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이냐 저쪽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거의 이십 년 전쯤 막 전철에서 내린 한 인간에게 바둑이 지워준 고뇌는 이런 것이었다. 왼쪽은 학교, 오른쪽은 기원, 자! 이제 네가 갈 곳은 어느 쪽이냐 ^^ (아 뭔가를 기대하진 마시길, 그냥 별 뜻 없이 늘어놓는 넋두리일 뿐이니.)
당시의 어떤 하루, 내가 ‘저쪽’에 막 들어선 순간 들어온 광경은, 늘 웃음을 달고 다니던 선배가 그날도 웃으면서 막 돌통을 끌어당기는 참이었고, 그에 더 꽂히는 놈은 그 앞에 앉은.. 오랜만에 보는 친구 녀석이 아닌가. 순간 반사적으로 내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 나왔는데.
“형! 얘는 제 도시락이에요!”
“뭐? 뭐라고?”
“이 도시락은 제 도시락이란 말이에요. ㅅㅅㅅ”
도시락? 물론 ‘밥’.
...웃자고 한 소리였지. 덕분에 원했던 바대로 바둑 상대를 가로챌 수 있어 더 좋았고.
하튼 늘 흐흐 웃던 그 선배도, 친구 녀석도, 나도 어울려서 우하하하!!!
아마추어임이 때로는 특권일 수도 있다는.
왜냐 하면 프로는 저런 특권을 누리지 못하니까. 프로가 어찌 저런 특권을 누려.
프로가,
프로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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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호, 김기용, 박정환이 어디에서 듣던 이름들이냐.. 십 몇 위인가 이십 몇 위인가.
‘내가 약한 건 사실이다’ ‘쉬워 보인 것 같다’ 라 말하며 웃긴 하지만 자신이 도시락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상황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잘 알리라.
무엇보다도 자신이 제일 참담하고, 이런 팬들 보기 부끄러워서도 참담하지 않을까.
(이하 번역기 번역, 오역(誤譯) 의역(意譯) 심함)
“일본의 타이틀 홀더가 한국의 무명의 선수에게 이렇게도 간단하게 당한다고는 실력이 너무 차이가 나는지? 그것도 지명되어 당하는 것은 (당체) 말이 되지 않는다. 뭐가 기성이다 천원이다 십단이냐.” (일본 블로거, ‘秀榮~우리바둑인생~’)
- 이 블로거는 지난 달 중환배에서 일본 기사가 전원 2회전 탈락하였을 때도,
“눈치 빠르게도 사라져주다니,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도 간단하게 전멸하다니 (너무) 한심하다. 뭐가 기성이다, 본인방인가. 5번 두어 한번 정도도 이길 수 없는 것인가. 일본은 앞으로 20년은 안될 것이다. 한심하다. (이런 지경을 예상 못하지 않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대만에 가는 것이다.”
- 이렇게 질타한 분인데 이번에는 상대 지명제에 의해 3국간의 적나라한 실상(實狀), 누가 길고 누가 짧은지, 그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가 한층 제대로 까발려지는 바람에 분노지수가 더 상승되시는 듯하다. 이걸 본 이웃나라의 모 블로거는 괜히 야구 선수 이치로의 30년 발언이 떠오르긴 하는데, 흠..
- 이 분은 애초 상대 지명제라는 걸 접하고는 재미있어 하였고 황익조(黃翊祖;황이주) v. 이창호, 조혜연 v. 고력(古力;구리), 산하경오(山下敬吾;야마시타 게이고) v. 허영호 대진을 ‘매우 흥미로운 조합‘이라 촌평한 분인데 이런 성적표에는 결국 참을 수 없었던 모양.
- 이번에는 다른 분(블로거 Gorockskate)
이 분은 지난 달 중환배에서
“(2회전 전패가) 당연한 결과이긴 하지만 한 명 정도 이겼다 해도 야단은 맞지 않겠지요.
(패배한 이들은) 기성/왕좌와 명인/본인방과 천원이에요!!” 했던 분.
"제일 먼저 지명되는 이는 산하경오(山下敬吾;야마시타 게이고)일 거다 생각했는데 역시 그렇습니다. 4강에 들면 (수치를) 씻은 것으로 보겠습니다.“ 그랬는데,
“일본 선수, 1회전에서 시원하게 전멸해버렸습니다.(ㅠㅠ)
맨 먼저 지명되어 빈틈없이 이김을 당해 버린 당신!
(- 본인이 약간은 기대했던 두 사람을 지목하며) 우선 세계대회 출전(자격)을 반납하면 어떻습니까? 아니 꼭 그렇게 해 주세요!
뭐, 대신 누가 나와도 같을 지도 모릅니다만... 그게 더 괴로운 일이구나. (ㅡㅡ;;)”
- 다른 바티즌의 촌평
“1회전만은 자신 있었던 산하(山下;야마시타)씨도 이번은 안 됨. 연속 2회전 패배 기록은 8로 스톱인가”
- 무슨 소리일까
산하경오(山下敬吾;야마시타 게이고) 기성·왕좌
국제 기전 통산,23 승27 패
토너먼트전
1 회전,13 승2 패
2 회전,2 승13 패
2005 해 이후
1 회전 승률100%
2 회전 승률0%
고력(古力;구리)이 고일륜(一輪)이라 놀림당하더니 산하(山下;야마시타)는 그래도 산하이륜(山下二輪)이었네..거 참 ㅡㅡ;;
일본 바둑계 (바티즌을 포함하여), 세계기전의 (당혹스러운) 결과에 짐짓 무관심한 척 태연한 척..요샌 그도 아닌가? 하튼 이런 몇 분의 열혈 블로거들은 ‘혼네’를 숨기지 않는다.. 그렇고.
- Go Database가 그 이용자들에게 ‘일본바둑의 세계기전 부활책’을 2004년부터 매년 조사해오고 있다. 올해의 1~3위는 「국내 기전 오픈」, 「원생을 한국기원 중국기원에 파견 공부시킨다」, 「출전기사의 일정(을 세계전 우선으로) 조정」 등이다.
‘역시, 장허(张栩;장쉬)씨와 의전(依田;요다)씨가 있어 (최악의 상황이 그나마) 완화. 현 단계에서는 정직하게 말해서 다른 사람에게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일본 기사의 참패 뒤에는 반드시 나오는 소리. 틀린 소리는 아닌 듯.
- 그나저나 저 양반들의 한숨이 남의 일 같지 않은 게, 그럴 리는 없겠지만 먼 훗날의 우리 바둑계 양李(이를테면)가 중국의 무명소졸들에게 불려나가고, 또 ‘빈틈없이’ 져버린다면 그런 꼴을 지켜보는 백성들은 얼마나 참담할 것이며, 얼마나 분노할까.
그런데,
그럴 리는 없다 장담할 수 있을까.
정말?
- 한담(閑談) 도중의 한담,
인터넷 바둑이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제한 시간 30분도 조금 벅찼었다. 나는 조금 장고파인데, 그래서 이 30분도 조금 짧았다는 말이다. 근데 자꾸 두다 보니까 30분이 딱이 되었고, 나중에는 20분이 딱, 지금은 10분이 딱인 상태가 되었다. (진지하게 두고 싶다 할 때는‘ 큰 맘 먹고’ 15분으로 한다. ^^)
근데 일본의 블로거 ‘되어가는대로哲學‘께서는, 이틀걸이도 아니고 백일걸이 바둑을 두신단다.
친척 아저씨(아마츄어 고단자)와 e-메일로 두는데, 바둑판은 좌표로 대신하여서, 한 수씩 교환하며 대국하신다. 한 판 두는데 수개월이 소요, ‘제한 시간이 싫은 나이므로, 정확히 좋네요’ 라 하신다. 게다가 ‘현재, 2국이 시작되었는데. 진행을 여기에 실어도 괜찮을까, 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랍신다. 정말 ‘되어가는대로‘ 답다 고나 할까. 거 참..
- 다시 우국지사로 돌아가서, ‘정말 그럴 리가 없’을까? 다음은 우리의 류시훈(柳時熏)이 하는 말이다. (독매신문 [讀賣;요미우리] 바둑 칼럼 란)
이 칼럼에서 류 프로는 한국의 약진을 15년 전에 예견했다 면서 당시를 회고하고 있다. 그 때 무슨 일이 있었길래?
15년 전, 柳가 20세였을 때 어떤 기획이 있어 일본의 신진 기사 10명이 한국의 신진기사와 대결이 있었다.
출전 프로 면면은 류시훈, 조선진, 삼촌지보(三村智保;미무라 도모야쓰), 결성총(結城聡;유키 사토시), 양가원(楊嘉源) 등.. 20 전후 기사로서는 최강이었다. 자신에 차 있던 패기만만의 청년 프로들로서 (柳가 칼럼에서 직접적으로 한 말은 아니지만 한국바둑이 아직 약한 시대라) 각자 내심으로는 전승을 목표로 했었다. 근데 상대라고 만나 보니 전원이 14,5세의 ‘아이들이네?'
‘장난하냐 어찌 이런 상대들과 두어야 한단 말이냐’ 분개하는 이도 없지 않았는데, 두어 보니 각 6국씩이었는데, 겨우 한 판 앞섰다. (-열 명에 각 6판이라 총 60국 그렇다면 32:28 이런 얘기일 듯)
(상대가) 꼬마인 줄도 모르고 전승할 작정이던 동년배 일본 최강의 청년들이 (이 결과에) 어찌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 라 말하면서 류 프로는 일본 바둑의 침체는 그 때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 고 회고하고 있다.
(-柳의 글은 2006년, 15년 전이라면 91년 무렵이고 글에 의해 역으로 추리해보면 이 ‘아이’들은 김성룡 이성재 정도인 듯하다. 근데 이들 정도면 그때나 지금이나 柳에게 별로 지고 싶은 맘이 없겠는데.. 하튼 柳는 90년 신인상, 91년 최다 대국상 수상자이다. 물론 일본에서.)
류시훈은 계속해서 한국바둑을 말하고(‘이창호가 이끌어서 최강이 되었다’), 일본바둑을 말하고(‘일본이 약해졌다기보다는 한중이 강해졌다 이게 추월당한 이유이다’), 중국바둑을 말하고 있다 (‘수년 후에는 중국의 천하가 올지도 모른다’).
수년은 너무했고 지지난 해에 시작된 한중 대전(大戰)이 십년 정도는 갈 듯하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도대체 어찌될까.
지금 상태라면 그다지 낙관적이진 못한 듯 싶고, 별다른 전기(轉機)가 없는 한 그 십년을 어디까지 연장하느냐의 문제가 고작일 듯 싶다. 에엥~
◆ ‘常葉菊川은 세돌인가?’ 이건 뭔 소리일까? 블로거 ‘의료불가사의음식바둑‘, 바둑 카테고리에 야구 얘기를 늘어놓고 있는데 다름 아닌 세돌 얘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常葉菊川이라는 야구선수가 연장전에 끝내기 안타를 쳤는데 그 땅볼 안타란 게 바운드가 높아서 안타가 된, 흔히 말하는 힘으로 우겨서 때린 안타였다.
블로거는 이 안타에 대한 감탄의 평으로, “常葉의 힘은 이세돌로 대표되는 한국바둑의 힘과 닮아 있을지도,..풀스윙은 간단하게 타협하지 않고 최강을 요구하는 한국류를 닮았다” 라 하고 있다. 흠 쎈돌, 추앙을 마구 당하는구나.
◆ 조국수가 일본에 책을 내었다. 「한류 바둑이 놀라울 정도 강해지는 책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38의 법칙」(오 놀라워라~ 번역기의 압박)
주 요리인 문제도와 그 해설을 비롯하여 이국수, 마, 두 소림..등등 기사의 평가, 인생역정, 바둑과 사회, 기타 다양한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는데, 소개한 무명 블로거는 ‘가끔 과격하지만 매우 솔직하고, 설득력이 있다’ 고 촌평.
◆ 장허(张栩;장쉬), '07년 8월 30일의 제32기 기성전 리그전에서 산성굉(山城宏;야마시로 히로시) 九단에 백 불계승으로 600승(210패)을 달성♪
27세 7개월만의 달성은 산하(山下;야마시타) 기성의 27세 10개월을 경신한 사상 최연소 기록입니다.
이것으로 젊은이 사천왕은 모두 600승을 해냈습니다♪‘ -블로거 ’桜子姫의바둑일기’
-일본 바둑의 ‘사천왕’은 장허(张栩;장쉬), 고미(高尾;다카오), 산하(山下;야마시타), 우근(羽根;하네)이다.
◆ -한국에 홍종현이 있다면 일본에는 석창승((石倉昇;이시쿠라 노보루)이 있다.
1954년생, 도쿄대학, 은행원을 하다 80년 입단, 82년 기도상 신인상.
2005년부터 동경대에 바둑 과목이 정식 개설되고 있는데 이곳에 초청강사로 뛰고 있다.
(이하 블로거 雲外의峰;구름 밖의 봉우리)
만 26세 생일을 앞두어 연령 제한 마지막 해였는데 석창승((石倉昇)은 은행을 퇴사, 배수진을 치고 입단대회에 나갔다. 그 은행은 불합격하면 다시 받아주겠다 고 했다고. 입단전(戰)은 천재라 소문난 당시 13세의 요다 등과 함께 치렀는데 기분에서는 꿀리지 않았다고.
한편, 장기의 모 프로는 「형은 머리가 나쁘기 때문에 도쿄대학에 갔다. 나는 머리가 좋기 때문에 장기의 프로가 되었다」라 했다는데 거 참...
◆ -나에게 박혀있는 중국 바티즌들 인상은 음.. 매너 없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일본 바티즌은 어떻지? 뭐 국내인들과 큰 차이가 있다는 기억은 없고, 아 참 중국 5~6단들 짠돌이들이 특히 많다. 열심히 두어서 뭐 좀 해볼라 하면 꼭 걸리는 짱돌들(‘짜장’ 아님), 센 애들이 꼭 걸린다. 나중에는 아주 중국 6단만 보면 경기가 난다.
하튼 일본인들이 보는 타국의 바티즌들은 어떤 인상으로 비칠까? 이 분의 말씀을 들어보자.(또 雲外의峰)
‘일반적으로 한국인이나 중국인은 마지막의 인사를 하지 않는다.’
-허 그런가 KGS니 일본 오로니 일본 타이젬이니 잘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중국인들은 그렇다 치고 어쩌면 만국인의 공통적 속성인 ‘자국(自國) 관대 현상‘(:외국인이 나쁜 짓하면 그 외국이 기억에 오래 남고, 자국인의 경우는 그 개인으로서는 몰라도 자국인임을 그다지 특별히 담아 두지 않는 거)이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하나 몰랐던 게, 이 분의 분석이 ‘중국의 경우는 정형적인 인사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일본과 같은 인사의 습관은 없다. 이름이나 신분을 말하는 것이 인사가 된다.’ 랍신다. -음 그런가.. 어쨌거나 바둑 끝나고 인사 좀 하고 나가자. 애써 인사 좀 할라 하는데 홱 나가버리는 사람들, 뒤통수 참 얄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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