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手산맥배 이야기)
먼저 중국 분위기,
별거 없다. 다만 조금은 있다.
왜냐면 지금 새물결체육(新浪體育 sina.com) 보드게임난은 중일슈퍼대항전30주년 기념행사 건이 머리기사이고, 國手산맥배는 준주요 記事로 취급되어 그 아래 칸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 3대 바둑 포털 중에 두 곳이 한참 전부터 시들시들해졌으며, 결국 새물결체육 한곳만 활발히 記事가 갱신되는 바, 결국 관련 記事 건수는 다 합쳐도 하루 서너 개 정도에 그친다. 이전에 3대 포탈에 끼우기 애매했던 바둑성(弈城 eweiqi.com)이 그래도 꾸준히 記事를 생산하는 바, 여기까지 합쳐서 서너 건이란 소리이다. 저들도 주의 깊게 쳐다보고 있긴 하겠지만...
우선, 두 곳의 댓글을, 대표적인 것만 구경하자.
(지금까지 스트레이트 記事가 다고 아직은 평론/칼럼은 안 나왔다.)
(또, 찌릿찌릿한 '그手'를 얘네들도 구경들 좀 하지, 그러자면...
결국, 기보를 다루는 記事가 과연 나올지 궁금한데, 아마 안 나올 듯. 요즘 얘네들 디게 바쁘다.)
-eweiqi.com ‘중국 석패’란 제목의 記事에-
댓: 박정환이 왜 안정적일까? 그의 맘속엔 바둑밖에 없으므로. 어디를 가던 바둑판과 초시계를 갖고 다니며 훈련한다. 노력 정도가 중국에선 구준(邱峻) 정도만 비교할 만하지. 근데 구준은 나이가 많아, 효과가 박정환만 못해.
대댓A :바로 特務가 없어서 그래. (특무, 가결(柯潔)의 애칭. Lurk(P)에서 유래)
대댓B :구준은 자질 부족임.
대댓C :가결이 없음 어케 될는지.
(가결...)
-sina.com도 비슷한 제목 ‘... 중국 석패’- 댓글 제법 있는데(88개),
우선, 최고 추천수 --130개
大李가 小李에게 전하고 小李가 小朴에게 전하는가? 설마 천하제일은 아직도 한국 손안에? 가결에게 삼가 부탁, 그대에게 달렸소, 부디 막아내기를. 님이 못 버틴다면, 박정환이 천하통일할 거요!
(역시 가결)
다음 추천수 84
댓 :박정환이 역시 안정적이네. 3연승. 일인자로 손색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박정환 칭찬만 있을 린 만무. 바로 위 댓글에 대한 대댓만 해도
대댓 :현재 박정환은 현재 우승이 둘뿐이야. 다만 안정적이긴 하지. 천하제일은, 좀 더 지켜봐야 해.
박정환이 조금만 삐끗해도 두 댓글의 추천수가 맞바뀔 것이다.
댓글, 하나만 더 소개.
댓 :시월(時越) 가결 진요엽(陳耀燁)이 올라갔다면 朴을 격파할 가능성이 커. 세 판 중에 누군가 한 판은 분명히 이겼을 거야. 그럼 역전이 가능했지.
대댓 :네, 다음 정신승리.
대대댓 :밥덩어리들은 안돼. 보약을 열 알을 먹인들 무슨 소용. (원문 :米饭坨不行...)
밥덩어리. 재작년 세계대회 6개를 독차지할 당시 나온 (그들에겐 뿌듯한) 표현이, 바로
‘식당쌀밥맛죽(時唐羋范陳周)’.
그런데 이번에 2차전에서 전패하자 이를 전하는 記事 제목이
‘米飯坨, 韓流를 못 당하다’
米飯坨? 세 선수 성씨 羋范柁의 같은 발음, 중국인들이 즐기는 언어유희. 그런데, 辭典(사전)에도 없는 米飯坨, 조어 米飯坨. 坨는 밀가루나 소금 등의 덩어리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사투리 ‘떡지다’도 坨로 표현한다. 米飯은 쌀밥, 米飯坨는 결국 밥덩어리, 사이좋게 져서 0:3을 만들어놓은 인간들에게 좋은 뜻으로 한 말일 린 없고...
결국 위 대대댓글은 하루 전 記事의 신선한 표현을 따라한 것.
(사실 일견 ‘밥탱이’가 즉각 떠올랐으나 곰곰 따져보니 이건 아마도 바보탱이에서 온 것. 이것의 ‘모욕지수’가 그다지 센 건 아니지만 米飯坨가 아무리 좋은 뜻이 아니라 해도 밥탱이에 비할 바는 아니므로...)
바둑으로 가서,
ddcg(범정옥范廷鈺), 참 땐땐한 바둑이다. 요샌 좀 뜸하지만, 둘이 두면 십중팔구 바둑이 다 어제처럼 그런 식으로 흘러간다. 따박따박, 거북이 같은 일정한 박자에 토끼에 버금가는 속도. 로마병정 같은 딴딴함, 좀처럼 뚫리지 않는 황금방패.
상대가 늘 고런 식으로 나오니까 박정환은 자연히 공격자가 된다. 즉, 얘만 만나면 박정환은 ‘세찬 바람, 난무하는 창’이 된다.
그래서 창이 방패를 뚫으면 朴의 승리, 못 뚫으면 밥팅이의 승리.
어제만 해도 얄미운 황금방패는 제값을 했다. ‘그手’만 아니었다면.
설명 :인터뷰에 의하면, 백1 순간만 해도 范은 그 수를 백4 선수가 목적인 순수한 끝내기로 판단했고, 백5를 당하고서야 괴로워했다고(속으론 백3 때 이미 '헉', 폭풍 전야를 감지했겠지만).
(더 자세한 설명은 여기☞참고)
결론 :백5로 귀 자체에 대단한 수가 나진 않지만, 그걸 빌미로 뭔가를 선수하면 왼쪽 위 흑 대마의 연결에 사달이 난다.
결국 뭔 말이냐면, '얄밉게 뚜는 님아,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떡!
국후 복기장면(사진:타이젬) 사진기자가 노린 듯
‘브루투스 너마저...’ 3월15일.
‘깊은 빡침’ 3월6일.
...
8월 10일?
반의 반의 반이 좀 안 되게 신나는 날 정도야 뭐, 금방 잊겠지.
한 사람의 3승에 가려진, 두 사람의 1승2패. 그늘이 있는 승리이다. 그렇긴 해도 박정환의 3승은 기분 좋은 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내게 그것보다 더 기분 좋은 점은,
‘마음을 편하게 갖고 대국에 임한다. 예전에는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그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타이젬 인터뷰
한낱 아마추어로서 말을 해본다면, 고작 인터넷 바둑이지만 예전에는 지고서 분을 못 삭이는 적이 많았다. 그거 이전에 더 큰 문제는. 패배가 두려울 때면, 또는 너무너무 이기고 싶을 때면 手가 궤도를 벗어나는 악습이었다. 오랜 세월 끝에 이제는 ‘한낱 바둑 승부를 관조하는 여유’가 어느 정도 체득이 되었다. 다만, 내 경우는 한낱 아마추어로서일 뿐이고.
취미가 직업, 그게 행복인 점도 있지만 그게 불행인 점도 있다. 그런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사례를 얻어들은 적이 있는데, ‘그렇구나...’ 국외자는 그저 짐작 정도나 할 뿐.
박정환의 ‘마음 공부’엔 프로의 방식, 박정환의 방식이 있을 터이다.
그게 요즘 진도가 잘 나가는 모양, 반가운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