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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91122 여자棋士 상비군 발족을 보며3 - 문요, 용혜를 울리다


(
2편에서 계속)


다음은 박문요가 송용혜를 울린 바둑이다. 마지막인 6라운드에 두어졌다. 치수는 정선에 덤 일곱집 반.

(총보를 보려면 -->第5届百灵杯男女超级对抗赛第六轮 朴文垚执白中盘胜宋容慧 2009-08-22)


백 2,4,6을 보자. 전형적인 ‘열 채우기’ 식 포진이다. 이창호 形 기풍 박문요가 이리 두어올 줄이야.. 용혜, 문요에게 조금 섭섭하지 않았을까?
송용혜가 열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는 알 길이 없고, 용혜는 어쨌든 뚜벅뚜벅 갈 길을 간다. 이 아가씨도 나름 일류 프로임에랴.


10과 11, 12에 13, 그리고 14까지. 좋다. 여기까지는 제아무리 박문요라도 도리가 없고. 그리고 15도 기착점(9)을 살리기 위한 수. 이 수도 좋다. 그런데 덤을 주어야 할 백이 여기서 일일이 다 받아 줄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결과적으로 백은 우변 공격에 두 번을 손을 빼게 되는데,..


19는 당연한 수이자 기세의 한 수이다. 저곳을 힘차게 내려치질 못한다면 그 이전 일련의 수들 역시 잘못된 수에 다름 아니다. 송용혜, 아마 따악!하고 내리찍었을 텐..아닌가? 아니라면 사아뿐히 돌을 바둑판에 올려놓았을 텐데.. 입술을 꼬옥 깨물며. 이씨, 오빠야 너 주우거쓰!

사실 백이 두 번이나 큰 곳을 선점해버렸기 때문에 흑은 이곳에서 무언가 공격의 효과를 얻지 못한다면 바둑이 심히 곤란해진다. 여기부터가 매우 중요한, 말하자면 이 바둑의 최대 고비.


억! 아차 하는 순간에 송용혜. 한 手 꼬이더니 자꾸만 꼬인다. 아무래도.. 이건 이건.. 관전하던 섭위평과 화학명이 연신 “열받았어 열받았어.”할 정도로 형태가 일그러지고 돌들이 뭉치고.. 포도송이가 되고 결정적으로 후수까지 잡는다. 결국 백이 천왕봉을 선점하게 되고, 이래서야 同手라도 이기기 어렵겠는뎅?


송용혜. 포기하지 않고 있는 용맹 없는 용맹을 다 발휘하며 눈물겹게 분투하였지만, (빠르게 냉정을 되찾는 송용혜 - 그림의 백1 직전 흑이 둔 하중앙 쌍점으로 세운 수가 와중 정신줄 찾은 수이다. 박문요야 뭐 말할 필요도 없는 실력이지만, 이 사람 세계바둑계에서 한다 하는 魔頭마두 박문요를 상대로 이 판 승부를 뒤집기 위해 바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가는(☞결정적장면) 송용혜의 실력이 놀랍다. 그러나..) 노련한 박문요가 이런 바둑을 놓칠 리가 있나. 송용혜, 박정하기 이를 데 없는 오빠야를 원망하며 분통하게도 돌을 던지게 되고.


문제는 바둑이 끝난 후였다. 대국실을 나오자마자 용혜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고, 뒤따라 나온 화학명이 달래도오 달래도오 소용이 없었다고,.. 현지 소식이 전한다.() 화학명 말로는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래나 어쩐대나. 울보 송용혜인가보다. 아마 승부욕이 그만큼 강한 건지..


소란의 끝은 역시나 섭위평이 장식하였다.() 화학명이 이 백령배란 대회의 기획에 있어서 기원 쪽 담당자쯤 되는 모양인데, 대회가 다 끝나고서 聶에게 물었다.


“내년에는 원로 기사들도 참가해주셨으면 하는데, 워쳐케 생각이 있으심미껴? 선생님.”


이에 聶 왈. 묻지도 않은 소리까지 늘어놓기 시작한다.


“나는 우리 팀으로 마효춘과 유소광을 뽑겠다. 이들과 팀을 이루어 여자기사들과 둔다면 2점으로 만들 자신이 있다.”-오옷!  (註 ;華는 62년생 聶은 52년생.)


“선생님. 너무 나간 것 아닐까요? 정말로 자신이 있으세요?”


화학명이 불만스럽다는 듯 반문했다.

섭위평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요 이틀 동안 여자애들 바둑을 보았는데 여엉 아니더라구. 우리가 제대로만 둔다면 말이쥐, 한 번 두면 한 치수씩 올라 갈거야. 반드시 두점으로 만들 수 있다구.”


지신의 말을 증명하기 위하여 섭위평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지난 일까지 끌어낸다.


“당신 알잖소. 풍운豊云이라고 이전에 국가대에 있었던 九단, 지금 미국 살지.(註;豊云/펑윈, 찾아보니 2회 보해배 우승을 한 적 있고, 현재 캐나다 거주. 04년과 06년에 일본 豊田도요타배 참가한 적이 있다.) 예전에 우리 둘이 단판 치수고치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다섯점까지 갔다구. 풍운이 거기서 눈물까지 흘렸어요. 그러고 다시 두려 하지를 않았어요오.”


곁에 있던 왕여남이 참지 못하고 까발렸다.


“당시 섭 선생은 전성기였었죠. 보통 기사들이 섭 선생의 바둑에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을 수 있나요. 게다가 섭 선생에게는 반외초(盤外招)가 있었어요. 끊임없이 ‘아야~ 니 이리 둘 수 있나?’이런 식으로 상대를 더 오그라들게 만들었지요.”


여자인 화학명, 열이 받아서는,


“섭 선생님. 넉점 접어 이길 수 있다고 했지요? 우리 오늘 한 판 두어봅시다. 제가 넉점을 깔지요. 어떻게 저를 이기는지 좀 봅시다요.”


화학명이 즉시 바둑판에 넉점을 놓더니 섭위평을 끌고 가 맞은편에 앉혔다.


“이러면 내가 어케 이김미? 그때 나랑 풍운이 둔 건 단판 치수고치기였다구. 열 받지 않은 상태에선 무리라구.” “달라. 다르다구."


섭위평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記事1 -백령배 槪觀개관
記事2 -대회 전개, 출전 기사들 전적
記事3 -주루룩 주루룩 눈물이...
記事4 -대회를 마치고 棋士들의 소감
記事5 -2점을 자신하는 섭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