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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100915 [펌譯] 딸 결승진출에 깜짝 놀란 아버지 (謝銳,體壇周報)

 

黑嘉嘉(흑가가), 승부에 천부적 기질 / 딸 결승진출에 깜짝 놀란 아버지


출처 :謝銳(사예) 주간체육(體壇周報) 2010.09.15  sina.com으로 轉載



  

謝銳가 소주(蘇州)에서 보도 제1회 궁륭산병성(穹窿山兵聖)배 결승 현장에서 나온 아름다운 흑가가 초단이, 패배의 고통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싱글벙글 웃으면서 사람들과 대면했고, 우승한 박지은 九단보다 더한 환대를 받았다. 얘기가 조금 전에 끝난 바둑으로 미쳤을 때 그녀는, 줄곧 형세가 좋지 않다 느꼈고 때문에 중반에 힘껏 강하게 두었으나 결국 국면이 붕괴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녀(박지은)는 정말 강했어요. 한 번 실수라도 할라치면 바로 기회가 없었어요.”흑가가의 국어 발음은 대만 어투이며 부드럽고 듣기가 좋았다.


인터뷰가 끝나고 잠시 숨을 돌렸을 때, 흑가가는 자기계발書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읽으니까 잘 이해되느냐고 묻자 그녀는 웃으면서, “읽어나가긴 하는데 정확히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아요.”라고 말했다. 바둑을 배우고 두기 위하여 그녀는 11살 때부터 대륙과 대만과 미국 등 세 곳을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학교를 다녀 학업을 완성할 기회가 없었다. 이것은 그녀에게 큰 유감이라 그녀는 결국 1년의 시간을 더 가져보고, 만약 바둑을 잘 둘 수 있다면 프로 바둑의 길로 가겠다, 그렇지 못하다면 미국으로 돌아가 학교를 다니겠다고 결심했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흑가가는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5년 전에 그녀와 어머니는 함께 미국으로 가서 아버지와 합쳤다. 그녀는 그때까지 꺼낸 적이 없던, 바둑을 두고 싶다는 얘기를 시작했다. 매일 변함없이 등교하고, 집에 돌아와서 숙제를 하고, 그런 후에 바둑 사이트에 들어가 기보 놓아보기를 하고, 바둑을 두고, 사활 풀이를 하고, 도합 너댓 시간이 걸렸다. 하루, 이틀, 한 달, 일 년,...줄곧 한결같은, 나이답지 않은 자율과 성숙함을 보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바둑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바둑이 딸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준다는 사실만큼은 알게 되었다.


2007년 국내 입단대회 직전에 흑가가가 아버지와 엄마에게. 자기도 입단대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딸이 바둑에 쏟는 노력을 여러 해 죽 보아온 아버지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해, 입단대회에 처음 참가한 흑가가는 7승4패라는, 직업적 교습을 받은 적이 없는 여자아이로서는 괜찮은 성적을 거두었다. 다음해 흑가가는 다시 참가하였고, 여자2위를 차지하여 프로초단을 획득했다.


프로초단 획득은, 그게 곧바로 바둑 프로의 길을 간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래도 성큼 첫 발을 내디뎠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흑가가의 바둑 입문스승인 周可平(주가평) 四단이, 흑가가가 프로 기사의 길을 가는 데 찬성하지 않았다. 이유는, 프로 승부 세계는 너무 잔혹하다, 승리의 쾌감은 패배의 고통만 못하다, 게다가 여자 棋士의 길은 너무 좁다, 대만에는 심지어 여자 棋戰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흑가가의 엄마 黑南苹(흑남평)도 처음에는 같은 걱정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마음을 놓게 되었다. 흑가가는, 승부를 해나감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옆에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아이였기 때문이다.


"승부를 대하는데 있어서 嘉嘉는 타고난 기질을 갖고 있어요. 어떤 때는 졌는데도 嘉嘉의 기분이 좋았는데, 자신이 둔 수가 좋은 수였기 때문이었어요. 어떤 때는 이겼는데도 괴로워했는데, 자신이 계속 잘못 두었고 마지막 순간 상대의 실수로 이겼기 때문이었어요.“ 흑남평의 말이다. 2007년 흑남평은 딸을 데리고 무한(武漢)에서 벌어졌던 입단대회에 참가했다. 그런데 흑남평은 대회장 밖에서 상상을 넘는 긴장으로 마음을 졸이는 부모들을 보았다. 흑남평은 딸이 영향을 받지나 않을까 염려했다. “어떤 家長은 정말로 긴장을 해서 자기 아이보다도 더 긴장되어 보였어요. 저는 嘉嘉에게, ‘두던 대로만 둬’ 라고 말했습니다.” 엄마의 신신당부가 필요치 않을 정도로, 흑가가는 승부를 대함에 있어 타고난 냉정과 침착성을 가지고 있었다.


딸이 바둑을 계속 할 수도 있고 그만둘 수도 있다고, 이는 남편이 제공하는 든든한 경제적 후원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흑남평 역시 시인한다. “지금껏 애는 바둑을 잘 두지 못할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었어요. 즐거움을 얻고 사랑하기만 하였지요. 게다가 이 놀이는 건전하고 고상하니 우리는 애가 바둑을 두는 걸 지지합니다.” 이렇긴 하지만 흑가가는 승부라는 것에 보통과 다른 超然(초연)한 기개를 가지고 있다. 그녀의 엄마는 이를 두고 ‘情緖指數(정서지수)'라고 부른다. 그게 아니라면 그건 흑가가가 타고난 기질과 悟性(오성)이리라.
(譯註 ;엄마가 말하는 정서지수는, 흔히 말하는 Emotional Quotient, EQ를 말함. 지능지수(IQ)에 비견되는 지수.)


과거 여러 번, 흑가가는 시합장에서 나온 후 시합결과를 엄마에게 바로 알려주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고 결국 자신이 못 참을 지경이 되어서야 엄마랑 시합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 궁륭산병성배에 흑가가는 매일 아버지와 통화했다. 이틀째 시합이 끝나고서 흑가가는 아빠에게 잉잉 말하기를, 나 탈락했다고 내일 엄마랑 거리유람 나간다고 (뻥을 쳤다). 그러고 결승 전날이 되자 흑가가는 아빠에게 내일 결승에 나간다고 말했다. 놀란 아빠는 급히 인터넷을 뒤졌다. 뒤지긴 하였으되, 중국어를 잘 모르는지라, 흑가가의 시합 사진을 한참을 뒤진 끝에, 다행히도 ‘가가가갈때가지가다’란 黑자가 두 개나 들어간 제목을 찾아내었고, 그걸 yahoo번역기를 돌려서 번역하고선 그 자리에서 거의 졸도를 하였다.
(譯註 ;위에 제목은 '가가가가가' 식의, 譯者의 장난, 하지만 실제 제목에 黑자가 두 개 들어갔으며, 그 의미가 '흑가가가 끝까지 가다'임은 있는 그대로의 진짜임)


이번 대회 종료 후, 흑가가는 대만으로 건너가 11월까지 아시안게임 훈련에 참가한다. “저는 매일 훈련합니다. 엄청 바빠요.”흑가가는 周俊勛(주준훈) 九단과 짝지가 되어 아시안게임 남녀혼성바둑에 참가한다. 대만기원 혹은 대만체육협회 쪽에서 무슨 주문이 있었는가 또는 만약 성적이 좋은 경우 무슨 보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흑가가는 대답했다. “무슨 보상에 대해 들은 거는 없어요. 그렇지만 매일 훈련이 재미있어요. 즐거워요.” 



한편, 대회를 후원하는 蘇州 궁륭산 관광구와 중국기원은 대회 3년 개최 협의(文)에 서명했다. 대회 종료 후에 궁륭산 측은, ‘이 대회를 내년에 한 차원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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