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둑

090109 바둑대상을 보며 2009년을 생각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사이버오로

 

(바둑대상 기사를 보다 그냥 써본다. 당초엔 해당棋士기사에 대해 필자가 갖고 있는 기존의 인상 및 한 사람 한 사람 올 한해 전망을 중심으로 쓰려 했는데 하다 보니 이것저것 섞여버렸다. 격식 없이 쓰다 보니 빠진 수상자도 있고 수상자 대신 임의로 다른 사람을 쓴 경우도 있다.)

 

 


목진석(감투상) -수읽기가 깊기로 정평이 나 있다. 목 구당의 일차 전성기는 2003년 이창호와 LG배 결승을 벌이던 때였다. 그걸 3:0으로 일축 당했는데 아 3:1이던가.., 그 후 목 구당은 한동안 ‘외도’를 했다. 재주가 있는 바둑인데 그 재주가 다른 데도 있는 게 문제였던 셈. 마치 조혜연처럼..목구당은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한다 는 인상이다.

그러던 목구당, 열렬한 바둑人인 부친의 압력이 있었는지 어쨌는지 2년 전 쯤 마음을 다잡아 ‘외도는 그만’을 선언하고 본격 승부로 들갔다. 뭐 다승왕도 하고 성과가 있긴 했는데,..하지만 그에게 받는 인상은 뭔가 터뜨릴 듯하단 느낌이 오지 않는다. 작년, 몇 번의 준우승에 그쳤는데, 그가 제대로 터뜨린 건 농심배 3연승이 내가 가진 기억의 전부이다.

그의 바람대로 타이틀전에서 양李나 그 정도의 강자를 이겨볼 수 있을까? 올해 역시 그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그래도 덕담 한 마디, 벌써 30대라니 목구당도 나이가 솔찬이 찻구려. 부디 노력해서 한국의 유빈兪斌(삼십 넘어 늦게 세계 타이틀)이 되시오.



이세돌(최우수기사상, 다승왕) -04년부터 08년까지 5년 동안 꾸준히 맹위를 떨쳤다. 거기다 내상을 입어도 회복에 걸리는 기간이 조금씩 짧아지고 있다. 하튼 지금까지와 같은 초일류급의 활약을 이세돌은, 못해도 3~4년 더 바라건대 5~6,7,8,9..년^^은 하리라 본다.

겸손도 배우고 농담도 잘하고 구라도 늘고 점점 일인자다운 모습을 갖춰가는 이세돌,

작년에 정말 무서웠다. 올해는 조금 살살 다뤄주셨으면 좋겠다’-(최우수기사 수상식장에서)고 작년 이창호의 “무섭지 무섭지?‘발언을 창조적 모방(?)까지 하여 우릴 재미나게 한다. ,

일단 급한 건 코앞에 다가온 두 개의 세계대회 결승. 혜림이랑 재미나게 놀면서 컨디션 조절 자알 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참, ㅎㅎ 평소 이 말이 하고자팠는데,.. 세돌씨, 저는 게을러서 그런지 머리카락 파팍 치는게 편하더이다. 


 

이창호(인기기사상, 우수기사상, 연승왕) -08년 이창호 또한 최우수 기사상감이었으나 딱 한 판이 부족했다. (富士通후지쯔, 고력古力과의 결승전) 그 정도로 활약하는 걸 보면 건강은 완전히 회복하지 않았나,.. 일견 그렇지만 필자가 눈치로 때려잡아 보건대 ‘완전회복’은 아니지 싶다. 자세한 건 생략, 순전히 혼자만의 생각임을 밝혀둔다. 다만 게으른 필자와는 달리 李국수는 꾸준한 운동을 하고 있다니 세월과 함께 98, 99, 99.9%가 되어가지 않을까.

그렇다 해도, 그래도, 李국수는 올해에도 작년 정도는 활약하리라 객관적으로! 예상된다.

곧 李국수가 둘 두 개의 결승전을 지금까지 말한 관점에서 관전한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아 참 올해는 꼭 국수를! 단 맹물국수는 노!

   

 

최철한(승률왕) -04응씨배 결승 직후 「응씨배 쓰리네요」라고 글을 쓰기도 했는데, 그 바로 다음 날인가 까페(다음daum) 프바사(프로바둑 사랑회)에 올라온 당사자(崔의) 「쓰라리네요」글을 보고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듯 그에게 고통이 찾아들고 있음을 보았다.

아마도 말이다. 崔는 조금씩 자각되는 응씨배의 무거움, 그렇기 때문에 잊어지지 않는 패배의 괴로움, 일생일대의 승부임을 각골명심하기엔 너무 어리고 순진하기만 했던 자신, 그런 자신에 대한 후회, 감히 짐작을 하자면 이런 짐들에 눌려 崔는 점점 부진의 늪에 빠져 들어갔다고 본다. 침체기 최철한은 부진 탈출을 위해 남들 모르는 사이 눈물겨운 노력을 하였겠고, 응씨배를 앞두고 조금씩 좋아지더니 결국 한(?) 많은 응씨배에서 멋지게 재기하며 우리를 기쁘게 하였다.

 

최철한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다승왕이나 승률상을 받은 기사는 다음 해 뭔가 하나를 건지는 게 예로부터의 관행, 조한승이나 이영구, 박영훈, 5년 전인가 최철한..다들 그랬다. 최철한이 08년 승률상을 받았는데 그만큼 성적이 좋았다는 얘기이고, 무엇보다도 작년의 응씨배 결승진출, 04응씨배 준우승이후 한동안 그렸던 내리막 곡선을 이번 응씨배를 계기로 완전히 탈출하였다고 본다.

최철한의 궤적은 중국의 상호常昊가 01~04년 보여준 궤적과 매우 유사하다. 상호가 05년 이후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는지 우리 모두가 안다. 최철한도 그러기 위해선 한 관문이 남았는데, 상대인 이창호는 또 어떡하나. 음 이런 대책 없는 모순 상황이라니. 이럴 땐 바둑이 0합 게임(zero-sum game)임이 싫다.


 

박지은(인기기사상) -‘앞으로 인기상이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 받고 싶어요’박지은이 수상식장에서 한 말이다. 호호호. 지은 양, 장담하건대 조혜연이 고집을 풀지 않는 한 그 바람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으오.


 

강동윤 -동윤이는 암 것두 안 받았나 보다. 「괄목상대상」 정도면 딱일 듯한데. 올해의 「의상상」도 있겠고. 부상은 옷 여섯 벌. ㅋㅋ 

작년은 동윤이 본인 말도 그렇고 기록이 말하는 성적, 특히 智力운동회(WMSG) 개인전 우승과 농심배 5연승도 그러하고 강동윤이 한 뼘은 큰 한해였다. 올해는 이 성장세를 확인할 한 해인데, 경험이 아직은 조금 부족하다.

경험이란 건 별 도리 없다. 많이 출전해야 빨리 채워진다. 모두 다 나갈 수 있다면 동윤이에겐 참 좋을 텐데. 세계대회 출전할 대표선수 선발방식이 어케 되남.


 

이민희 부국장(공로상) - 수상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다. 행간에 보면 국수전을 중단하지 않은 공로(?)인가 보다. 에~ 또 다음번엔 현대기아자동차랑 KT관계자도 공로상을 받길 기대해본다. 특히 현대기아 관계자님요, 던이 모자라면 상금대신 차로 줘도 좋으니 생각 좀 해보소. 


 

조한승 -훈련소 들간겨 안 들간겨? 무소식이 희소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