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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90617 조치훈, 7연속 패배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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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조치훈이 6월 11일 큰 기성전 리그에서 井山裕太이야마 유우타 八단에게 이겨 공식 기전 7連敗를 탈출했다. 기사에 의하면 조치훈은 과거 6連敗가 2번 있었고 7連敗는 이번이 처음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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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連敗도 프로棋士 실력의 중대 지표가 된다. 표본 자료가 많지 않긴 하지만 여기 무시 못 할 사례가 있다.


2004년 말 당시 이창호의 생애 통산 승률은 약 79%이었다. 당시까지 이창호는 통산 약 1600판을 두었는데, 79% 승률로 1600판을 두어 그 중 5연속 패배가 한 번이라도 나올 확률이 얼마였을까?

34%였다.(당시 이창호 홈피의 수학 전문가 아디 ‘pigath’가 계산) 과연 당시까지 이창호는 생애에 5連敗가 한 번도 없었다. 


2004년 말 당시까지 이창호는 「3連敗는 아홉 번,4連敗가 2번」이었다. 그럼 이후에도 이창호는 5連敗가 없었을까? 있었다. 이창호는 2006년 10월 5連敗를 당하고 만다.(지금까지 5連敗는 이 한 번이다.)


連敗의 길이가 커졌다는 뜻은 棋士의 통산승률을 낮게 잡아야 한다는 뜻이고 나쁜 현재승률이 좋았던 옛날의 승률을 깎아먹는다는 뜻이다. 이는 다시 말해, 실력이 전보다 못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과연 이창호의 연도별 승륭은 2005년 68.0%, 2006년 70.9%, 2007년 64.0%로 현저히 낮아졌다. (지금의 통산 승률은 2006년 6월 초까지 약 77%)


다만 2008년은 83.3%로 반등하여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긴 하였다.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고 하겠다.

[여기까지 승률 및 連敗 자료는, 이창호 홈피-아르마다 정리 자료를 참고하였다.]
(참고로 이창호의 2009년 승률은 17승-9패로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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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의 통산 승률은 2004년 말 당시 73%정도였다.(실제 72%였으나 당시 편의상 73%로 하여 계산하였다.) 그의 連敗기록은 어떠했을까? 조九단의 승률 73%도 낮지 않은 승률이다. 따라서 천 몇 백 판을 둔다 해도 웬만한 連敗는 드물어야 한다. 그게 확률의 힘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아까 이창호의 예와 같이 해서 1600판을 둔다 치자. 1600판-73%로 산출한다 치자. 그렇게 해도 6連敗, 7連敗조차 나오기 힘들다. (나올 확률 각각 35.5%, 11%)


그런데 어허! 2004년 말 조九단은 어처구니없게도 6,7,8도 아닌 무려 9連敗를 당한다. 1600판-73% 승률에서 9連敗확률은 0.86%. 조九단이 1600판보다 훨씬 많이 두었으므로 0.86%보다는 좀 높긴 하지만 그래도 무척이나 일어나기 힘든 일이 일어난 것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건 다시 말해 「통산 승률 값」을 조정해야 한다는 소리. 조九단의 실력이 이전보다 확연히 못해졌다는 소리이다. 나는 당시 관련 글(
바로가기)을 쓰면서 조九단에게 빨간 불이 들어왔다고 표현했다.


과연 이후 조훈현 九단이 국내대회/국외대회 동시에 급격한 하강세를 보였음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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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이므로 절대적인 건 못 된다. 그러나 확률이란 건 무척이나 개연성이 높다는 말이 됨도 분명하다. 조치훈의 7連敗, 시사하는 바가 크다..가 아니라 2000판-66%로 7連敗이상이 나올 확률을 계산해보았더니 이런.. 매우 높다.

79%(이창호) v. 73%(조훈현) v. 66%(조치훈). 이 차이가 그만큼 적지 않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조치훈의 경우는 오히려 그동안 7連敗가 나오지 않았음이 이상하다는 소리. 

결국 이번 조치훈의 7連敗는 그다지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 있을 만한 일이 드디어 발생하였다는 결론. 흠..갸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