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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펌譯] 어느 無名 棋士의 하소연

바둑의 심오한 思想이 이렇게 무가치한가,

2013年04月03日  原文 ☜



棋士, 尊重(존중)? -趙守洵 五단

本人은 프로棋士이다. 일선에서 분투한 지 20여 년, 성적은 평범하고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바둑이 내게 財富(재부)도 가져다주지 않았고, 영예도 역시 가져다주지 않았지만, 나는 변함없이 바둑을 깊이 사랑한다. 그것은 나에게 가르쳐주었다 ;곤경 중에 꿋꿋하게 버텨나가야 함을 -노력하며 포기하지 말아야 함을 ;잘 풀릴 때 침착해야 함을 -경계하고 늦추지 말아야 함을 ;복잡한 국면에서 냉정해야 함을 -면밀히 꾀하고 그러고서 움직여야 함을 ;선택의 순간에 과감해야 함을 -망설이지 말아야 함을, 내게 가르쳐주었다. 인생은 한판의 바둑, 그것은 나에게, 가장 가장 중요한 것을,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었다.

현재, 나는 대회에 거의 참가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일선에서 보기 힘들어졌다. 나는 바라건대, 내가 바둑에서 얻은 어떤 깨달음, 어떤 心得(심득)을 棋友들과 나누고 싶다. 동시에, 나 또한 매우 좋아하는 棋士가 있다. 예를 들어 古力이다. 나와 고력은 서로 안 지 거의 20년, 그의 진실함 과감함 시원스러움에 나는 깊이 感服(감복)한다. 말하자면 그는 인격적 매력을 대단히 가진 棋士이다. 08년 말에 나는 古力對局選集(고력대국선집) 류의 책을 쓰기 시작했는데, 책이름을 「古力名局妙手鑑賞(고력명국묘수감상)」이라 했고, 그 목적은 고력 바둑 중의 일련의 精妙(정묘)한 수법들을 포착 전시하여 사람들과 함께 즐기려 함이었다. 나의 어떤 벗이, 내가 쓰는 이 책은 내용이 너무 高수준이라, 市場이 없으며, 판매량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판매량은 나의 관심사가 아니었으며(책으로 돈 벌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나의 생각은 매우 단순했는데, 즉, 棋士와 바둑팬들의 거리를 가능한 한 접근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최정상高手가 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이 대국 시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바둑팬들이 이해토록 만들고자 함이었다. 때문에 나는 어느 정도 수준 있는 棋友들이 보고나서 무언가 얻는 바가 있으리라, 공감을 불러일으키리라, 그것으로 충분하다 생각했다. 무와 배추는 각기 선호하는 바가 있기 마련이니까.

내용을 모으고 추리고 그림을 만들고 해설하고 그것들의 정리분류부터 시작하여, 거기다 각 題材(제재)들의 작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최선을 다했다. 1년의 시간이 걸렸고, 결국 작은 성과가 있었다. 품질에 만반을 기하기 위하여, 나는 고력과 약속을 잡아 그의 집에서 題材 하나하나 자세한 퇴고를 거쳤고(그 과정 중에 오류들을 바로잡았다), 2010년 초에 탈고를 했다. 비록 本人의 능력에 한계가 있고, 문필이 조악하지만, 나는 매우 노력하여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였다. 결국 나의 소원 한 가지를 완결시킨 셈이라 할 수 있겠지.

탈고는 과정 중의 하나였을 뿐, 출판사를 찾아야 했고 편집협의 등의 과정이 또한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겪은 곡절을 마음속에서 떨쳐버리긴 정말 쉽지 않다. 먼저 몇 군데의 출판사를 찾았는데, 각기 원인 때문에 모두가 적합지 않았다. 결국 2010년 하반기에 출판사 하나가 합작을 원했고 계약을 맺었는데, 조판에 석 달 안팎의 시간이 필요하고, 반년 내에 출판이 가능하며, 제1판은 5000권을 발행한다는 응답이었다. 그리하여, 기대에 한껏 부푼 채 오랜오랜 기다림이 시작됐다. 반년 후 :조판 공구 아직 제작 중, 일년 후 :심사 미통과, 말인즉슨 부서 책임자가 고의로 훼방 놓는다 ,일년반 후 :조판 개시, 2년 후 :인쇄소에 넘김, 2년 3개월 :인쇄소 바쁘다, 좀 더 참아라 등등, 2년반 후, 드디어 출판! 그런데 견본서적을 받아보고서 난 또 멍해졌다... 서적의 인쇄 품질이니 종이의 크기, 紙面배치(layout) 등 모든 게, 처음에 말한 것과 완전히 달랐다! 뿐만 아니라, 제1판 발행 부수도 슬며시 줄어서 4000권이 돼버렸다. 책을 받아본 벗들은, 누군가는 해적판이라 하고, 누군가는 우스개로 ‘화장실독서용’이라 말했다. 종이 품질이 정말 쓰레기 같다면서....

지금에 나는, 어린애 같은 나의 영혼이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공익사업이 왜 이렇게 힘이 드는가? 왜 고력의 명국 棋譜(기보)가 이렇게 무정하게 짓밟히는가? 왜 바둑의 심오한 사상이 이렇게 무가치한가? 왜 당당하고 멀쩡한 어느 출판사가 이렇게 신용이 없는가?! 나는 일개 보잘 것 없는 사람이지만, 나는 나 자신 및 내가 뜨겁게 사랑하는 일이 천대받기를 원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프로棋士로서, 말하고 싶다 :최정상棋士로 성공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들은 모두가 보통사람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노력을 쏟고서야, 무수한 실패와 굴욕을 견디고서야 세계정상에 설 수 있었고, 남들로부터 떠받들어질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당신이 만약 바둑을 좋아한다면, 청컨대 생명을 걸고 ‘창작’하는 그들 최정상棋士들을 보배처럼 아껴주었으면 한다. 그들의 棋譜(기보) 한 장 한 장은 모두가 지혜의 結晶(결정)이며, 그들은 당연히 더 많은 존중을 받아야 한다.

조수순(趙守洵) 五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