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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이야기-저작권1

[저작권] 불편한 진실 - 아직도 무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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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 : Sun, 8 Sep 2013 07:31:34 -0700

Subject : 안녕하십니까?

 

000 님께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은색**님의 블로그는 저도 보고 있는 바입니다. 처음 접하게 된 경로도 비슷합니다. 그 고발 글을 시작으로 해당 블로그를 드나들게 된 바이기도 하고요.

문제의 책 '천룡도',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과거 한국바둑계 출판물 중 상당수가 일본 저작물을 그대로 베껴(무단 번역) 출판하였다는,

제가 그 사례를 하나하나 눈으로 직접 본 바는 아니지만,

과거 그러한 풍조가 있었다는 사실은 현재 대부분의 바둑인이 인정하는 바임은 00님 또한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천룡도는 그러한 나쁜 풍조의 연장선, 어느 정치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구시대의 막내' 정도에 해당하는,

미처 끝나지 않은,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 아닌가 합니다.

저작권에 대한 무지, 저작자에 대한 몰염치, 독자를 향한 무시 등으로부터 비롯된 지난날의 나쁜 풍조입니다. 천룡도의 저자를 비롯한, 저작자/독자의 관련意識(의식)이 제고되어야 합니다. 권사범의 아름다운 이름(세계 최고수를 길렀다는)이 얼마나 크게 훼손되었는지를 누구보다도 당사자 본인이 먼저 아셔야 합니다.

은색**님의 고발은 그러한 측면에서 의미 있는 행위로 칭찬받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창작물 독점권, 저작권. 이것은 일면이 아닌 양면,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으로서, 일면은 그것의 行使(행사 ;사용)요 반대쪽 일면은 그것에 대한 존중(;독점권을 인정함 ;受容)이다.

권리자의 권리行使 및 사용자의 受容(수용)에는, 법률이라는 외형을 초월하는 무언가의 기준이 있는데, 그것은 상생관계(윈윈)냐 모순관계(경쟁)냐의 구분이다. 다시 말해, 우리들의 어떤 행위를 두고서, 그게 법적으로 뭐가 어찌되었든, 그런 거 이전에 상생이냐 경쟁이냐를 먼저 살피라는 말이다.

언론 記事(기사)를 네티즌이 아무리 퍼다 날라도 해당 언론사가 태클 걸지 않음은 둘의 관계가 윈윈관계이기 때문이다. 너도 좋고 나도 좋잖아, 그래서 법률이라는 외형을 초월한다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존중에 지나치게 무신경하면 한소리 듣는다. 때문에 퍼오더라도 죽어라고 출처표시를 하라. 존중하라. 그럼 좋아한다. 과도한 선을 넘지만 않는다면 기쁜 마음으로 눈감아 줄 것이다. 출처표시가 바로 상생이므로.

언론 記事를 타 언론사가 가져다 쓴다면? 당연히 싫어한다. 둘은 경쟁관계이므로. 언론 vs 언론이든 책의 집필자 vs 집필자이든 기본적으로 경쟁관계다. 때문에, 서로는 서로를 신경 써야 한다. 천룡도의 저자는 원 저자를 무시했다. (독자를 무시했음도 물론이다.)

상생이냐 경쟁이냐, 라는 이 잣대는, 법 이전의 문제(법이란 도덕의 최소한에 불과하므로)로서, 내가 하는 짓이 원저자의 원망을 산다거나 불쾌함을 끼칠 개연성이 있음을 충분히 느끼면서도 살며시 가져와 쓴다면, 이는 법률에 대한 유/무지 차원 이전의 문제가 돼버린다. 아름다운 이름을 스스로 먹칠하는 행위인 것이다.

 

"천룡도는 여러 곳곳에 대중화되지 않은 고서들의 주옥같은 문제들만을 엄선하였고....."라며 호기롭게 책을 집필, 일본에까지 번역 출판하려다,

(일본 東京創元社의 사과문) -‘본사에서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당작품(천룡도)을 출하정지시키고 절판, 회수의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불편한 진실 -- 바둑계의 표절에 관하여, 은색야차)

망신. 

 


국내 대표적인 두 바둑포탈.

중국 記事가 종종 소개되는데, 그런 경우 언제나 관심이 간다. 내가 []으로 먹고 사는 처지이니까.

번역문이 올라왔다?, 그럼 원문을 이미 봤으면 본대로, 미처 못 봤으면 아니 이걸 왜 못 본 거야이러면서 뒤져서라도, 두 문장을 대조하면서 가볍게 즐기는 거다. 흠 이렇게 번역했구나. 이건 좀 이상하군... 어떤 경우는 속보 경쟁도 해봤고... 신나게 번역 중인데 씨발 먼저 올라와버렸어..으아~ 으아아~~ ㅠㅠ

오랜 세월 이게 반복되면서 묘한 현상 하나를 알게 됐다.

잠깐 위에서 말한 얘기를 상기하자면, 국내 바둑포탈과 중국 바둑사이트는 당연히 경쟁관계이다. 다만 국경/언어의 장벽이라는 현실은 한편으로 상생관계를 발생시킨다. 때문에 국내 박치문 기자나 이홍렬 기자 등이 쓴 기사를 중국 언론이 냉큼 받아 소개한다고 해서 , 기자가 법으로 들이받지 않으며(설령 가능하다 한들), 또한 불쾌해하지도 않고 오히려 뿌듯해한다고 본다. 어느 정도는 윈윈이니까.

때문에 오로나 타이젬이 중국 記事를 번역 소개함은 법 이전 차원의 명분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문제는 어떤 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묘한 현상이란, 오로는 선생 이름으로 記事가 나오고 타이젬은 선생 이름으로 기사가 나오는데, 선생 이름 옆에는 항상 번역두 글자가 선명하고 선생 이름 옆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전자는 어떤 때는 해당 원문의 주소를 明記(명기)하거나 최소한 해당 사이트 소개 정도는 빼먹지 않는다. 후자는? 그런 거 없다. 선생. 그리고 끝.

아마 많은 타이젬 독자들은 선생이 중국에 체류 중으로 알거나, 어쨌거나 취재를 해서 記事를 생산하는 줄 알 거다. 웬걸!
내가 99% 빼먹지 않고 봐서 알지만 중국 記事 全文(전문)의 번역 소개가 다수이고 가끔은 여러 記事의 취합 재생산이다(이 경우엔 물론 출처표시 여부는 자유다). 통째로 가져가 써먹으면서도 원문 필자 이름을 빼놓는다?, 그 필자가 과연 좋아할까?

독자는 또 뭔가. 같은 말이라도 그게 중국인의 관점인지 한국인의 관점인지 이 여부가 記事 감상에 필수적인 요소 아닌가?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개인 나름이겠는데, 내가 보기에 타이젬은아직도 무개념상태가 아닌가 싶다.

저작권에 대한 무지, 저작자에 대한 몰염치, 독자를 향한 무시 등으로부터 비롯된 지난날의 나쁜 풍조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나쁜 풍조이다.