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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90107 韓 v 中


파도가 밀려오고 파도가 밀려가고.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 韓中大戰한중대전...
「李v李」,「쎈v力」에 이어「韓v中」도 해보자.


어느 중국 바둑팬의 말,

‘그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절대 믿고 싶지 않지만, 앞으로(09년 초) 벌어질 일련의 세계기전에서 상호常昊가 이창호에게 지고, 공걸孔杰과 고력古力이 모두 이세돌에게 진다면 우리들은 한동안 힘들다 해.’


08년 여름 한국팬들이 그랬다. 豊田도요타배 08강전에서 전멸하여 4강에 한 사람도 진출하지 못하고, 연이어 벌어진 삼성배마저 중국에게 일방적으로 밀렸을 때 한국팬들의 걱정은 최고조에 달했다.‘중국에 농락을 당하는 구나’,..앞서가는 일부 팬들은 ‘드디어 올 것이 온 겨’라고도 했다. 



정리정돈 먼저 하고 시작하자.

최근 2년간 주요(메이저) 대회는 07富士通후지쯔, 07삼성, 07LG, 08富士通후지쯔 08삼성 08LG 08춘란 08豊田도요타, 08응씨배이다. 연도는 대회 시작 시점으로서, 예를 들어 이창호와 최철한의 결승 대결을 남겨 놓은 응씨배는, 08응씨배가 된다. 그래서 세계 바둑계는 춘란 또는 富士通후지쯔가 개막하는 4월 무렵이 정초요 3월말 무렵이 연말이다.

응씨배가 4년짜리, 춘란과 豊田도요타배가 2년짜리이니까 바둑대회는 작게는 1년, 크게는 2년, 더 크게는 4년을 주기로 흘러간다. 보자면 프로기사를 두고서 하는 세인들의 형세평가에 2년 주기가 나름 적당하겠고, 조금 멀리서 보자면 4년이 좋겠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1년, 2년, 4년을 단위로 하여 자료를 정리한다. 군소(마이너) 대회, 단체전, 통합타이틀전 기타 깜짝대회(이벤트대회)는 임의로 제외한다.



豊田도요타배 8강 전멸-4강 실종, 충격이었다. 그런데 상당수 한국팬의 경악은 경악일 뿐, 다른 쪽 당사자인 고력古力은 차분하게 진단하고 있다. 고력의 말을 들어보자.


‘예전에 LG배, 富士通후지쯔배에서는 중국이 처참하게 한국에 졌던 경험이 있다.’면서‘전체적으로 볼 때 한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맞서는 형세이다. 어느 누구도 한쪽을 완전히 제압했다고 할 수 없는 것 같다.’(이영호 譯)  


어떨까? 결론부터 말해서 고력의 말이 맞다. 나중에 내리게 되겠지만, 이것이 이 글의 최종 결론이다. 그럼 본격 제시될 자료는 천천히 구경하기로 하고 우선 고력이 말한 ‘중국이 처참하게 한국에 졌던 경험’부터 추억해보자.


한국의 4강 싹쓸이는 주로 LG배에서 있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연도는 대회 시작 년)

2001 LG      유창혁, 조훈현, 이세돌, 이창호

2002 LG      이세돌, 이창호, 조한승, 원성진

2003 LG      이창호, 목진석, 원성진, 조한승

2005 부사통  이세돌, 최철한, 유창혁, 송태곤


꼭 한국의 싹쓸이는 아니더라도 중국은 富士通후지쯔에서만큼은 해마다 처참하게 망가졌는데 2002년부터 2007년까지 6년 동안 4강 진출자가 단 한 명이었다는, 믿기지 않은 일도 엄연히 있었다.  


중국의 4강 싹쓸이도 있는데, 2006춘란배이다. 또 2000춘란배에서는 4강에 日中 기사만 있었다. 이 두 번의 춘란배 말고는 2000년 이후 한국의 ‘4강 잠적 사건’은 없지 싶다. 그렇다면 08년 豊田도요타배는 한국이 처참하게 무너진 3번째 사례가 되는 셈이다.

일부 팬들의 우려대로‘올 것이 와서’일까 아니면 지나간 두 번의 춘란배처럼 몇 년 가다 혹 일어날 법한 사고일 뿐일까. 필자는 후자의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확인하자.



총괄전적/집단의 전체적인 실력을 가늠하고 싶다 했을 때 가장 무난한 것이 승률이다. 한중일의 승률을 따져보자. 05~08 4년간의 승률을 얻을 수 있었다.


08년 韓中의 승률은 각각 55%, 58%였다. 둘 다 50%는 넘기고 있는데 이유는 일본의 승률이 매우 저조하기 때문이다. (바닥권 승률이게 마련인 非3국도 있다.) 07년의 한중 승률은 중국이 오히려 한국보다 낮은데, 한국과 중국이 각각 54%, 50%이다.


(표1) 국가별 분석표 -  연도별 승률

연도별승률
05 52.86% 59.02% 37.50%
06 54.29 54.08 40.82
07 54.22 50.00 46.67
08 54.95 58.06 37.93
09 54% ? 56% ? 40% ?
05~06 53.71 55.98 39.51
07~08 54.65 55.68 40.91
05~08 54.20 55.82 40.24

*번기는 1개로 셈함/3-4위전은 제외함

*조치훈은 편의상 일본기사로 분류함(이하 同)


한국의 승률은 매해 54% 근처로서 매우 안정적, 거의 변화가 없다. 중국은 제법 기복이 있는데 05년(59%)이 04 응씨배 결승이 있던 해로서 중국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한해였고 06,07년 그 기세가 수그러졌다가 작년에 다시 58%로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아래는 연도별 참가 및 승패.


(표2) 국가별분석표 : 연도별 승-패(참가)

연도별승-패 3국外
05 37승33패(34) 36승25패(27) 12승20패(20) .
06 57-48(50) 53-45(47) 20-29(29) .
07 45-38(41) 26-26(26) 14-16(16) .
08 61-50(55) 72-52(57) 22-36(36) .
05~06 94-81(84) 89-70(74) 32-49(45) .
07~08 106-88(96) 98-78(83) 36-52(52) 3-25(25)
05~08 200-169(180) 187-148(157) 68-101(97) .
*승-패 뒤의 괄호 안은 참가횟수 


두 표를 모아보자.


(표3)국가별분석표 -
한중일등 총괄전적 

연도별
승률/승패
3국外
05 52.86%
37승33패(34)
59.02%
36승25패(27)
37.50%
12승20패(20)
-
06 54.29%
57-48(50)
54.08%
53-45(47)
40.82%
20-29(29)
-
07 54.22%
45-38(41)
50.00%
26-26(26)
46.67%
14-16(16)
-
08 54.95%
61-50(55)
58.06%
72-52(57)
37.93%
22-36(36)
-
05~06 53.71%
94-81(84)
55.98%
89-70(74)
39.51%
32-49(49)
-
07~08 54.65&
106-88(96)
55.68%
98-78(83)
40.91%
36-52(52)
3-25(25)
05~08 54.20%
200-169(180)
55.82%
187-148(157)
40.24%
68-101(101)
-

결론적으로 08년의 한국 승률은 나쁘지가 않은데, 중국이 높기도 하지만 한국도 4년래 최고수준으로서 55%를 넘보고 있다. 이것이 작년 豊田도요타 참사가‘몇 년 가다 혹간 일어날 법한 사고일 뿐‘이라는 근거이다. 다음으로 넘어가자.



진입단계별 생존자
/4년간 총 17개 대회를 색깔을 구분하여 둘로 나누어 보았다. 03~04도 있다. 이건 바로 한꺼번에 모아보자.


(표4)국별분석표 -
진입단계별 생존자수

. 07~08 . . . . 05~06 . . . . 03~04 . . .
. 3국外 . 3국外 . 3국外
총참가횟수 96 83 52 25 . 84 74 49 25 . . . . .
16강진입수 59 56 26 3 . 48 44 30 6 . . . . .
8강진입수 29 33 10 0 . 29 30 4 1 . 34 27 9 2
4강 16 17 3 0 . 18 12 1 1 . 19 13 4 0
결승 12 6 0 0 . 6 8 1 1 . 10 5 3 0
우승 ? ? 0 0 . 3 4 0 1 . 6 1 2 0
. . . . . . . . . . . . . . .

*03-04는 당연히 2003-2004, 응씨배를 보태어 총 9개 대회임


우선 03~04를 보면 16강, 8강,.. 모든 단계에서 한국이 중국에 우세함을 알 수 있다. 그러던 것이 05~06만 해도 8강에서 살짝이나마 역전, 결승진출과 우승도 한국이 근소하게나마 뒤진다.

07~08, 세부적으론 조금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직전 2년(05~06)과 비슷한 양상이다. 종합하여, 지난 4년 한중은 ‘전체적으로 볼 때 한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맞서는 형세이다. 어느 누구도 한쪽을 완전히 제압했다고 할 수 없는 것 같다.’는 고력의 말이 그대로 증명된다. 이는 다음을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국가 간 상대전적
/1회전, 2회전 등 각 진입단계별 맞대결 전적과 그것들을 모두 합해서 낸 총 상대전적이다. 2년을 단위로 한다.

(표5)국별분석표 - 國間상대전적

. 한v중 . . 한v일 . 중v일 . .

3국v3국外

비고
. 07~08 05~06 . 07~08 05~06 . 07~08 05~06 . 07~08 .
1회전(32or24) 24:25 18:24 . 12:9 14:10 . 11:3 5:9 . 21:2 周준,車민
2회전(16강전) 14:19 13:16 . 8:5 14:3 . 8:4 11:1 . 3:0 샤샤,周,車
3회전(8강전) 8:10 12:8 . 6:1 3:0 . 1:2 0:1 . - .
4회전(준결) 7:1 1:5 . 2:0 0:1 . 1:0 . . - 창v力
5회전(결승전) 0:1(3未完) 1:2 . - 1:0 . - . . - .
총계 53:56(3未完) 45:55 . 28:15 32:14 . 21:9 16:11 . 24:2  07韓中,21:19
열세측승률 48.6% 45% . 34.9% 30.4% . 30.0% 40.1% . 7.7% .

한중 상대전적을 유심히 보자. 우선 한국이 중국에게 근소하게 열세인 점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막연한 느낌과 부합한다. 그리고 05~06과 07~08을 비교하였을 때, 세부적으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1회전 호전, 3회전 및 4회전 상황 역전) 전체적으로는 45:55와 53:56으로서, 대동소이하다. 45:55 --> 53:56, (한국 측 입장에서) 눈곱만큼이나마 오히려 호전이다.



종합
/05년 초 응씨배 결승 이후 큰 주기 하나(4년)가 지나는 동안 한중은 치열하게 싸워왔다. 그 양상은 양 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서 大戰대전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그런 가운데서 세부적으론 관찰점이 있는데,


1) 한국은 연도별 전체 승률에서도 고정적이고  日中을 상대로 한 국가 간 상대전적에서도 모든 해에 걸쳐 큰 변화가 없다. 그런데 중국은 2005년 59%에 달하던 승률이 2006년 54%, 2007년 50%로 점점 내려오고 있다. 말하자면 응씨배 우승을 발파점 삼아 꽈르릉하고 화산이 터진 해가 2005년이라면 그 후 한국이 요리 다독이고 조리 다독거려서 당초 폭발의 기세가 조금씩 약해져 온 셈이다.

중국의 기세가 제일 약해진 때가 재작년인 2007년이었는데 이 해 한국은 모든 면에서 중국을 압도하여, 오랜만에 정상의 기분을 만끽하였다. 이를 테면 2007년은 한국 발 파도가 중국 해안으로 세차게 (그것도 아주 세차게) 밀려갔던 한해였다.  


2)
분위기는 2008년 상반기까지 연장되었다. 그런데, 오호라 문제의 여름, 분위기는 반전되어 이번에는 중국 발 파도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6월 富士通후지쯔 8강전, 8월 말 豊田도요타, 9월 삼성배 8강전까지 한국은 중국의 대공세에 가드를 바짝 몰려야만 했다. 그리고선 가을, 최철한의 응씨배 준결승 승리와 양李의 위력에 힘입어 한국은 중국을 어느 정도 다독이는데 성공한다.


3)
그래도 2008년 중국의 승률은 58%, 높았던 2005년 수준을 거의 회복하였다. 여름 파도가 워낙 높았기 때문이다. 한국(양李를 비롯하여)은 이번 波高파고를 완전히 다스렸을까? 4년간의 자료를 참고하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 생각되는데, 속단하긴 이르다. 연초 3연속 결승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번의 일대회전에서 부진할 경우 한국은 다시 한 번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커진다. 아! 반대의 가정도 가능하고 어쩌면 더 높을지도 모른다. 만약에 3판의 맞대결을 우리가 모두 이긴다면,‘지난여름에 네(중국)가 한 일’은 깨끗이 잊어지지 않겠는가.


4)
참고 - 작년에 한국의 對中성적은 전반기 작황이 좋아서 08년 전체적으론 예년작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중국의 승률이 그렇게나 높았던 비밀은, 일본에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에 매우 약하고 중국에게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선전한다는 인상을 주던 일본이, 드디어 작년에 처참할 정도로 중국에 당했다. 작년의 흐름이 지속될지,..올해의 日中간 전적이 주목된다.


5)
韓中大戰 4년, 앞으로도 최소 5~6년은 가지 않을까. 파도가 밀려갔다 밀려왔다 하겠지만 팽팽한 세력대결은 간단히 기울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