년 말 농심배 6연승의 제물, 이번 부사통에선 8강에서 패배하면서 우승으로 가는 길잡이 역할. ㅠㅠ 박문요. (박문요 기준으로 통산 1:2)


한국에 강동윤만 있는 건 아니다. 김지석,89년 生, 강동윤 만큼은 아니지만 작년 WMSG 단체전에서 2승 1패던가? 올해 LG배 예선 결승에서 나세하에게 승..지금 다승 승률 연승 부분 선두 질주중이고,.. (근데 그거 가꼬는 안 돼. 빨리 뭐 좀 해바바~)도 있고 더 어린, 박정환(93년 生)도 있다.

중국도 보면 시월(91), 고령익(91), 주예양(91), 타가희(91)...


강동윤이 일단 조금 앞섰다. 허나 끝(세계 판도 장악을 말한다)까지 치고 나갈 자가 이들 중 누구인지는 현재 스코어어..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그나마 덜 무리한 예측을 해본다. 향후 2~3년간 즉, 2011 정도까지는 쎈力의 장악력은 유지될 것이다. 이후 장악력이 조금씩 약해질 것이다. 그래서 2012~2013년쯤이면 이 글에서 언급한 棋士 및 언급 못한 기사, 아직까지도 무명인 기사 중 누군가가 많이 부각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가 누구든 지금의 쎈力 급의 위상까지는 가지 못하지 않을까? 그래서 적어도 2인 이상, 아마도 3~4인 정도가 돌려먹기 하지 않을까..근래 약 5년 정도, 앞으로까지 포함하여 약 7~8년이 쎈力 시대였다면 이후 한동안은 (쎈과 力, 또는 그 중 하나를 포함하여) 춘추전국 시대가 되지 않을까.   

  


.
07부 -16 -16 -8 -2 +16 . . -1 +16 24
4

1

32 16 8 16 32 2 32 16
L 16 1 32 32 32 32 . 32 32 32
08 -1 -8 . -2 -3 +16 . -8 +16 +8
32 1 . 8 32 . . 32 2 16
L 1 2 32 4 8 32 . 4 32 16
-8 - 16 . -2 -우 . . . -3 .
1 8 . 16 32 . 2 16 . 8
+16 +4 -1 -2 -16 . +8 +8 -8 .
09BC 1 4 32 16 16 16 8 8 . 2
-16 -8 24 -2 -4 -우 -8 -3 24 .
LG 8 32 8 8 32 . 8 8 8 .
.
7月 2087 1210 921 840 665 535 411 395 393 301
6月 2214 1315 971 805 391 140 438 414 386 322

 


강동윤,
주요(major)급 세계대회 본선(초록색only) 전적


2009.07.06 제22회 富士通후지쯔배 결승전 이창호 강동윤  

2009.07.04 제22회 富士通후지쯔배 준결승 박영훈 강동윤  

2009.06.06 제22회 富士通후지쯔배 8강전  박문요 강동윤

2009.04.13 제22회 富士通후지쯔배 16강전 井山이야마 강동윤


2009.04.03 제1회 BC카드배 16강전 한웅규 강동윤 ×

2009.03.14 제1회 BC카드배 32강전 리강李康 강동윤

2009.02.28 제1회 BC카드배 64강전 강동윤 김기용


2008.10.08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 남자개인전 결승 강동윤 박정상  

2008.10.08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 남자개인전 준결승 강동윤 리철李哲  

2008.10.07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 남자개인전 8강전 고력古力 강동윤  

2008.10.07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 남자개인전 16강전 山城야마시로 강동윤  

2008.10.05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 남자개인전 1회전 진요엽陳耀燁 강동윤


2008.07.28 제13회 삼성화재배 통합예선 ?회전 박문요 강동윤 ×


2008.05.26 제13회 LG배 본선 32강 조치훈 강동윤 ×

2008.04.25 제13회 LG배 예선 결승 강동윤 井山이야마  

2008.04.14 제21회 富士通후지쯔배 16강전 강동윤 依田요다 ×

2008.04.12 제21회 富士通후지쯔배 본선1회전 강동윤 조선진


2007.09.06 제12회 삼성화재배 16강전 고력古力 강동윤 ×

2007.09.04 제12회 삼성화재배 32강전 강동윤 서봉수

2007.08.02 제12회 삼성화재배 예선결승 강동윤 고령익古靈益


2007.06.04 제12회 LG배 32강 河野臨고노린 강동윤 ×


2006.09.06 제11회 삼성화재배 32강전 진요엽陳耀燁 강동윤 ×


2005.08.30 제10회 삼성화재배 예선 결승  왕뢰王磊 강동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