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日6판, 중국 棋士들 숨이 허덕허덕 / 常昊 孔杰 등 얼굴에 피로한 기색
출처 :謝銳(사예) 週刊체육(體壇周報) 2010.09.10 sina.com으로 轉載☜
사예기자가 소주(蘇州)에서 보도 제15회 삼성재산배 세계바둑대회 제1막 이틀째, 常昊(상호) 九단이 오랜 적수 이창호와의 시합에서 호주머니에 거의 다 들어온 무지하게 좋은 판을 그만, 곱게 상납하고 말았다. 흔히 하는 말로 ‘다 익은 오리가 날아가버리다’처럼 이판이 바로 그러했다. 상호의 이런 식의 실수는 정확히는 물론 운이 나빠서였겠다만, 그와 그의 동료들이 이즈음 시일에 매우 피로했음 또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高 강도 대국을 거의 하루 한판씩 두었으니 설사 쇳덩어리라 할지라도 버텨내기가 어려우리라.
8월18일에서 29일까지 중국 高 랭킹 국가隊 棋士 16명은 농심배 대표 선발전을 치렀다. 시합은 2패탈락제로서, 승자조 우승자는 4판을 이겨 본선 진출하였고, 패자조로 일단 떨어진 경우엔 본선 진출을 위해 (승자조 우승자보다) 3판 내지 4판을 더 이겨야 했다. 결국 그 일단 시일에 기사들은 달력에 (대국날짜를) 빽빽한 동그라미를 쳐가며 농심배 선발전을 치러야 했다.
8월24일, 상호는 상해로 날아가 세계박람회 활동을 했다.(譯註 ;박람회 행사로 바둑대회가 있었다.) 25일에 그의 소속팀 상해이동통신과 귀주백령(貴州百靈)이 세계박람회 회관에서 갑조리그 보충시합을 진행하였고, 상호는 속기戰에 나가 승리하였다. 8월30일, 제12회 아함동산(阿含桐山)배 준결승에서 상호 九단과 邱峻(구준) 八단이 각각 朴文堯(박문요) 五단과 陳耀燁(진요엽) 九단에게 승리하여 결승에 올랐다.
하루 휴식 후 9월1일 제6회 棋王전이 시작되었는데, 9월3일에 기사들은 남창(南昌)으로 가서 그날 저녁 열리는 갑조리그 남창대회 개막식에 참가해야 하는 까닭에, 9월1일 하루에 棋王전 시합 두 회전을 치러야 했다. 일정이 그렇게 불가피하지만 않았다면 하루 두판이라는 강행군을 할 일이 없다.
갑조리그 12,13회전이 각각 9월4일,6일에 남창에서 진행되었다. 상호, 공걸 등 일류고수들은 줄줄이 주장으로서 팀의 중임을 짊어졌다. 어찌 눈곱만큼이라도 소홀할 수 있겠는가. 상호는 劉星(류성) 七단에게 이기고 古力(고력) 九단에게 졌다. 공걸은 孟泰齡(맹태령) 五단과 古靈益(고령익) 五단에게 이겼는데, 두판 모두 간신히 이룬 역전승이었다. 두뇌와 정력에 소모가 막대했다.
겨우 하루 숨을 돌릴 수 있긴 했으나 쉬는 이 날에도 기사들은 비행기나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해야만 했다. 9월7일에 삼성재산배에 참가하는 중국 기사들은 남창에서 상해로 비행한 후, 상해에서 버스를 타고 소주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날 비행기가 연착하는 바람에 일행은 이른 아침에 출발하였으나 소주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였다. 이후 곧바로 기자회견과 추첨식이 있었으며, 더 중요한 건 다음 날에 시합이 시작되는데다가 연 사흘에 걸쳐 하루 한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계대회 대국은 매 판 2시간짜리로서, 감각으로 두는 속기가 아니다. 게다가 상대들은 실력이 보통이 아니니, 한판 두고 나면 심신이 노곤해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런데 이런 대국을 연 사흘에 걸쳐 두어야 했다. 9월1일 棋王전부터 9월9일 삼성배 1막 둘째 판까지 중국 기사들은 8일에 도합 여섯 판의 정식 시합대국을 두어야 했으며, 거기다 시합이 없는 이틀마저 路上에서 보냈다. 이 정도의 對局 强度(강도)는 강건한 신체가 아니라면 겨우겨우 따라가기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名局을 소망함은 그야말로 과욕이 아니겠는가.
9월9일 아침에 상호, 고력, 공걸이 식당에 나타났다. 삼성재산배가 점심시간을 폐지하면서 기사들은 반드시 아침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 장장 다섯 시간 이상에 걸치는 대국을 소화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호, 공걸은 위가 좋지 않아서 한 번에 많이 먹지를 못 하는 고로 안색에 붉은 윤기가 거의 사라졌다. 피곤하다 그들은 말은 없지만 이런 종류의 피로감은 느낌이 분명하게 오는 것이다.
이번 삼성배 제1막 두 판째 시합에서 한국 기사들은 일제히 폭발하여, 8명의 선발 진출자 명단 중에 6개를 차지했다. 비록 中韓 기사들 간의 패배와 승리는 늘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중국 기사들이 이처럼 우루루 나가떨어짐은 근래 세계대회에서 참으로 보기 드문 일이었다. 최종 승부가 비록 앞선 이틀에 결정나지는 않긴 하지만, 중국 기사들이 크게 날개가 꺾였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었다. 상호, 고력, 공걸, 진요엽, 구준, 周睿羊(주예양), 柁嘉熹(타가희) 등 기사들의 대국 내용에서도 흠이 많았는데, 이것이 과도하게 집중된 대국일정과 확실히 관련이 있었음을 외면할 수 없다.
9월10일에 고력, 공걸, 주예양, 타가희가 삼성배 1막 사흘째, 16강 진출권이 걸린 대국을 진행하였다. 상호, 구준은 북경으로 비행기로 돌아가 하루 휴식 후 9월12일 또 비행기로 산동일조(山东日照)로 날아가 아함동산배 결승에를 나간다. 바둑 시합은 분명히 체력전이다.
갈수록 棋士들은 바빠지고 갈수록 일정은 빡빡해지고, 갈수록 기사들에게 시합은 많아진다. 개최를 원래 연초에 확정해두었던 無錫(무석)배 세계 棋王 초청대회가, 일정이 빠지지가 않는 바람에 별 수 없이 내년으로 연기되었다. 어쨌든 좀 바쁜 것이 한가한 것보다 낫다고, 시합이 없음은 棋士 최대의 비애라, 요즘처럼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상황은 ‘행복한 고민’이긴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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