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람들 눈 동그랗게 뜨고 멀거니 지켜보게 만들던 연승이 멈추었다.
9일 갑조리그 10회전 대국, 11일 11회전, 15일 봉황고성 배 인터뷰.
중간에 한국으로 귀국했다 다시 출국했는지
계속 중국에 체류였는지는 모르지만
이렇든 저렇든 11회전을 뛰지 않았다. 그 연유는 아래에 나오고,
이하 對 고령익 바둑 포함, 간단히 소식을 전한다.
9일 10회전 對 고령익古靈益 바둑을 전하는 王磊의 감상에 의하면 이 날 이세돌의 바둑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失常) 한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휴직사건의 영향이 작지 않다. 이렇게 평하는 왕서방이다.
왕뢰가 전하는 바에 의하면 대국 후 李,古령익 두 대국자는 장시간의 복기를 하였는데 이세돌은 인정하기로, 자신이 한 순간도 좋았던 적은 없었다 고.
이 복기를 옆에서 쭈욱 지켜본 왕뢰가 '이세돌의 고견과 필자의 졸견을 전한다'면서 이 바둑 해설(☞바로가기)을 했는데, 이에 의하면,
초반 포석에서 약간 갸우뚱 만드는 수가 나오는 건 다반사인 이세돌이라 초반은 그렇다 치자.
반 박자 뒷북 쳐서 큰 자리 뺏기고,
좀 이따가 패 싸움 벌어질 판국인데 미리 패감 쓰고,
이쪽으로 젖혀야 하는데 저쪽으로 젖히고,
어찌어찌 겨우 균형 맞춰 ‘자 지금부터 새로 시작’국면이 되었는데, 행여 이러다 이길세라(?) 곧바로 긴요 수순 빠뜨리고, 그리하여 그 허를 찔리고,
적敵이 마음먹고 날린 주먹에 닭수로 접대, 형세불명이던 바둑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네.
그러면서 남긴 시간이 11분.
왕뢰 왈, 시간 남기기로는 이세돌 수 년 간 갑조리그 출전에 극히 드문 일이라.
고령익이 못 둔 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잘 두었고 자기의 실력발휘를 했는데, 그래도 실수는 있었고 평소 상태의 이세돌이라면 늘 그렇듯이 역전시켰을 텐데 이 날은... 그렇지가 못했다. 특유의 중반을 보이지 못하고 맥없이 물러난 바둑.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사가 풀렸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런 식의 느낌이다.
(지금 국면은 왕뢰 왈, 형세불명)
151이 고령익 회심의 일격, 0로 단수 쳐 우측 백 두점 차단하는 수단을 본다. 이를테면 (150 일단 차단과) 맞보기인 셈인데, 여기서 백은 흑의 이 노림을 해소시키고 선수를 잡아 a로 달려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서...,
백은 b 노림을 강조하여 흑을 이쪽으로 불러와야 했다. 152가 그랬으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날 따라 거듭되는 세돌의 '삑사리'. 그랬다. 152는 삑사리였다.
잽싸게 쓰리쿠션 돌리고 '아줌마 났어요'.
하변 흑 쌍점에 코 붙이는 수는 성립하지 않는다. 흑3의 효과.
백2는 흑3 자리에 두었어야 했다. 후에 쌍점 코 붙이는 수가 성립.
***
다음 다음 날인 11일은 출전하지 않았다. 출전하지 않은 이유를 잠시 오해했지만 알고 보니 상대팀이 최철한의 서안곡강 팀이라 귀주 측에서 이세돌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고. 왜냐면 갑조리그 규정에 ‘外援(외원;용병)끼리는 두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고.
말하자면 귀주 측은 상대가 최철한을 내보내면 앞에 말한 규정 때문에 이세돌의 효용가치가 떨어진다 판단한 모양. 별로 그럴 것 같지도 않지만..., 하튼 나름 이유는 됨. 뭐 이세돌을 원하는 판판이 내보낼 순 없는 일이고 갑조리그 한 해에 둘 판은 고작 10판 안쪽이니 끔찍이 아낄 만은 하다.
재밌는 건 서안도 같은 판단을 했다는 것. 그래서 李,崔 둘 다 不 출전. 다만 중국에 있는 김의 이세돌은 팀과 여정(서안이 홈, 귀주는 원정)을 같이 했고 사진도 찍고,.., 어떤 記事를 보니 대국지인 고성(古城이었던가?)은 역사유래가 좀 있는, 명승지쯤 되는 모양이던데, 뭐 당나라가 나오고 어쩌고..
15일 인터뷰는 또 어디메냐.. 북경. 이리 와따 저리 가따~ 아마 덕분에 한 일주일 잘 보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