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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펌譯] 세계바둑계는 古李십번기가 필요하다 (王鏡宇,新華社) -130404

세계바둑계는 古李십번기가 필요하다, 그 의의는 세계대회를 넘어선다


출처 : 왕경우(王鏡宇) 新華社(신화사 ;新중국社) 2013.04.04




중국 棋士 고력과 한국 名將(명장) 이세돌이 십번기를 둘 예정이라는 제N차 소문이 바둑계를 또다시 들끓게 만들었다. 상황이 실질적 진행 단계와는 거리가 멀다고, 중국기원 원장 류사명(劉思明)이 밝혔고, 금년에 성사될 가능성 또한 높지 않지만, 바둑팬들의 관심도는 매우 높아졌고, 네티즌들의 평론과 촌평들은 대단히 활발하다. 가히 학수고대라 할 만하다.

필자의 의견으로는, 번영 중에 위기가 잠복 중인 세계바둑계는 '古,李십번기'라는 최고 권위의 대결이 필요하다, 그 의의는 새로운 세계대회 하나를 멀리 초과한다. 게다가 (근래 발생한) 세계바둑계 지형의 변화 때문에, '古,李십번기' 개최는 이제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을 뿐이다.

표면상 보자면, 중국바둑계가 현재 번영 중이 아니라 말할 순 없다. 갑조리그는 거의 백 명의 프로棋士를 먹여 살리고 있고, 빽빽한 국내/국제대회는 심지어 정상급 고수들을 피로하게 만든다. 세계대회 수량은 안정적이며, 심지어는 증가하는 추세이다. 허나 일찍이 보드게임계(棋牌圈) 바깥에까지 거대한 영향력을 가졌던 이 '準(준)대중' 종목이 이제는 갈수록 매니아게임化되어가는 추세이며, 일본바둑 競技(경기) 실력의 쇠락으로 세계바둑계의 전통적인 三國鼎立(삼국정립) 형세는 양웅쟁패 국면이 되어버렸다.

고력과 이세돌 같은 스타는 세계바둑계의 ‘희소자원’이다. 휘황한 전적, 선명한 棋風(기풍), 독특한 개성으로 그들은 (종목의) 경계를 넘어 전파되는 영향력을 가졌다. 영웅과 영웅 간의 대결은 사람들의 눈길을 최고로 잡아끈다. 바둑을 아는 자들은 바둑을, 바둑을 모르는 자들은 그 떠들썩한 열기를 구경한다. 마치 자금성(紫禁城) 꼭대기 엽고성(葉孤城)과 서문취설(西門吹雪)의 결투(대만 작가 古龍의 무협소설 륙소봉전기(陸小鳳傳記) ;譯註)처럼, 흥미진진하게 즐거워하는 사람들 중에 劍(검)을 아는 자 몇이겠는가?

古,李십번기의 의의는 보통의 세계대회 하나보다 훨씬 크다. 지금 세계대회는 갈수록 많아지는데, 한편으로 이는 棋士들에게 더 많은 무대를 제공하여, 좋은 일이긴 하다. 다른 한편으로, 세계대회 우승자가 마치 走馬燈(주마등)처럼 끊임없이 바뀌어져서, 새로운 우승자가 미처 기억되기도 전에 지난 번 우승자는 이미 잊힌다. 무릇, 사물은 드물어야 귀한 법, 우승자란 지위가 더 이상 희귀하지 않으니, 그 광채 또한 따라서 옅어진다.

古,李십번기는 바둑팬들이 기다린 지 오래인 큰 잔치이다. 2010년을 회고하면, 고력과 이세돌이란 두 영웅이 나란히 섰고, 中韓 일인자란 이름에 다툴 여지가 없었다. 바둑의 광주(廣州)아시안게임 진입이란 배경까지 더해져서, 만약 당시에 성사만 되었다면, 누가 이기고 누가 지든지를 막론하고 바둑계의 일대 흥미가 되었음이 확실하다. 아쉽게도 이런저런 원인으로 결국에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승부세계는 風雲 萬變(풍운 만변). 일이 지금에 이르러선, 비록 (고작) 이년 여 세월 지났을 뿐이지만, 고력은 이미 하향 추세이고, 이세돌은 검날의 강함은 비록 여전하지만 그 통치력은 역시 떨어지는 중이다. 만약 더 끌어서 더 이상 절정기가 아니게 되어 그 긴장감이 상실되어, 바둑팬과 매체들의 흥미가 사라져버린다면, 古,李십번기는 더 이상 그 존재가치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필자의 짐작으로, 중국기원의 염려는 아마도 고력의 컨디션에 대한 걱정이다. 만일 참패한다면, 결국 중국기원이 얼굴을 들기 곤란하리라. 만약 한국매체의 보도처럼 정말로 ‘승자7억 패자무일푼’이라면, 이판 승부는 확실히 잔혹한 점이 있다. 허나, 이 또한 바로 古,李십번기의 매력과 그 시장가치 및 傳播전파가치의 所在이다. 이런 식의 대승부라야 바둑팬들의 입맛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이런 식의 대승부라야 대중의 눈길을 잡아끌 수 있다. (나머지) 구체적인 절차는 협의하면 된다(중요하지 않다).

古,李십번기를 재촉하여 성사시킨다면, 그 관심도는 아마도 중국과 한국, 심지어 아시아란 지역을 넘을 것이고, 바둑의 傳播(전파)와 보급에 결코 얻기 어려운 기회가 될 것이며, 그 의의는 개인의 승부 득실을 저 멀리 넘어설 것이다. 당연히, 고력과 이세돌 두 당사자가 이러한 승부의 부담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함이 그 전제이다. 만약에 후원기업이 정말로 그 능력이 되고 이러한 一大 ‘傑作(걸작)’을 만들기를 원한다면, 중국기원은 당연히 그 최종결정권을 고력과 이세돌 두 사람에게 넘겨야 하리라.

달 둥근 밤에, 자금성 꼭대기, 지구상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보고 싶어 하는 이 대결이 과연 상연될 수 있을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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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이 주장하는 바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번역자의 개인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