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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ㅠ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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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가뭄 끝에 해갈이다. 좋아라.

 

/준결승에서 박정환을 이기고 올라간 , 이 선수가 결승에서 지석마저 이겼다면(물론 그게 쉽겠냐고 여기긴 했지만 그래도 불안불안)?... 그런 끔찍한 상상은 현실에선 일어나지 않았다. 좋아 좋아.

 

/그 옛날, 같은 삼성배에서 상호(常昊)連敗 끝에 오랜만에 제자를 이기고(준결승에서) 결승 갔는데 결승에서 만난 인물이 제자의 스승’. 스승과 제자를 동시에 이기기가 쉽나. 결국 좌절 상호. 상호는 이런 식의 이중 삼중 장벽에 '숨이 턱턱 막힌다'고 불평했지. 앞으로 이 마찬가지식의 이중 장벽이 된다면 더할 나위없겠지.

 

/드러났다면 이미 드러났고 아직 숨었다면 아직 숨었고,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아직 모르는, 이번 결승에서 동시에 치른 숨은 결승’. 뭐냐면...

식당쌀밥맛죽/時唐羋范陳周스탕미판천저. 여기에 /까지. 그리고 빠지면 안 되는 인물 정환. 이들의 공통점은 물었을 때, 한국팬들은 좀 머뭇거리겠지만 중국팬은 숨도 안 쉬고 답이 나오게 된다. 그 답이란,..

90후 일관왕들

(그네들식 표현으론 一冠群이다)(89이 있긴 한데, 대개 같이 묶는다)

(물론 원성진 백홍석 박문요까지 보태면 12)

(결승 두 번 간 사람, 한 둘 아니다. 다섯 명, 물론 그 결승 다들 실패.)

저 아홉 (또는 열둘) 중에 과연 누가 먼저 박차고 나와 다관왕 단계로 진입할까? 이게 바로 이번 결승에 곁들이로 치러진 숨은 결승이다.

사실 이 화제는 중국에선 작년 이래 꽤 오래되고 약방에 감초처럼 꼭 들먹여지는 화제인 바, 이창호 이세돌 고력(古力) 같은 超人(그네들식 표현으론 領軍人物’-의미는 사령관 영도자 지도자 대빵 등등 가능)이 무척이나 아쉽고 超人 오소서 超人 오소서 ... 갈망 중인 그들에겐 그만큼 초미의 관심사라, 어제 대결에서 의 승리로 결판나면서 그 주인공은 한국棋士로 판가름나버렸고, 중국바둑계는 이 부분에 진한 아쉬움을 삼키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메렁~

 

/메렁은 했지만, 뜨거운 감자(?)는 외려 우리 손으로 넘어와버렸으니,

다가올 LG배 결승에서 의 승리냐, 의 승리냐. 누가 이겨도 좋지만 반대로 반드시 누군가 하나는 져야 하겠기에, 비가 오면 짚신장수가 걸리고 햇빛 나면 우산장수가 걸리고...ㅠ 짚신이냐 우산이냐... 으으 괴롭도다 괴롭도다.....다만 좋기도 매우 좋도다.

 

/돌이켜보면 승부는 1국에서 판가름 난 듯, 작정하고 실리로 파고 든 흑의 전략은 충분히 좋았고 상변 1선 호구(169였지?) 시점에서 흑 유망이었던 모양인데, 그걸 못 지키고 재역전을 허락한 뼈아픈 순간, 전체 승부의 추가 기울은 듯.

그리고 의 뜻이 '거기'에 있음을 간파한 후, 2국에서 김지석이 그 역을 찔러 실리 전략으로 나간 게 관전자를 흥미롭게 만드는 동시에, 대결의 전략적 측면에서도 적절했다 싶다.

 

/짚신이고 우산이고 간에 내년 일은 내년 일, 올해만큼은 의 해라고 봐야. 국내타이틀도 그렇고 세계대회도 그렇고, 즉 앞으로 남은 춘란 LG는 입장이 같은데, 이미 결론이 나온 백령 삼성에서는 을 앞선다. 십번기를 먹은 세돌도 있긴 하다만 난 金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내가 보기에 2014년은 의 해.

김지석 2014세계대회 :개인전 토너먼트 세계대회(L춘백:8413) 161/招商11/농심배 1

 

/김지석은 중국리그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그게 사실 운빨이었는데(마지막 두 번의 회전을 남기고 팀은 강등 위기. 그 두 판에서 김지석은 주장으로 모두 패배하며 팀도 패배, 바야흐로 강등 분위기, 까딱하면 비싼 돈값 못 한다며 독박 쓰게 생긴 판. 아, 근데 경쟁팀이 삽질하면서 어부지리로 조 잔류. 그러니 운까지도 2014년은 -의 해.

 

/‘皇太子(황태자)’, 언제적 별명인데,... ~ 중국애들은 김지석을 두고 굳이 이 별명으로 부르려 한다. 요즘까지도 말이다. 말하지 않는 그들의 내심은 황제가 되지 못한 황태자 -그러니 넌 계속 그렇게 살다 가라’.... 정도. 그러나 결국 김지석이 등극을 해버렸네. 하긴 이번 소식을 전하면서 (당연하게도) ‘황태자 등극하다란 표현을 썼다. 앞으론, 이왕 등극했던 황제를 설마 도로 황태자로 강등시키진 않겠지.

 

/한편 박정환을 (까는 느낌으로) 부르는 별명은 朴塡子. 위에 황태자는 기자들도 가끔 그렇게 부르지만 박정환의 이 별명은 기자들은 차마 그렇게까지는 못하고 팬들은 일부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있다. 은 메울 전이고 는 바둑돌. 돌 메우는 박정환이라, 몇 년 전 아시안게임 혼합복식(짝지는 이슬아였다)을 떠올릴 수 있다면 이 조롱의 의미를 아시리라.

 

/박정환의 교통사고 소식은 중국에서도 상당한 관심사. 사고 소식을 전하는 기자(李新舟)는 심하게 찌그러진 사고 차 사진과 함께 ‘여러분, 절대 음주운전 하지 마세요라고 신신당부('各位请绝对不要酒后驾驶'). 
맞아, 다들 음주운전 하지 맙시다래.

 

/이번 결승전은 중국중앙TV(CCTV)가 생중계한 모양인데, 카메라 10여 대를 동원했다고. 그 규모에 취재 갔던 한국 기자들이 놀랐다고. (新浪트튓)

 

/유일하게 sohu.com漫評(만평;만화로 비평) 고정란이 있는데,

이번 만평은

 

이번 한류 디게 맵당

한류 왔징. 내가 미리 경고 안 했다고 원망 마셈

-2014년 한류는 유달리 차구나...-

 

여기서 가 김지석인 모양인데, 아무리 봐도 별로 안  닮았다.(만평 직접 보기 )

많이 알려진 사실, 중국어에서 韓流寒流(한파). 발음이 같다.

 

만평 밑에 딸랑 두 개 댓글이라 넘어갈라 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참 재밌다.

헷소리! 우리 황사 조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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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헐~!!! 이 냥반, 바둑팬으로서의 年式 최소 십년 이상.

 

/패자인 의 소감.  

영봉 당하긴 했지만, 최선을 다했고 내 실력 발휘를 했다. 다만 좀 더 잘 두었다면.....

세세한 부분에서 아직 확실하지 않은 곳이 있는데 더 연구해봐야겠다. 상대는 이번에 확실히 뛰어나게 두었다.“

결과적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긴 했지만, 과정은 역시 그 가치가 있다. 경험 등 방면에서 수확이 있으며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계속 노력하겠다.”

 

/마지막 순서인 시상식이 끝나고,... 중국 記事에 의하면 한 무리의(제법 많이 건너간 모양) 한국 기자들이 남아서 김지석을 붙들고 카메라 잔치를 벌인 모양. 요렇게 해봐라 조렇게 해봐라, 트로피에 입맞춰보라, 웃어 봐라....기자들이 김지석이를 아주 갖고 놀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