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불은 홀가분하게 戰場에 임할 수 있었고 常昊古力은 쇠고랑을 찬 채 춤추어야 했다
출처 :長江일보 2010.03.13 Tom.com으로 轉載(☜)
대국 순간이든 국후 인터뷰이든, 이창호의 표정은 언제나 무덤덤해서 ‘石佛’이라 불린다. 어제 이 문제에 얘기가 미쳤을 때 그의 답변은 상당히 예상 밖이었다. :‘사실 일상에서 나는 보통 웃기도 한다, 다만 正式 무대에서는 그다지 웃지 않는다.’
채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場內(장내) 一同의 웃음이 터져 나왔고, 이창호 자신 또한 제법 웃음을 참지 못했다.
형을 줄곧 수행하는 동생 이영호가,‘형이 요새는 종종 의도적으로 높은 톤이나 농담조로 얘기해서 분위기를 띠우려 한다’고 털어놓았다.
“형은 여전히 매 판의 승부를 중요시하긴 합니다만 내심인 즉 바둑을 즐기려는 마음으로 승부에 임합니다.”
神壇(신단)에서 내려와 名利(명리)를 벗어던진 석불은 흑백 세계의 즐거움을 누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바로 이것이 전설을 연속으로 써나가게 만드는 관건인지도 모른다.
두 말하면 잔소리, 어제 상호는 괴롭기 이를 데 없었다. 언제나 매체에 협조적이던 그가 시합 후 인터뷰도 받지 않고 총총히 시합장을 떠났다. 그는 크게 앞서던 국면에서 역전을 당했는데, 여기에서 오는 큰 타격은 견디기 매우 힘든 것이다. 하물며 이번 바둑에는 그의 몇 가지 개인적 희망까지 걸렸었다.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 대회 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상호가 ‘주장을 맡고 싶다’직접 나서서 요청하였다 한다. 이유인 즉 다음 期(기) 농심배의 예선을 면하고 싶어서였다고 -젊은 棋士들과 같이 겨루어 대표로 선발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에- 한다. 중국 국가바둑대 규정상 농심배 대표 직행을 위해서는 前 대회 4연승 이상 혹은 대회 마감(시키는 판의 승리)이란 전적이 필요하다고.
짚신도 짝이 있다고,(譯註 ;지금까지 상호 얘기를 했으니까 비슷한 논조로 또 다른 사례 얘기를 해보자는 얘기) 이번에 이창호와 대결을 한 고력을 두고 말해보자. 고력에게도 또한 이번 대결이 보통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일전에 그는 사회활동 과다로 인해 영향을 받은 시합 성적 때문에 중국기원 원장 劉思明(류사명)의 비판을 받았다. ‘겸허히 수용합니다.’말은 비록 그렇게 하였지만, 고력의 내심에 이번 농심배 무대를 빌어 자기 이름을 ‘바로세우’고 싶은 욕망이 없진 않았으리라.
전날 패배 후 고력의 변은 ‘이창호에 비해 실력 부족’이었다. 그런데 아마도 그게 패배의 진정한 이유는 아니지 않을까.
석불은 탈을 벗고(譯註 ;의미 모호, ‘神이란 찬사/불패 戰士(전사)란 찬사를 뒤로 하고, 이제는 패배도 충분히 용납 가능하다는 인간의 탈을 한 채’ -정도의 속뜻으로 짐작) 홀가분한 마음으로 출전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반외의 무수한 뒤엉킨 사정들 때문에 상호와 고력은 마치 쇠고랑을 차고 춤추는 격이 되어야 했고, 줄지어 좋은 바둑을 아깝게 놓치게 되었으니 이해하기 어려운 일도 아니다.
長江일보 상해 특파원 鄒謹(추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