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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월드컵 -똥고집, 神의 한 수


축구에 門外漢(문외한)이라는, 근데 이번 기회에 이거 두 가지는 알게 되었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뛰지 못하는 선수는 결국 경기력이 저하된다는 걸. 그리고 그게 쉽게 올라오진 않는다는 걸. 박주영은 말하면 입 아픈 사례이고 나아가 구자철 이청용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걸 보면 국내리그에서 현시점 맹활약 중인 선수가 해외리그에서의 활약도가 그닥인 선수보다 경기력이 낫다는 걸.
또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감독조차 선수 명성을 좇아 함정에 빠진다는 것. (그러고 보면 말은 단순해도 실제 판단은 쉬운 게 아니긴 아닌 듯.)
또 한 가지, 선수로서 성공한 사람이 지도자로 성공하기 위해선 선수로서의 (대단했던 그) 자아를 버려야 한다는 걸,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는 걸. 결국, 스타선수가 스타감독이 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통설을 확인.

이번 참사(?)는 실제 98월드컵 참사보단 그 실제적인 정도가 덜하다. 경기력 자체도 그렇고 충격적인 점수 또한 그렇고. 그런데 특정인이 받는 비난은 그 색깔이 그때와는 다름이 유독 눈에 띈다
98 때의 참사는 그 어떤 감독이라 하더라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대회를 코앞에 두고 팀의 에이스(황선홍)가 부상당하는 걸 감독인들 어찌할 것이며, 선제골 넣은 선수가 가린샤 클럽이란 것도 있다데요?’하며 느닷없이 퇴장당하는 걸(하석주) 감독인들 어찌할 것인가. 이후 참패를 당하고 감독이 온갖 비난을 다 받았는데 다만, 비난은 오로지 경기 적 부분에 국한되었음을, 짚어 두자.
그러나 이번에 감독이 받는 비난은 경기 內外를 막론한다, 라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실 경기 부분에서 안 먹을 욕을 자처했다고 본다. 그리고 그게 큰 부분을 차지한다.

얼마 전에 최용수 감독, ‘한국은 영웅 등장이 힘들다’, 그리고 월드컵 3차전이 막 끝난 후인 오늘 아침 어느 축구평론가, ‘굶주린 대중은 제단 위의 제물을 원한다감독을 변호했는데, 
감독에 대입해보자. 맞는 말이다. 5:0의 책임을 지고 그렇게 중국으로 쫓겨 가선 안 될 일이었다. 감독 하나 잡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잖아. 생각해보면 당시 축협이 감독을 희생양으로 삼아 제단 위로 던져버린 측면이 강하다. 자신들은 뒤로 숨어야 했으니까.

감독은 이번에 감독직을 걸고 모험을 했다. ‘꾸준히 출장하지 못 한 선수는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축구판 통설을 감독은 외고집으로 거부했는데, 비슷한 경우의 감독이 없진 않을 테니 그 자체는 가능한 일이며 감독직으로 책임을 지면 그만인 일이다.
그런데 감독은 쓸데없이 판돈을 키웠다. , 그 과정에서 식언을 한 게 상당히 컸고(바둑 두다 무르지 마라), 감독이 그렇게까지 해주면 아예 안 나오든지, 일단 나왔으면 알아서 감독에게 누를 안 끼치려 조심해야 할 당사자 선수가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안 뛰겠다며 대중을 향한 불만스런 내심을 여과 없이 표출하고, 그리고 감독 또한 선수기용은 저희가 알아서 할 문제고요’, 지도자 필수 요건인 냉철함과는 거리가 먼, 비슷한 심리, 어째 두 사람 다 말도 참 그렇게 거지같이 하는지.

굶주린 대중은 제단 위의 제물을 원한다고 말하지 마라. 협회나 대중이 그를 제단 위로 던진 게 아니다. 판돈을 키운 사람, 굳이 제단을 세우고 그 위로 뛰어 올라간 사람, 다름 아닌 감독 그 자신이다. 성공하면 蹴神(축신) 등극, 실패하면 제물 전락. 그가 선택한 길이 아니던가. 의 한 수냐, 똥고집이냐.

메시나 호날두가 오만하다 해서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그것도 하나의 매력이지. 그러나 선수로서의 그 자아가 감독으로서의 자아로 연장되진 말아야 한다.
똥고집은 응징을 해야 한다. 그래야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는다. 그게 이번 참사 아닌 참사에서 건질 유일한 건더기다.



갓 대표팀 감독이 된 시점 -'지금과 같은 기성용이라면 대표 선수로 뽑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여론과 언론이 아무리 비판을 해도 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내가 그 선수를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뽑는다.’

월드컵 종료 직후인 오늘, ‘팬들의 여론이 좋지 않다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해서 옳은 길이 무엇인지 판단하겠다.’

처음과 끝(이 될지도 모르는)
. 기회와 위기. 긴요한 순간 묘하게도 輿論(여론)/타인을 들먹인다. 매우 쓸데없이. 
우연일까?

난 나다.’ 강한 프라이드 자체는 충분히 좋다, 그런데 말 기술이 없다.
여론이 비판을 하기도 전인데 굳이 가정을 하고 그것에 대한 대결적 태도를 노출하며,
월드컵 탈락에 팬이 성났는데 거기다 대고 나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지배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게 그렇게 중요해? 경기 져서 빡친 팬들에게? 
바둑으로 치면 보리선수.

필요하지도 않은데 자신의 자아를 굳이 드러내는 건, 자기과시다. 자기과시욕이 강하기 때문에, 사석에서 할 말과 공석에서 할 말을 구분치 못하며(말의 장소), 지금 해야 할 말과 나중에 해야 할 말을 구분치 못한다(말의 시점). ,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굳이 한다. 결국 말로 풍랑을 일으키는 재주가 있다. 선수로서는 매력이지만 감독으로서는 결격사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