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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090806 LG배 지각 출근의 실상은? 그 誤報의 실상은?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사실 관계 하나를 말씀드리려고 하는데요. 위 글 3번에 LG배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다른 일행보다 하루 먼저 출발하고프다 한국기원 측에 얘기를 했는데 안됐다 이거 이야기죠? 당시 조선일보 이홍렬 기자, 또 다른 언론사 양형모 기자 등이 기사화 했구요. 덕분에 한국기원은 엄청난 욕을 먹었죠. 이 건은 후일 오보로 판명났구요. 다만 이세돌은 상해에서 농심배 종료 후,

'한 판 앞당겨서 끝났으니 하루 먼저 귀국하면 좋겠다'


이런 얘기는 했다고 합니다. 예정대로 귀국한 거로 알고 있구요. 하튼 「백담사 早期 출발 」건은 LG배가 지나간 후 당사자인 이세돌이 그랬습니다.

'어째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고요...바둑팬들의 피를 끊게 만든 記事가 지난 후에 알고 보니 어이없는 오보였지요.


'이세돌은 원래 출발 예정 하루 전인 21일 백담사로 향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기원측이 난색을 표했고, 22일 승용차 편까지 놓치면서 대국 당일 새벽에 떠나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것이 형 이상훈 七단의 얘기다.’

 


↑↑↑이러한 오보가 도대체 어떻게 된 이유로 인해서 나왔느냐는 해당 기사를 올린 이홍렬 기자를 비롯, 기자들 중 아무도 언급을 안 하는군요. 한국기원이 그 욕을 먹었는데 오보의 경위가 전혀 중요하지 않는지를 전 모르겠습니다. (중요하지 않나요?) 기자가 취재를 잘못했는지 취재원이 진실에 맞지 않는 말을 했는지, 기자가 콧구멍으로 들었는지 취재원이 귀구멍으로 말을 했는지는 독자들이 알아서 짐작해야겠죠.


 

(프바사에 놀러 갔다가 어떤 분 글에 단 꼬리글인데,)

모르긴 몰라도 당시에 기사를 쓴 기자를 비롯하여 바둑계 종사하는 대부분의 기자들은 위 오보의 경위를 알고 있을 것이다. 바둑팬이자 독자라는 나의 입장에서 보면 ‘그럼에도 기자들 모두가 한결같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상황’인데  당연히 나로선 매우 답답한 노릇이다. '새벽의 난리'가 대국 당사자(이세돌)의 의사로 초래되었는지 대국자 주위의 태업으로 초래되었는지가 당연히 궁금할 것이 아닌가? 특히 오보를 생산한 당사자 격인 기자 분은 오보의 경위를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추가되는데, 그건 오보의 피해자인 한국기원에 대한 오보 생산자의 의무를 말함이다.


유사한 사례가 축구에서 생겼다고 하자. 2010년 박지성이 월드컵 본선 출전 차 영국에서 남아공으로 간다. 예정된 4일 전보다 하루 먼저인 5일 전에 출발하려 하는데 ‘축구협회가 난색을 표했고 미리 탑승권이 준비된 비행기 편까지 놓치면서 출발이 늦어졌다 는 것이 박지성의 아버지 박○○ 씨의 얘기다’란 보도가 나왔다고 하자.
(시합 4일 전에 와야 할 선수가 고작 이틀 전에 왔으니 시차 적응 등 컨디션은 엉망이다. 시합에서 박지성은 그답지 않은 삽질을 하게 되고.., 팬들은 분노하고, 당연히 축구협회를 향한 엄청난 비난이 쏟아진다.)
그런데 이것이 오보였다고 하자. 하루 먼저 어쩌고는 사실무근이다. 진실은 박지성이 늦잠 자는 바람에 예정된 비행기를 놓쳤다. 그걸 놓쳤지만 그때까지 그래도 많이 늦지는 않았고, 축구협회 직원은 궁여지책으로 다른 나라 축구팀 비행기 편에 얹혀서 남아공으로 갈 수 있도록 박지성을 모시려고 했는데, 박지성이 '아 됐다'고 하면서 ‘시합 하루 전에 전용기 구해서 타고 갈게’이렇게 되었고, 애가 탄 아버지 설득으로 그나마 이틀 전에 전용기 구해서 타고 왔다고 하자.


뭐야 오보였어? 이 마당이면 오보의 경위는 당연히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축구계에서 오보의 경위를 묻어둔 채 그냥 넘어갈 수 있을까? 팬들이 난리칠 테고 그 이전에 기자들이 알아서 오보의 경위를 밝힌다. 왜냐 그게 기자의 책임이고, 무엇보다도 그런 책임 차원 이전에 확실한 기사꺼리가 되니까. 그것도 특종이니까.


그런데 바둑계는 어찌된 일인지 빤한 특종감도 흘려보낸다. 무엇 때문일까?


LG배 지각 출근의 실상은 대강 안다. 
무슨 이유에선지 이세돌이 버스도 안 타고 승용차도 안 탔다. 대국 당일 늦은 새벽(또는 아침)에 가겠다고 고집 피우다 그나마 형의 설득에 심야(대략 2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택시 타고 갔다. 이것이 내가 아는 실상이다. 다만 이세돌이 왜 그랬는지까지는 모른다. 팬은 궁금하다. 허니 이제쯤이라면 조심스럽게 물어보아도 무리가 없을 듯 싶은데, 과연 기자들은 물어볼 생각이 있을까? 기자들은 그게 궁금하지도 않나?

LG배 誤報의 정확한 경위는 모른다. 드러난 정황으로 어렴풋이 짐작만 한다.
감추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기자가 콧구멍으로 들었는지 취재원이 귀구멍으로 말을 했는지 이도 저도 아닌 다른 곡절이 있는지‘확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