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 드디어 등극 -古力 등에게 치이며 총총 흘려보낸 그 세월
출처 :추혼(追魂) 새물결체육(新浪체육) 201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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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삼성배세계바둑마스터즈결승3번기가 종료, 중국 棋士 당위성(唐韋星)이 한국 棋士 김지석에게 두 판 연속 지면서 타이틀 방어에 실패하였다. 그리하여 25살의 김지석이 자신의 세계대회 첫 우승으로 삼성배를 차지, 한국바둑의 황태자 오늘로서 등극을 선언하였다.
바둑 세계대회 우승자가 날이 갈수록 어려지는 추세인 오늘, 김지석은 25살이 되어서야 세계대회 우승자가 되었으니 확실히 大器晩成(대기만성)이라 하겠다. 19살에 세계대회 출전을 개시한 김지석, 꼬박 6년 시간을 들인 끝에 대업을 성취하였으니, 그동안 단련 단련으로 바삐 흘려보낸 청춘 세월, 아마도 그의 미래에 하나의 재산이 되리라.
시절을 2008년으로 돌려, 갓 하산한 풋내기 김지석은 채 열아홉이 못 된 나이로 제13회 LG배에 출정, 2회전에서 당시 한창 전성기 시절이었던 이세돌을 만났고, 담벼락에 박치기 한 번 하고 돌아와야 했다.
2009년, 20살의 김지석은 다시 길에 오르는데, 자기보다 더 어린 중국 棋士 시월(時越)에 의해 제14회 LG배 1회전에서 길을 막힌다. 이어진 제14회 삼성배 2패탈락제 32강전에서 김지석은 또 실패한다. 세계대회의 잔혹성은 꿈으로 가득 찬 젊은이의 어떠한 예상도 한참을 넘는 수준이었다.
2010년, 끊임없이 성장 중인 김지석은 더 많은 대회 참가 기회를 얻는다. 다만 성적의 발전은 그리 빠르지 못했다. 제2회 BC카드배 16강전에서 최철한에게 패배, 제23회 후지쯔(富士通)배 8강전에서 공걸(孔傑)에게 패배, 제15회 LG배 본선 2회전에서 왕요(王垚)에게 패배.
2011년, 천천히 성장 중인 김지석의 세계대회 전적은 갈수록 좋아졌고, 당시의 중국 覇者(패자) 고력을 끊임없이 만나기 시작한다. 제16회 삼성배 8강전, 제3회 BC카드배 8강전, 제15회 삼성배 준결승 등 세 번의 경기에서 김지석은 고력에게 네 판을 졌고, 거기다 제16회 LG배 준결승에서 강유걸(江維傑)에게 패배, 한국의 황태자는 세계대회 우승자 결정 무대 딱 한 발자국 앞에까지만 갈 수 있었고, 고력 등에 치이며 흘려보내는 청춘 세월을 탄식했다.
2012년에서 2013년은, 침체기에 빠진 김지석 입장에선 휙 휙 흘러가버렸다. 2012년 제9회 춘란배 8강전에서 공걸에게 패배, 2013년 제1회 Mlily몽백합배 본선 1회전에서 또 고력에게 패배, 제18회 삼성배 8강전에서 당위성에게 패배.
세월은 흘러 2014년, 실패의 고초 속에서 끊임없이 단련한 김지석은 마침내 에너지를 폭발하기 시작한다. 제19회 삼성배 32강전에서 김지석은 진요엽(陳耀燁) 당위성을 연파하며 먼저 16강에 진출, 16강전에선 예내위(芮乃偉)에게 승리, 8강전에서 융의(戎毅)에게 승리, 준결승 및 결승에서 두 번의 2:0으로 시월과 당위성을 차례로 이기고 8연승 무패로 우승한다. 또 제19회 LG배에서 주예양(周睿羊) 리철(李喆) 타가희(柁嘉熹) 최철한을 연파하며 우승 준우승 결정전에 올라간다. 忍苦(인고)의 청춘과 작별을 고하며, 김지석은 25살 바둑 경기 세계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에 두 개의 세계대회 결승에 진입, 그 중 삼성배를 우승하였으니, 가히 십 년 수행 끝에 득도라 할 만하다.
‘단꿈 흘러가버림을 탓하진 않으리오만, 너무 바삐 지나가버림은 슬퍼하겠네(不悔夢歸處 只怪太悤悤).’ 청춘세월을 출정으로 바삐 흘려보냄은 두렵지 않으니, 계속 분전할 격정과 용기가 있기만 하다면, 한 사람 棋士로서 遺憾(유감)도 안 무섭고 때 놓침도 겁내지 않으리니, 그럼으로 바삐 늙어갈 일 없게 되리니.
젊은 國手들에게 바친다.
追魂추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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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 對 古力 전적은 3:5 (xxxx000x)
패배한 5판은 위 본문에 나오는 그대로,
승리한 3판은, 2012년 2월 농심배 제11국/2012년 3월 춘란배 16강전/2012년 9월 중국 갑조리그 제16차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