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로 된장과도 맞짱을 뜨고 고추장과도 맞짱을 뜰 수 있는 장이 있을 수 있더냐, 그런 엄청난 장은 昌世 이래 없었더라. 아~ 그런데 요 근래 장맛계의 세 번째 지존이 나타났으니 그 이름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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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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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장이더라.
이창호 된장, 이세돌 고추장 , (그럼) 춘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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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고력古力이더라.
중국산은 춘장이 무섭다 하더라.
사진:나물이네
겨울에 피는 춘란, 춘란배 8강전이 어제 중국 강서성 남창南昌 등왕각騰王閣에서 열렸습니다.
騰王은 당나라 고조 이연李淵의 22번째 아들이자 당태종 이세민의 동생으로서 등왕에 봉해진 이원영李元嬰이 홍주(洪州, 지금의 남창) 태수로 있던 영휘(永徽) 4년(653년)에 지은 것으로, 누각 명칭을 등왕각이라 하였다.
중국 3대 누각의 하나라 한다. 사진:혁성, Sina,com
(원문연결1)당나라 고종 함형 2년(671)에 염백서(閻伯嶼)가 홍주수호(洪州守護)가 되었을 때 이 등왕각을 보수하고 그 해 9월 9일 즉 중양절을 기하여 대대적으로 잔치를 베풀었다. 염백서는 내심 내로라하는 저명인사들이 다 참석하는 이 잔치 자리를 빌려 자기 사위 오자장(吳子章)의 문장력을 과시하려는 꿍꿍이를 가지고 있었던 터라 그날의 행사 계획을 사위에게 일러주어 미리 문장을 지어보게 했다.
나중에 초당사걸(初唐四傑)의 한 사람으로 꼽힐 만큼 출중한 시인이 된 왕발(王勃, 650-676)은 당시 스물두 살밖에 안 된 애송이였는데 교지(交趾, 지금의 베트남 북부 河內)의 현령으로 유배가 있는 아버지를 뵈러 가는 길에 이곳을 지나다가 마침 성대한 잔치가 벌어진다는 소문을 듣고 말석에 앉아 상황을 기웃거렸다. 염백서가 좌중에 지필을 돌리며 글을 지어보라고 했지만 아무도 선뜻 글을 짓지 못했다. 염백서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마지막으로 말석에 앉아 있던 왕발에게 지필이 돌아갔다. 왕발은 일필휘지로 단숨에 이 <등왕각서>와 <등왕각시>를 써내려갔다. 좌중의 명사들이 이 애송이 선비의 글 솜씨에 혀를 내둘렀다. 염백서도 자신의 처음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서 섭섭했지만 자신의 잔치 자리에 이렇듯 천재적인 문장력을 지닌 젊은이가 참석한 것이 한없이 즐거웠다. 시보다는 서문으로 유명한 이 작품은 중국문학사상 최고의 변려문(騈驪文)으로 손꼽히는바, (略) 이 이후 왕발의 <등왕각서>로 인하여 등왕각이 더욱 유명해졌다.
(원문연결2)다음은 등왕각序 일부로서, 끝부분입니다.
滕王高閣臨江渚 佩玉鳴鸞罷歌舞
畫棟朝飛南浦雲 朱簾暮捲西山雨
閒雲潭影日悠悠 物換星移幾度秋
閣中帝子今何在 檻外長江空自流
등왕의 높은 누각 아직도 강가에 우뚝한데
옥소리 말방울 소리 사라지고 노래소리 그친지 오래이다.
아침이면 단청 기둥에 남포의 그림이 날고
저녁이면 걷어올린 주렴 너머로 서산에 비가 흘뿌린다.
한가로운 구름과 연못의 짙푸른 물빛은 예나 다름없는데
인물이 바뀌고 세월이 변하여 몇 해나 흘렀는가.
저 누각에 계시던 천자님의 아드님 지금 어디에 계시는가.
난간 너머 길게 뻗은 강물만 무심히 흘러갈 뿐이네.
기사에 나온 누각 사진이 인상적이길래 인터넷을 좀 뒤져보았습니다. 어떠셨는지? 뭐 어떻든요. 바둑 두기에 운치가 그만이라는 곳 하나만은 확실하군요.
바둑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된장, 어제는 작심하고 실리로 일관하더군요. 우리가 익히 아는 된장의 평소 스타일에 비추어 본다면 좀 이례적이라 하겠습니다. 저는 이걸, 춘장이 그만큼 쉽지 않은 상대..뭐 최근 2연敗도 2연패지만 실력자체가요, 둘이 지금까지 딱 열판 두었고, 그 중 칠팔 판을 구경한 듯 싶은데, 이기든 지든 쉬운 판은 하나도 없었고, 된장이 밀리는 수지는 결코 아닙니다만, 직전에 두 판을 연속으로 지다 보니 아마 부담이 상당히 커서 그런 전법을 들고 나오지 않았나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거꾸로 보자면, 그마만큼 춘장이 간단치가 않은 상대이다 이런 얘기죠.
하나 재미있는 건 프로는 역시 프로를 알아본다고, 해설하던 프로 사범(홍프로였는데요.)이 딱 말이죠. 초반 몇 수를 보더니 이 날의 ‘작전’을 짐작해내더라는 겁니다. 옹~평소의 이창호가 아니다, 여긴 손 뺄거다 이런 식으로 해설하는데, 다 맞아떨어지더군요. 역시 프로는 프로를 알아보나 봅니다.
(기보)승부의 분수령은 우상귀 젖혀 이은 192,194 장면이었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 송태곤의 해설과 홍민표의 해설, 중국 현지의 분석이 일치했습니다. 단지 미묘한 온도차이가 있었는데, 뭐냐면 그 당시의 형세였습니다. 그대로 옮겨보면,
(송-오로해설)역시 반집승부네요.
(홍-타이젬 해설)흑은 사석 하나 많은 것까지 52집입니다.
백은 43집 강한데요. 흑 선수이기 때문에 흑이 조금 남을 것 같습니다.
(Tom.com 記事 - 기사의 분위기로 보건대) 백이 조금이라도 좋거나, 화학명 주임인가는 ‘백 승세’를 언급하고 있었던, 하튼 중국 쪽은 백이 좋다고 보고 있었나 봅니다.
정리하자면 춘장의 192,194의 떡수(?) 이후 몇 수의 변화로 인하여 백이 손해를 보았다는 점에서는 일치하지만, 한국쪽에서는 승부미정 내지 흑 극미 우세상태에서 흑 승리로 확정으로 갔다란 의견이고 중국쪽에서는 바둑이가, 역전이 일어났다고 보고 있는, 그런 차이입니다.
저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뭐 그래쌓소 잉, 고거시 다 고렇게 될 자리 아니것슈? -_-
승부는요.
그러고도 숨은 고비가 한 번 더 있었습니다. ‘패배가 확실시되던’춘장이 상변 230으로 젖힌 장면인데요. 우리의 된장이 불응하고 좌하쪽을 둬버렸네요? 해설하던 송태곤이 엉?엉? 그러고 있었습니다. (기보)그러면서 저런 그림을 보여주면서 한다는 말씀이, ‘이것은..이 진행은 흑이 이겼다고 말하기가 너무 어려운데요.’ 이러는 거 아닙니까. 으부바 오메 살 떨리는 거, 어젠 몰랐지만.. 오늘에서야, 차분히 이후 수순을 놓아보았습니다.(이후 수순, 생각보다 간단해요.) 놓아본 결과...반집승부였습니다. 반면 8집이더군요. 그 문제의 자리(참고도 흑 2자리죠), 실전은 결국 다행히 흑에게 손이 돌아갔지요. 휴우~ 어쨌거나 이것도 숨은 고비라면 고비였습니다.
결승에서 지고 4강에서 지고, 에효~ 기껏(?) 8강에서 이겼습니다. 이겼다고 그래, 이 글까지 등장했는데, 에이 마냥 좋아하기엔 좀 민망하달까요? 아무튼 李국수가 어디 보통 된장인가요. 뭐 하도 많이들 하는 칭찬이야 접어두고라도, 한 마디로 말해 천하제일 장맛인데요. 요 몇 년 좀 不調이긴 하지만..
하튼 장맛세계에서 된장과도 맞짱을 뜨고 천하제일장 고추장과도 감히, 다시 말해 양쪽과 다 맞짱을 뜰 실력을 가진 장은 일찌기 없었다구요. 단 하나의 장도 말이죠. 좀 한다 하는 장이라 어디 한쪽에 혹 안 밀려도 반드시 다른 한쪽에 밀리고..그런 식이었죠.
간장? 간장은 된장 뜰 때도 들어가고(12連敗?) 고추장 뜰 때도 들어가고(10연패) 춘장 뜰 때도 들어가겄지만(13연패) 저얼때 이들 장의 맞짱감은 못된다 하더라. 오호라 상호常昊는 간장이더라.
그런데 짜쟌~ 드디어 춘장이 등장했다 말이죠.
사진:한게임
춘장, 원래도 쎘습니다만 올해의 기세는 더욱이나 대단했습니다. 못 말릴 정도라 해도 저얼때 과장이 아니었죠.
(표)아래 표는 제가 평소 심심풀이로 만들어 본, 「장맛 순위(Ranking 랭킹)표」입니다. (참고로 이 1~3위는 몇 년째 고착되어 있습니다. 이전엔 고추장과 춘장, 이들 1,2위 간 점수 차가 꽤나 컸는데, 춘장이가 올 한해 엄청 활약해버리는 바람에 지금은 저렇듯 엇비슷해졌죠. 훈은 박영훈, 文은 박문요.)
. | 쎈 | 力 | 창 | 훈 | 文 |
12월 점수(잠정) | 1294 | 1123 | 844 | 489 | 467 |
11월순위 | 1위 | 2 | 3 | 4 | 5 |
10월순위 | 1위 | 2 | 3 | 4 | 5 |
이번 달, 저 표 밑에 이런 감상을 적어둔 게 있는데,
*고력이 춘란배 4강을 넘어 결승진출을 할 경우 +50에 다시 +100 도합 150점이 가산된다. 現 1위인 세돌의 점수는 1294(춘란배 탈락)이고 고력의 현 점수 1123에 +150할 경우 1273으로 차이가 거의 없게 된다. 더구나 이미 豊田도요타배와 LG배 결승에 진출해 있는 고력이고 보면 무려 3개 대회의 결승진출을 하는 셈인데, 이미 富士通후지쯔배를 먹은 상태라 산술적으로는 '올해 시작된' 6개 대회 중 4개 대회 우승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만약 해낸다면 사상 처음이지 싶다. 98년 이창호가 부사통,LG,삼성배를 우승한 기록이 있다. 물론 우리 블로그 계산법인 '대회 시작년 기준'으로 98이다.) 그만큼 올해 고력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올해만큼 쎈力昌 3인의 격돌이 많은 적도 드물었다. 하긴 대회가 올해만큼 많기가 4년에 한 해 뿐이긴 하다. 어쨌거나 올해 각 두 세 번씩의 쎈-力전 창호-세돌 전, 昌-力전은 참 재미있다. 마치 (뜬금없지만 필자가 즐겨보니까. 바둑만큼은 아니지만.) EPL(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맨유,첼시,아스날,버풀이 간의 각축을 보는 듯하다. 번갈아 자기네끼리만 우승을 독점하는, EPL의 이 4천왕들은 서로간의 경기 자체도 재미있지만, 우승권의 팀들 간의 맞대결 승패는 2배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4팀 간의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한 팀이 십중팔구 우승을 하게 되므로 더욱 주목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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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
쎈
力
3인 맞대결 기존전적
올해 세계대회 승패(번기는 1戰으로 계산함)
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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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
xxo(춘란8강:08.12.09, 어제)
2승3패
14승 4패
쎈
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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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LG결승:예정)
1승2패
13승 4패
力
oox
o?(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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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승 1패
14승 3패(※최철한,진시영)
세돌의 남은 일정은 삼성배 4강과 LG배 결승. 만약 LG배 결승에서 세돌이 진다면 1위 자리는 고력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쎈-力간의 치열한 1위 쟁탈전, 고비 고비(4강과 결승)에서 고력에게 두 번이나 체면을 구긴 창호가 과연 설욕을 할지. 이래저래 춘란배 8강전(昌-力 전)과 LG배 결승전(쎈-力전)의 귀추가 주목된다 하겠다.
표는 어제 대결의 결과까지 취합한 것입니다.
위에도 있지만 이젠 된장이 응씨배 결승과 춘란배 4강(낼 대결도 주목되죠.) 고추장이 LG배 결승과 삼성배 4강(이건 다음 주죠?), 춘장이 기존에 富士通후지쯔 우승과 豊田도요타결승과 LG배 결승입니다. 아무튼 장맛계의 삼국지 점점 재미있어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