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維杰, 中國時代 이끈다 / 石佛, 비극 중에 抛棄(포기) 안 해
출처 :☞蕭蕭風(소소풍) 搜狐수호체육 2011.11.23
제16회 LG배 준결승전이 11월 23일 북경 한국문화원에서 거행되어, 두 판 中韓 대결에서 사이좋게 비겼다(한 판씩 이겼다). 중국의 강유걸은 한국의 신예 강호 김지석을 격파하였고, 한국 名將(명장) 이창호는 중국의 ‘安定형아’謝赫(사혁)을 이겼다. 이번 LG배 결승전은 강유걸과 이창호 사이, 신예와 老將(노장) 간의 쟁패로서 바둑계를 새롭게 高潮(고조)시키게 되었다.
강유걸 v. 김지석 戰은 中韓 신예들의 직접 대결이다. 김지석은 강유걸보다 두 살 많고 출세 또한 더 이르며, 한국 바둑계의 ‘황태자’로 불려진다. 그러나 太子는 제때 등극을 못하는 형편이고, 그보다 어린 박정환이 튀어나와 정면대결에서 김지석을 박살(落花流水)을 내었고, 올해는 더욱이 富士通(후지쯔)배 우승을 차지하여 한국 바둑계 차세대 王者가 되어버렸다. 난감한 상황에 처한 김지석은 반드시 뛰어난 성적으로 급히 쫓아가야만, 지난날 ‘四小天王’즉, 송태곤 등 그런 유형의 ‘過客(과객)’신세를 면할 수 있겠다. 김지석의 국제대회 활약을 말해보자면 평범한 성적은 결코 아니긴 한데, 다만 古力(고력)에게 당한 두 번의 대역전패는 金에게 상당한 타격이었다. 이번 LG배에서 고력이 일치감치 탈락하였고, 김지석은 홀연 야심이 동하여 4강에 진입, 분명코 그는 우승이란 玉座를 힐껏힐끗 노리고 있었으리라.
강유걸은 요 2년 간에 불쑥 튀어나와, 국내/국제 대회 모두 놀라운 활약을 하였다. 올해는 부사통배 4강에 짓쳐 들어가며, 그의 중국 名人 획득이 절대 운이 아님을 증명했다. 만 나이로 갓 스물인 그에게 중국 바둑팬들이 과다한 부담을 지우진 않겠다만, 요 일 년 세계대회에서의 한국인들 강세가 두드러진 지금, 우리의 ‘추월’이란 목표는 아직도 봇짐은 무겁고 갈 길이 먼데, 어린 강유걸이지만 이왕 바람 끄트머리 파도 꼭대기에 선 마당에 ‘중국名人’이 반드시 져야 할 책임을 도리 없이 짊어져야 하겠다.
이번 판에서 강유걸은 지신의 특장을 유감없이 발휘, 그 강력한 수읽기를 (김지석이) 당해낼 도리가 없었다. 김지석이 중반 어디쯤 한차례 형세가 나쁘지 않은 적이 있긴 하였으되, 칼과 창이 직접 맞부딪치는 백병전에서 강유걸은 자신감 만땅이었고, 김지석에게 수읽기 착오가 나오면서 江의 묘수 일격으로 대마가 몰살, 117手만에 바둑은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 바둑계의 황태자가 새로운 王으로 등극하는 날은 여전히 기약 없이 까마득하기만 하니, 왕조 교체를 못 이루고 ‘廢黜(폐출)’될 가능성이 높다. 승부 세계가 이렇듯 잔혹하다. 헌데 중국 바둑 최연소 名人은 바짝 날이 선 칼 차고 튼실한 말로 銜枚(함매)를 물려 질주하더니, 부지불식간에 세계대회 결승에 짓쳐 올라가, 바둑계 최고봉 등정에 딱 한 발자국만 남은 상태이다. 이러한 선명한 對比(대비)는 中韓 쟁패 다년간에 상당히 드문 일로서, 우리의 어린 棋士가 한국인에 비해 더 빨리 등장하여 (더 나은) 성적을 내는 일은, 眞正(진정) 우리가 그들을 넘어섰다는 최고의 신호 아닌가.
중국 바둑계의 ‘표범 세대’棋士 중에 강유걸은 그야말로 한 마리 다크호스로서, 名人 타이틀 획득부터 세계대회 결승 진입까지, 평민이 벼락출세하는 느낌이 퍽 있다. 이전에 한국의 어린 棋士들의 폭풍 같은 출현만 봐야만 했던 중국 바둑팬들은강유걸의 등장에 가슴이 펑 뚫리는 시원함을 느낀다. 그의 성공은 그 개인의 노력의 결실일 뿐만 아니라, 중국 바둑계가 다년간 쌓아온 노력의 성과물이기도 하다. 강유걸 말고도 檀嘯(단소), 范廷鈺(범정옥), 羋昱廷(미욱정) 등 어린 棋士들이 모두들 힘껏 떨쳐 일어나 앞을 다투니, 그들은 선배들보다 더 패기 있고 더 자신감에 차 있는 바, 대담한 예측을 해보자면, 앞으로 일이 년 안에 중국 바둑은 새로운 ‘아침햇살 시대’에 진입하리라.
강유걸의 승리는 우릴 흥분시킨다. 이창호의 돌파는 상대인 중국 바둑팬에게 깊은 경의를 자아낸다. 이 사람 前 세계제일인자이자, 전성기 통치력이 지금 어느 누구에 비할 데 없도록 강력한 바둑 大사부, 이리 같고 호랑이 같이 사나운 뭇 후배들의 협공 下에, 정상을 향한 갈망을 좀처럼 포기하지 않는다. 사혁과의 대결은 名局이었다. 강력한 압박과 묘수들의 행렬은, 온건하고 침착한 사혁이지만 대책이 없게 만들었다. 비록 사혁의 후반 반격에 바둑이 매우 복잡해지긴 하였지만, 이창호는 역시 진지를 견고히 지켜서, 최후에 웃었다. 이 판 바둑은 이창호의 걸작이라 말할 수 있으며, 우리는 그의 전성기의 면모를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이창호가 어느 한 판 바둑 승리로 결승에 진출함은 무슨 큰 사건은 절대 아니다. 다만 지금 같은 高강도의 각축 속에서, 자기 신체가 완전하지 못 한 상태, 대국 후에 졸도하는 상황 하에서, 투사의 완강한 의지를 내보이니, 이러한 정신력은 사람 사람 누구나 경의를 표할 만하다 하겠다.
2005년 춘란배 우승 후, 경쟁 열기가 떨어지는 중환배를 제외하고는, 이창호는 세계대회 타이틀을 하나도 따지 못 하였고 준우승만 하나하나 손에 쥐었다. 그 정도 수준의 초일류 棋士에겐, 우승과 준우승의 차이나 준우승과 꼴찌의 차이나 기본적으로 거기서거기이다. 구경꾼들이 新人(신인)의 돌출과 왕조의 변천에 즐거워할 때, 전날의 王者는 시대에 의해 버림받은 고독을 홀로 맛보아야 했다. 한국바둑의 상징(원문:符號부호)이 이세돌로 바뀌고 이창호의 카리스마가 점점 약해져 그에게 거둔 한 판 승리가 더 이상 이변이 아니게 되었을 때, 전체 바둑계는 의심의 여지 없이 진보했다 하겠지만, (당사자) 大李의 쓰라림은 그 누가 체감할 수 있을까? 사람들 앞에서 여전한 그의 담담한 표정은 우리로 하여금 그가 승부에 이미 초월했구나 느끼게 만든다지만, 사실 每 찬바람 부는 밤이면 분명코 그는 홀로 실패의 고통을 곱씹으리라.
올해 메이저 우승이 하나도 없음에도 표정도 우아하게 새로운 王者 조코비치에게 축하를 건네는 페더러, 사람들은 그가 더 이상 뭘 증명할 필요는 없다고들 말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내심이야 어찌 그 지고무상의 法杖(법장)을 달게 버리고 싶겠는가? ATP 2011월드투어파이널에서 페더러는 4강에 먼저 올라갔지만, 우리는 더 이상 이전처럼 그의 우승을 굳건히 확신하지는 못 한다. 이창호 또한 마찬가지로, 그가 LG배 결승에 또 올라가긴 했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이 과연 王의 귀환이란 희열일지 아니면 준우승 또 하나 추가란 비극일지는, 현재로선 예측할 방도가 없다. 자신보다 열여섯 살이나 어린 강유걸을 맞아, 大李는 단지 평등한 경쟁자일 뿐이지 도전자를 기다리는 上手가 아님에.
어찌되었건, 우리는 한 판 화려하고도 의미심장한 결승을 즐기게 되리라. 강유걸이 이기든 이창호가 이기든 간에, 끊임없이 발전하는 바둑 大局(대국)에 있어 즐거운 결과이며, 대결하는 두 사람은 결국, 끝없는 승부의 도로 위에서, 최대한의 곡절을 맛보리라.
蕭蕭風소소풍
책임편집 :施如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