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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90329 [소개,번역] 불각의 한수를 당한 이창호


***엊그제(26日) 있었던 이창호v박문요 戰 논평이다. -작성 기자 謝銳사예 (‘중국의 박치문’쯤 된다.)


***제목:이창호, 둔해진 승부처 민감도, 목전의 최대 약점 훤히 노출 (李昌镐豁露出目前最大的软肋:胜负处的敏感度变钝了)이란 기사를 끝부분 일부만(시간 제약上) 번역한 것이다. 먼저 글을 보자. 아래 번역 부분이 바로 사예기자가 하고픈 말이다. (오역誤譯 가능)



[번역]일정 수준에 달한 고수는 전반적 국면을 제어하는 솜씨가 더욱 노숙해진다. 藤泽후지사와, 그리고 섭위평은 '50수 천하제일'이다. 오늘날 이창호가 대국을 제어하는 솜씨 또한 견줄 자가 드물다. 단 승부수가 숨어있는 곳에 대한 후각에 있어서는 이창호는 실로 이전보다 크게 못하여졌다.
어쩌면 이렇게 말해야 할지도 모른다. 상대들의 후각은 더욱 예민해졌는데 불구, 이창호(의 후각)는 (이미 충분히 강한 상황에서) 더욱 강해질 방도가 없었다 라고. 승부감각이란 것의 단련에는 많은 실전대국을 필요하고, 또한 체력이 최대한으로 받쳐주어야 한다. 그러나 실로 이창호는 오늘날 이미 이 약점을 회피할 수 없다.

지금도 이창호의 종반은 뛰어나다. 만약 중반에 힘으로 그를 제압하지 못했다 했을 때, 그는 여전히 하나의 깨부수기 불가능한 견고한 보루이다. 반대로, 이 보루의 숨겨진 근심은 매우 위중해서, 그는 이제 천둥 같이 갑작스러운 일격을 감당해내기 쉽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모습을 보니 응씨배 결승 나머지 두 대국에 그의 앞길이 아득할(前途漫漫=?) 듯싶다.



[맹물]사예 기자가 사용하는 ‘승부처민감도’는 통상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그것과 조금 다른 의미이다. 그날 對박문요 전을 본 분이라면 알겠지만, 바둑에서 긴박한 초읽기 와중에 박문요는 ‘거의 불가능한 수를 거의 본능적으로 발출’(기사 中의 표현임)하였는데 이창호는 우하귀에 이러한 천둥 같은 일격수단이 숨어있음을 새까맣게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형세나 시간 둘 중 하나만이라도 여유가 있었다면 얘기가 달라졌겠지만 당시 상황은 불행히도 그렇지가 못했다. 암암리에 무언가 냄새를 맡고 그걸 노리며 박문요가 흑1로 두어왔고 이창호는 백2로 ‘덜컥’ 막았다.)


적어도 그 날 그 바둑, 그 수만큼은 속수무책이었으며, 이창호에게 박문요의 흑5는 전형적인 不覺의 한수였던 셈이다. (바둑은 이창호가 불리한 상황에서 악전고투 끝에 드디어 계가를 맞춘 순간이었으며 어쩌면 승리의 희망이 비치는 순간이었다. 이 때 박문요는 흑3 백4 교환으로 치밀한 사전공작을 한 다음 이창호에게 회심의 일격을 가한다.) 사예 기자가 말하는 ‘승부처민감도’란 이런 상황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이창호도 이제 불각의 한수를 당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평론이다.

이창호를 상대하였던 棋士의 말을 들어보면 이창호는 말하자면, 萬機親覽만기친람형 기사이다. 이창호가 간명한 수를 즐겨 두긴 하지만 기실 그의 머리속은 온갖 어려운 변화까지 다 보아둔다 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모자라면(속기 또는 초읽기 상황 -정신없이 바쁘다) 미처 보아두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게 사예 기자가 하고픈 말이다.


상당히 신빙성 있는 말이긴 하다. 그날 바둑이 바로 그랬으니까. 이젠 이런 소리, 누가 해도 나오게 생겼다. 허나 속단하긴 이르다. 어제 졸린 눈으로 對 이세돌전 KBS 바둑왕전 3국을 보았다. 역시 30초 바둑인데, 어제(녹화중계이다) 바둑의 이창호는 휠씬 안정감이 있었다.

그렇다면 박문요 전은 그냥 한번쯤 일어날 법한 사고일 뿐일까? 역시 속단하긴 이르다. 어제 바둑은 비교적 간명하게 짜인 판이었으니까. 격전이 아니었으니까.

사예 기자가 한 말이 바로 그것이다. 속기 바둑이라 해도 이창호는 충분히 강하다, 다만 시간이 없고 격전인 상황, 이 두 조건이 충족된 상황이라면 (비로소) 이창호의 약점이 노출된다.


사예 기자의 말은 현실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까지 내가 보기엔, 그렇다고 해도 30초 초읽기 상황까지가 아니냐 이런 생각이다. (對박문요 전 ,對이세돌 전, 모두 30초) 10초 바둑과 20초 바둑이 하늘과 땅 차이이듯 30초 바둑과 60초 바둑 또한 하늘과 땅 차이이다. 농심배(60초짜리일 걸)만 해도 격전상황이든 난전이든 뭐든 간에 얘기가 확 다르지 않을까. 실제로 달랐고. 


[연결임][번역원문]高手到了一定高度,对大局的掌控愈发老到,藤泽秀行、聂卫平均为“50步天下第一”,如今的李昌镐对局面的掌控鲜有比肩者,但在胜负处的嗅觉上,李昌镐却是大不如前了。或者说,他的对手们在这方面变得很强大,而李昌镐没法使自己变得更强。这种胜负嗅觉,需要大量的实战训练,需要极好的精力支撑,而这却是李昌镐今天已无法回避的软肋。


如今的李昌镐是超级守成者,如果在中盘角力中不能超过他,那他还是一座坚不可摧的堡垒;反之,这座堡垒隐患深重,难以承受雷霆一击。以此看,应氏杯决赛后两局,李昌镐前途漫漫。 


재미있는 건 기사에 대한 (중국 사람들의) 반응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엄지올려'는 ‘기자 양반이 옳은 소리 좀 하는 군’, '엄지내려'는‘젠장, 헛소리 말아’쯤 되겠다.
66:90,(에궁, 실수로 66을 67로 만들어 버렸네. 그래 90을 91로 만들어 놓으려 하니까 '시꾸랍소 이래따 저래따 하기 없소' 이러네 -_-)

중국 사람들도 이 기사가 맘에 안 드나 보다.






(蛇足사족)
생각해 보면 긴박한 격전 순간에 이세돌의 한수는 폐부를 찌르는 한수이다.‘추궁하는 게 어찌 그리 집요한가’하는 물음에 강동윤은 ‘짤 데까지 쥐어짜서 가능한 한 건지려고 애쓴다.’고 답했다. 즉, 강동윤은 모양에 무언가가 있다 싶으면 뭐 좀 없나 하며 건드려대는데, 이게 마른 행주마저 쥐어짜서 한 방울이라도 더 건져내자는 격이다. 재주를 비교하면 이세돌은 남다른 후각, 강동윤은 집요함으로 대별大別된다 하겠다.

박문요, 그 긴박한 와중에 좋은 후각과 집요함이 인상적이었다. 작년 豊田도요타배 등의 성적에 불구, 그러다 말겠지,.. 지금까지는 朴을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관찰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