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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71029 일본 바둑계 - [번외番外] 전통?승부?, 그 일본적 고뇌


네쌍둥이(사천왕) 표를 만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얘들이 왜 이리 승률이 높은 거이지? 국제전에만 나오면 맨날 지는 것(?)들이..(2001 이후 2007년 아마 지난 삼성배까지 국제전에서 4인(우근羽根하네 고미高尾다카오 산하山下야마시타 장허张栩장쉬)이 거둔 총 승패는 89승107패, 45.4%)


국제전 성적이 어떻든 간에 일단은 ‘대표선수’이니 자국에서 성적이 좋은 결과는 당연하긴 합니다만 그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말이지요,


74.얼마 73.얼마 (%)..간단히 옆의 표를 보면 눈에 확 들어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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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바둑계는 이 4인이 완전히 ‘접수’했습니다. 이 네 쌍둥이들, 그 옛날의 목곡 가문 사師형제들을 보는 듯합니다. 당시 등택藤澤후지사와 역할은 지금은 의전依田(요다)이, 임해봉 역할은 하야림河野臨고노린이 하고 있는 셈인데, 조치훈은 아~무 이유 없이 마아냥‘개기고’있습니다. -사진:한게임)


고전 세대(1000국 이상)의 승률과 신인류 세대(1000국 미만)의 그것은 대략 5~7%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정도 차이는 큰 차이라 할 수 있죠. 그런데 누구나 알다시피 일본의 세대교체는 절대 후생가외後生可畏가 아니었지요.

일본의 고전 세대는 조국수나 현금 李국수처럼 팔팔한 실력임에 불구, 더 뛰어난 후생이 나타남에 할 수 없이 (끌려) 내려온 것이 아니라 윗목에서 누릴 만큼의 세월을 안락하게(?) 누리다 제 발로 걸어 내려왔다고 보아야 합니다. 가외可畏의 후생이 없었다는 말이지요. 우리의 조치훈, 나? 나 못 내려가! ^^

(진실, 이 글은 일본의 후생이, 선배 세대보다 못하느냐 그래도 못하진 않지 않느냐 이걸 얘기하고 있는 중입니다.)


류시훈 九단이 신문 칼럼에서 대략 이런 말을 했는데, ‘일본 바둑이 퇴보한 게 아니다. (오히려) 발전했다. 발전은 했는데, 한중이 상대적으로 너무 빨리 발전하는 바람에 오늘날 뒤쳐지게 되었다.’이 기억이 납니다. (프로기사 전체를 두고 한 말인지 정상급 일부만 두고 한 말인지의 정확한 취지는 잊어버렸군요.)

그래서 좀 생각해 보았더랬는데 지금의 제 생각은, 「전체적으로 보면 퇴보, 정상급 일부만 보면 정체」라 해야지 않는가 싶습니다. 간략히 따져 보지요.


7,80년대 (그 이전도 물론 포함되지요.) 일본 바둑지地는, 일종의영웅들의 군무群舞라 할 수 있겠는데, 하튼 이 시대 활약한 기사들은 쉬이 범접할 수 없는 뭔가가..간단히 말해 우리에게 ‘엄청 대단해’ 보였지요. 그게 물론 그네 기사棋士들이 강해서였기 때문이긴 하지만, 못지않게 큰 이유가 '모양' 강국 일본의 포장包裝에 힘입었다는 건 나중에 판명이 났지만요.(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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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본 게 없는 와중에 「대표 기사 시리즈」책이 생각나는데 거 7권짜리 뭐 화려, 강완, 치밀, 투혼,..하는 그런 거요 기사 한 사람 한 사람 참 멋있어 보였습니다. 거꾸로 보면 우리의 미숙하기만 한 포장력이 아쉽기도 합니다. 실질(실력)은 우리가 지금 썩 좋으니 포장만 제대로 받쳐 준다면 우리 기사들의 극적劇的 인상印象(이미지)의 연출에 있어 한결 나을 텐데요. (사진:독매讀賣요미우리신문)

고작 4국 상관이긴 하지만 그래도 바둑의 국제 통합 시대에, 한동안은(?) 국적을 건 승부가 제일 중요할 겁니다. 실질이니까요. 그렇긴 하지만 또, 이 시대가 이미지와 디자인의 시대라는데,「동그라미 금 그어놓고 다 큰 어른 금 바깥으로 밀쳐내기 장난」에다 역사와 전통을 덧씌워「모래판의 사무라이」란 그럴듯한‘모양’으로 인상印象(이미지)화시켜 면면히 지켜 나가고,


얼마 전 「한니발 등장Rising」-양들의 침묵 시리즈 도입부에 해당- 을 보니, 주인공의 성장기에 일본 -사무라이- 적 요소를 섞어 넣더군요, 누가 시킨 적도 없는데 말이죠. 세계인에게 비친 일본적 이미지가 그만큼 강렬하다는 방증傍證이겠으니.. 부러웠습니다.

바둑에 있어 우리가, 실질도 뛰어나고 포장까지 잘하여 두루두루 인상이 좋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이겠죠. 두 마리 토끼일지도 모르지만요. 

    

아무튼 첨화添花, 어느 정도의 허상이 있었다는 얘기고 정작 아까 하던 말은, 현금의 대표기사인 네쌍둥이(사천왕)가 고전 대표기사들보다 낫느냐 못하느냐, 쉽게 말해 「그 때 애(?)들이 잘 두느냐 지금 애들이 잘 두느냐」 이런 소박한 물음이 되겠습니다.

이전에 저는, 지금의 일본 대표들이 하도 죽을 쓰고 있고 이른바 고전세대에게 투영投影시켰던 영웅의 이미지도 못 버린 상태이었던 지라 정상급 기사 수준에서는 실력 퇴보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별도로, 저변 기사들의 수준 비교는 정체 상태라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일류 기사(류시훈)의 말을 듣고 -백 퍼센트 믿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말씀'인데.. - 어 그런가 싶었고, 결정적으로 위에 언급한 정상급 기사들의 통산 승률을 접하고선 아 최소한 정상급에선 퇴보는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저변 기사들의 수준이 상당히 퇴보하였다는 얘기가 되지요. 보다시피 조 소림의 승률보다 네쌍둥이들의 승률이 상당히 더 좋으니까요.)


결론적으로, 일본의 정상급은 연구열도 왕성하고 외국(강국)물도 먹고 하여 층이 얇아지나마 근근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저변층은 두껍기만 하지 연구열도 별로 없고 외국물 먹어 볼 기회도 없고 정상급 만날 기회도 없고,

그렇다면 결국 자체 수급되는 물(;신진들) 수준이 상급으로 받쳐주어야 하는데 그게 그렇지를 못하다 보니 늙은이는 지지옥션배 기사들처럼 늙어 기력이 떨어지고 젊은이는 옛날의 늙은이만큼도 못하다.

저변층에서는 퇴보했다 저변층이 퇴보하다 보니 (정체중이고 게다가 두께가 얇아진) 정상급들의 승률만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오고 있다 이런 줄거리가 아닌가 합니다.


생각해 보면 한중의 발전이 얼마나 큰 폭으로 있었나..지금은 제법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겠는데, 현금 세계의 초일류들은 「그 옛날 일본의 한다하는 영웅들」보다 분명한 차이로 낫다 하는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우리에게 이창호(조이 사제의 정반합이라 해도 좋고)가 없었다면 거기다 보태어, 동시에 약간 다르게 말한다면 바둑의 국제화가 없었다면 있기가 힘든 일이 일어났습니다. 우리에겐 행복임을..두 말 할 필요가 없겠지요.


일본, 그네들에게 불행인지 그래도 멀리보아 행복인지..글쎄 모르겠습니다만, 일본 바둑의 미래는 과연..있을까요? 그네들 중 어느 정도 비율, 그리고 주도층은 생각이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적 감성 -투료의 미학도 그렇지만-을 쉬이 버리지 못하는..버린다기 보다 그런 걸 중요하다 생각하는 그네들 고집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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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고성쇠는 한때이지만 흔들리지 않는 정신이 문화 전통이요 정작 중요한 것이다’(블로거 천성인기天声人碁), 어떤지요? 참 일본적이지 않습니까?

한편으론 우측의 탄식이 있습니다. (초록색 -블로거 수영~우리바둑인생~秀栄~我が囲碁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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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길지 알 수는 없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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