剽(표)는 빼앗다,훔치다,겁박하다 를 竊(절)은 훔치/도둑(질)(하다)를 뜻한다. 표절은 그 말의 모습이 훔치고 훔침이라 보기에 따라서는 이중의 도둑질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데, 다른 사람의 노작(勞作)을 무단히 자기의 것으로 하고 나아가 그 이득(찬사나 명성, 경제적 이득)까지 가로채는 행위라는 비난이다. 그러나 창작물의 경제적 측면이 본격 주목된 시기는 근대 이후이고 보면 옛사람들이 그런 염두까지 나아가진 않은 듯싶다. ‘표절'이라는 단어는 당나라 문장가 유종원(柳宗元)의 문집에서, 또『제북집』등에서 등장한다 한다. ‘표절‘의 어원을 추론하기 위해 직접 그 등장의 맥락을 확인하고 싶으나 앎이 짧아 아쉽다.
단순 짐작으로는 고(古)단어로서의 표절은 ‘겁박하여 훔치는 짓’이었으되 위 유종원 등 옛 문인들이 『남의 시문(時文),가(歌) 등을 베끼거나 훔쳐서 자기가 지은 양 함』을 표현할 적당한 말로서 고른 끝에, 기존의 단어였던 표절을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
서양에서는, 그리스어 plagios(음흉한,간교한)에서 라틴어 plagiari(유괴)가 유래되었었고, ‘1세기 로마의 피덴티누스라는 사람이 촌철살인의 경구로 유명한 시인 마르티알리스가 발표한 시 몇 편이 자기가 쓴 것이라며 "내 자식을 납치한 것과 같다"고 비유’(이광일, 지평선-한국일보)한 데서 표절이란 뜻이 비롯되었다고 한다. 영어 plagiarism(표절)의 유래이다. 표절시비가 본격 다발하는 시기는 근대 이후로서, 창작이 활성화되고 동시에 창작물의 재산적 가치가 주목되면서부터이다. 이는 르네상스 이후 자본주의의 발달과 맞물리는데 그리하여 당초 작가성과 작가적 양심의 문제에 머물렀던 표절에 법적,경제적 차원의 문제가 보태지게 되었다. (유래부터 보았지만 ‘표절‘은 당초 (작가)윤리의 문제였지 법(저작권)상의 용어가 아니다. 오늘날 ’표절‘이라 하면 모두 저작권 침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표절과 법상 침해는 일정부분 괴리가 있다.) 금세기는 지식의 시대로서 지식도둑질은 평범한 일상인들에게도 더 이상, 사소하다 치부해 버리거나 남의 일이라 하여 외면할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더구나 지난 세기말 이후 컴의 보급과 인터넷망 보급으로 ‘창작의 민주화’시대가 된 이제 표절은 프로작가뿐만 아니라 무시로 인터넷을 부유하는 이름 없는 소시민 옆으로도 조금씩 밀접해오고 있다.
*조선시대 시인 허난설헌의 ‘유고(遺稿)’ 『난설헌집』을 두고 후대에 표절시비. 다수 작품이 옛 중국 시와 유사. 난설헌은 생전에 많은 좋은 시를 세상에 흘렸으나 유언으로 모든 흔적을 불살랐다 함. ‘남기지 않은 유고’를 엮은 동생 허균(홍길동전의 저자, 중국출입이 잦았다 함)의 누이를 향한 ‘선의(善意)’에 짙은 혐의. *2000년 송자 교육부장관, 논문 표절 시비로 사임. *전여옥의『일본은 없다』(1993.11),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름과 동시 표절시비(전씨의 일본 특파원 근무시 지인이었던 르뽀라이터 겸 작가 유재순의 미발표 자료,원고,취재후기 도용의혹.), 94년 『여성신문』이 기사화. ‘옆집 신발공장에서 똑같은 신발을 만들었기로서니 그게 뭐가 죄가 돼요?’ 전씨 남편의 당시 변(辯○ ,便×)이었다고 유씨는 주장. 04년 국회재구성 직후 다시 인터넷에 관련 글이 올라오면서 인터넷 사이트 『서프라이즈』와 오마이뉴스에서 (얼씨구나) 기사화. 전씨는 오마이뉴스의 대표 등과 서프의 정치논객 김동렬 씨, 그리고 유재순 씨에게 총 5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명예훼손소송을 제기. 유재순 왈, ‘차라리 잘 되었다’. *동인문학상 수상작 『봉인』(권지예), 프로급 아마추어로서 인터넷 인기 작가인 ‘시골의사’박경철의 블로그에 실린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로부터 소재차용 및 특정문장을 그대로 사용. ‘시골의사’는 ‘이런 것으로 법정까지 갈 생각은 없’지만 ‘작가적 양식에 입각한 자기견책’은 있어야 한다 고 요구. *2006년 초, 아주대 박재윤 총장, 논문 표절 시비로 사임. *EBS 구관서 사장, 박사 논문이 자신의 석사논문과 유사하여 자기표절 논란, 노조가 『취임반대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는 등 곤욕, (이하 한국일보,김광수 기자)친형은 “나도 7년 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박사논문에만 몰두했다”며 “그런 식으로 박사한 것 자체가 집안 망신이다. 너무 상심했다”며 동생을 질타, 이에 대해 구 사장은 ‘주경야독했다’ 며 억울함을 호소. *김병준 부총리, 제자논문 표절의혹, 논문 중복게재의혹, 취임 18일 만에 사퇴, 사퇴의 변은 타면자건(唾面自乾:남이 침을 뱉으면 침이 마를 때까지 기다린다) 정작 스스로는 ‘논문중복게재는 관행’이라며 교수사회에 唾面, 국민대 교수협의회는 自乾을 기다리지 않고 사과를 요구. *베스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의 ‘번역자’ 정지영(아나운서)에게 ‘대리번역’의혹제기, 출판사와 소속사는 ‘이중번역’이라 대응. 일련의 소동 후 당사자는 책 판매 수익금을 환원함과 동시에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 도중하차. 책은 여전히 베스트 셀러. 또 다른 여성 아나운서 김**에게도 같은 의혹제기되기도. *역사학자인 모대학 A 교수와 모대학 B 교수, 김용선 한림대 교수에게 실명으로 표절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공개사과(역사학보). *『즐거운 사라』의 마광수, 교지에 난 제자의 시를 자신의 시집 『야하디 얄라셩』에서 도용, 당사자가 언론사에 제보하자 즉시 사과하고 시집폐기, 연세대는 마교수의 07년도 1학기 모든 강좌를 취소시킴과 동시에 정직 2개월 처분, 마교수는, ‘묻혀 있는 게 너무 아까워서’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훔쳤다’며 ‘해임되지 않은 게 천만다행’(연합-장재은)이라 가슴을 쓸어내려. *이필상 고려대 총장, 제자논문 표절, 이름걸치기 등 의혹, 진상조사위 구성, 신임투표 등 논란 끝에 취임 50여 일 만에 사퇴.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1988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였으나 로버트 케네디, 허버트 험프리 등의 연설문을 표절해 문제가 되어 사퇴, 사과문은 존 스타인백의 『분노의 포도』를 표절.(중앙일보-이정재) @@@ 탐욕의 과학자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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